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사람을 죽였다. 그것도 두 번 죽였다.
- 고 백남기 선생님을 추모하며
백남기 농민이 경찰의 물대포 직사로 인해 쓰러지신 지 317일 째 된 9월 25일, 지금까지 어렵고 힘들게 버텨오셨지만 결국 병세가 위독해지신 백남기 농민이 생사를 넘나드는 사투 끝에 결국 운명하셨다.
지난 317일은, 투쟁하는 시민들이 곁에서 함께 했지만 그럼에도 힘들고 억울한 시간들이었다. 최소한의 양심도 없는 정권은 뻔뻔하게도 백남기 농민의 중태는 사과할 일이 아니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심지어는 단 한 번의 병문안도 없었고 강신명 당시 경찰청장은 "사람이 다쳤다고 무조건 사과할 필요가 없다"며 기만이 하늘을 찌르는 등 인간으로서의 도리조차 저버렸다. 근 1년 간 죽어가는 백남기 농민을 못 본 척 하며 진상규명을 위한 수사조차 하지 않았던 검찰은, 9월 23일 저녁 백남기 농민이 위독해지자 득달같이 수 백명의 경찰을 서울대병원으로 집결시키며 '부검'을 운운하고 있다.
이미 의료진은 경찰의 물대포 직사에 의한 외상에 의해서, 그리고 그로 인해 아스팔트에 쎄게 부딪힌 것에 의해서 백남기 농민이 중태에 빠진 것이라는 소견을 낸 바 있다. 이미 살아있을 때 더 정확하게 진단했는데도 부검을 하겠다며 병원 근처와 장례식장을 막은 것은, 상식적으로 사인이 물대포가 아니라고 발뺌하기 위함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유가족마저 반대하는 검찰의 부검 시도는 고인을 농락하고 두 번 죽이는 짓이다.
필요한 것은 부검이 아니라 특검이다. 당시 물대포 직사에 의해 백남기 농민이 쓰러져 넘어지고 또 앰뷸런스에까지 계속 쏘았던 것에 대한 증언과 증거영상이 넘처나고 사건 직후 고발조치가 이루어졌음에도 여전히 책임자에 대한 소환과 처벌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에 특별검사 도입을 톨한 수사로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할 것을, 너무도 당연한 것을 요구한다.
다시는 국가폭력에 의한 희생자가 생겨선 안 된다. 진심어린 사죄,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이루어지는 것이 고인의 뜻을 이어받고 그를 보내드리는 유일한 방법이다. 우리는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한 치의 물러섬없이 백남기 농민의 곁에 함께 할 것이다. 특히 의료진 소견, 유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인을 조작하기 위해 강제로 부검을 시도하려고 한다면 온 시민들의 힘으로 이를 총력저지할 것이다. 국가가 사람을 죽이고 옥죄려는 여러 수많은 문제들과 함께, 백남기 농민 살수진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월 1일 범국민대회와 11월 12일 민중총궐기에 함께 하자. 그래서 사람을 죽음으로 내몬 이는 응당 그 책임을 져야 함을 똑똑히 가르쳐주자.
살인정권 박근혜정권 진심으로 사죄하라!
경찰은 조문을 막지마라, 서울대병원에서 철수하라!
특검으로 진상규명, 책임자를 처벌하라!
2016.9.25.
전국학생행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