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몬 갑을오토텍과 현대자동차그룹을 규탄한다!
4월 18일, 갑을오토텍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 3년간 이어진 사측의 노조파괴 시도와 8개월을 훌쩍 넘긴 직장폐쇄를 견디지 못하고 끝내 한 사람의 노동자가 세상을 떠난 것이다.
갑을오토텍 경영진은 살인적인 직장폐쇄를 멈춰라!
죽음의 원인은 사측의 공격적 노조파괴와 직장폐쇄이다. 갑을오토텍 사측은 2015년부터 민주노조를 파괴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8개월 째 직장폐쇄를 유지하고 있다. 갑을오토텍 지회에서는 이에 맞서 투쟁을 계속하고 있으나 갑을오토텍 경영진은 용역깡패를 이용하여 폭력을 휘두르고 불법적인 직장폐쇄로 일관하고 있다. 사측의 폭력과 협박으로 인한 심리적 압박감과 8개월간의 직장폐쇄로 인한 생활고는 갑을오토텍 노동자들을 옥죄고 있다. 그리고 사측의 직장폐쇄는 결국 한 명의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지난해 7월, 사측은 갑을오토텍지회가 경비업무 외주에 반발하며 파업에 돌입하자 공격적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이에 반발하여 노조가 공장을 점거했으나 사측은 용역깡패를 동원해 조합원들에게 폭력을 가하고 불법적인 대체인력 투입으로 대체생산에 나섰다. 그런데 이 일련의 과정에 모두 ‘노조파괴 시나리오’에 의한 것이었음이 뒤늦게 밝혀졌다. 사측에서 애초에 직장폐쇄를 단행하여 민주노조를 와해시킬 작정으로 파업의 빌미를 제공해 이를 유도한 것이다.
결국 갑을오토텍 경영진의 살인적인 직장폐쇄는 어떠한 합리적인 근거도 없이 불법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수많은 노동자들을 고통에 몰아넣었을 뿐 아니라 이제는 아무 잘못 없는 노동자의 죽음까지 초래했다. 이미 부당노동 등의 혐의를 받고 징역을 선고받은 갑을오토텍 경영진은, 더 이상 죄를 추가하고 싶지 않다면 당장 직장폐쇄와 대체생산을 멈춰야 한다!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노조파괴의 고리를 끊어내자!
한편 김종중 동지의 죽음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갑을오토텍 경영진만이 아니다. 갑을오토텍 경영진의 노조파괴의 배경에는 부품 통제를 위해 주요 부품사의 노조파괴를 조장한 현대자동차그룹이 있다. 현대자동차 그룹은 부품의 모듈화와 JIT, JIS를 바탕으로 저가의 제품을 판매하며 성장했다. 이러한 생산방식에서 핵심은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수량만큼‘만’ 부품과 모듈을 조달하기 위해 부품사들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는 부품의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주요 부품사인 유성기업에 불법적으로 개입하여 노조파괴를 일삼아 온 바 있다. 2010년 2월 발레오만도, 2010년 6월 KEC, 2010년 9월 상신브레이크, 2011년 5월 유성기업, 2012년 2월 보쉬전장, 2012년 7월 SJM과 콘티넨탈, 2012년 8월 만도, 2014년 12월 갑을오토텍으로 이어지는 ‘노조파괴 시나리오’는 이러한 현대자동차의 철저한 강요 아래 이루어진 것이다.
노조가 파괴되는 과정에서 노동자의 지위와 노동조건은 끊임없이 악화되었다.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민주노조가 없어진 작업장에서, 노동조건은 빠르게 후퇴했으며 성과급제 도입 등 노동자에게 불리한 제도들이 속속 도입되었다. 또한 폭력과 협박을 사용한 노조파괴 과정에서 노동자들은 심각한 신체적·심리적 트라우마를 입었다.
부품사 노동자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으면서 이들을 통제하고 입맛대로 부려먹으려는 현대자동차의 ‘갑질’은 이미 도를 넘었다. 현대자동차가 조장한 노조파괴는 이미 수많은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노동조합에 대한 폭력과 탄압을 멈추기 위해, 노동조건의 후퇴를 막기 위해, 그리고 더 이상의 죽음을 막기 위해 이제 노조파괴의 고리를 끊어내자!
갑을오토텍 지회에 연대하여 새로운 사회를 열어가자!
촛불시민의 힘으로 박근혜는 구속되었고 그 일당들에 대한 수사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촛불을 기억하며 새로운 한국 사회를 꿈꾸던 오늘 목격한 한 노동자의 죽음은,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적폐청산’의 길이 아직도 멀었음을 보여준다. 불법적인 직장폐쇄를 단행하며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갑을오토텍 경영진과, 부품사 노조를 파괴하며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현대자동차를 바꿔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새로운 세상을 그릴 수 없을 것이다. 노조파괴의 고리를 끊고 민주노조를 지키는 갑을오토텍 지회에 연대하여 새로운 사회를 열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