병원을 병원답게 만들기 위한 서울대병원분회의 총파업을 지지한다!

23일,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가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공공의료기관의 최전선에서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국립대병원을 돈벌이 수단으로 만들겠다는 정부와 오병희 병원장에 맞서 총파업을 선언한 것이다. 노동조합이 총파업에서 핵심적으로 걸고 있는 요구는 ‘전직원 성과급제 폐지’와 ‘불법적 취업규칙 개악과 단협 해지 철회’이다. 공공기관 정상화대책, 국립대병원 경영평가 도입을 통해서 공공병원을 상업화하겠다는 정부와 이를 가속화하기 위해서 모든 직원에게 성과급제를 도입하고 단체협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겠다는 오병희 병원장의 노동조합 탄압에 맞서 투쟁을 시작했다.

이번에 서울대병원에서 도입하겠다는 전직원 성과급제를 시행하고 있는 공공의료기관은 세계 곳곳을 뒤져봐도 그 유례와 시행되고 있는 기관을 찾기 힘들다. 그만큼 공공의료기관의 성과급제 도입은 위험하다. 이는 이미 서울대병원에서 도입된 바가 있는 의사성과급제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현재 서울대병원은 의사들이 자신이 담당하는 환자로부터 더 많은 진료비를 받을수록 성과급이 올라가는 식으로 성과급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의사성과급으로 인해 의사들은 더 많은 환자를 보기 위해 채 1분도 되지 않는 진료를 하고 있으며, 검사와 수술을 더 늘리기 위해 야간, 공휴일도 가리지 않으며 환자를 보고 있다. 의사성과급의 도입으로 인해 과잉진료가 유발되고, 노동강도가 강화되며, 환자의 안전 또한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 오병희 병원장이 강행하고 있는 전직원 성과급제의 도입은 이러한 폐해를 병원 전반으로 확대하겠다고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병원의 수익을 위해 병원의 노동환경, 환자의 건강을 희생시키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서울대병원은 전직원 성과급제 도입과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이행한다는 이유로 계속해서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있다. 단체협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고, 노동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접촉하여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동의를 강요하는 등 불법적이고 인권침해적인 방법을 저지르고 있다. 이는 명백하게 정부와 병원이 정상화 대책을 이행하고 전직원 성과급제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서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노동조합을 무력화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와 서울대병원이 정말로 공공성이라는 것의 의미를 이해한다면 그들이 해야 하는 것은 지금과 같이 수익성 중심으로의 병원 운영 변화, 노동조합 탄압이 아니라 노동조합의 목소리를 들어서 제대로 된 공공의료기관으로 서울대병원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은 수익성에 있는 것이 아니다. 시민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이와 관련된 연구 및 사업 전반을 책임지는 중심 기관이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이다.

서울대병원을 사기업과 같은 수익을 내기 위한 공간으로 바꾸고 그 비용들을 노동자들, 환자들에게 전가하려는 시도들에 맞서 싸우기 시작한 서울대병원 분회의 총파업 투쟁을 전국학생행진도 끝까지 함께하고 지지할 것이다.

2015. 4. 25

전국학생행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