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과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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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을 팔아 청년을 착취하는 CJ E&M을 규탄한다!
 작성자 : 전국학생행진
Date : 2017-04-24 21:21  |  Hit : 3,707   추천 : 0  

청년을 팔아 청년을 착취하는 CJ E&M을 규탄한다!

- tvN 드라마 <혼술남녀> 조연출 이한빛 PD를 추모하며 -

 

“공무원 준비생 22만명 시대!

치열한 공부로 인해 지친 마음을

한잔의 술로 위로 받는 공시생들과

정글 같은 노량진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공무원 학원 강사들의 혼술 라이프까지!

 

때론 맥주처럼 시원하게~ 웃겨주고

때론 소주처럼 찡...하게~ 울려 줄

당신의 혼술 본능을 자극할 공감백배 이야기!”

 

지난 해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tvN 드라마 <혼술남녀> 공식 사이트의 프로그램 소개글 중 일부분이다. 5%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청년을 위로하는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았던 <혼술남녀>의 마지막 촬영일이었던 2016년 10월 21일, 조연출 업무를 맡았던 이한빛 PD가 돌연 실종되었다. 그리고 드라마가 종영한 다음 날인 10월 26일, 이한빛 PD는 결국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故이한빛 PD는 유서에 “하루에 20시간 넘는 노동을 부과하고 두세 시간 재운 뒤 다시 현장으로 노동자를 불러내고 우리가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이미 지쳐 있는 노동자들을 독촉하고 등 떠밀고 제가 가장 경멸했던 삶이기에 더 이어 가긴 어려웠어요.”라고 적었다. 故이한빛 PD의 죽음 뒤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장시간․고강도 노동이 있었던 것이다.

또한 CJ E&M과 tvN 혼술남녀 제작팀은 작품의 완성도가 낮다는 이유로 계약직원을 무더기 해고하기로 결정하면서 계약직원들에게 해고를 통보하고 계약금을 다시 받아내는 일을 막내 조연출이었던 故이한빛 PD에게 강요했다. 故이한빛 PD가 이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자 “니네는 드라마할 기본적인 자세도 안돼있는 놈들이고”라는 식의 언어폭력을 비롯한 각종 일터괴롭힘이 이어졌다.

 

착취를 정당화하는 비인간적인 드라마 제작환경과 방송업계 군대식 조직문화의 배경에는 <혼술남녀>를 제작한 CJ E&M과 같은 방송자본이 있다. CJ E&M이 방송부문에서 지난 해 벌어들인 매출은 1조 1284억 원, 영업이익은 464억 원에 달한다. <혼술남녀>를 비롯하여 <삼시세끼>, <응답하라1988>, <도깨비>와 같은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자신들의 경쟁력이라고 CJ E&M은 자부하고 있지만, 이러한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착취당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철저히 침묵하고 있다. 故이한빛 PD의 사망 사건에 대해서도 CJ E&M은 ‘업계 관행’이라고 선을 그으며 관련한 책임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미생>이나 <혼술남녀>와 같이 청년세대를 위로하는 드라마를 제작하고 송출한다고 해서, 청년세대의 한숨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시청자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는 청년들을 무한정 착취하면서 청년세대의 갈증에 호소하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은 기만일 뿐이다. 기만을 멈추고 故이한빛 PD의 유가족들에게 사과하고 살인적인 드라마 제작환경을 개선할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


2015년 기준 한국의 방송콘텐츠 수출액이 3천635억 원으로 미국, 영국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라고 한다. 이렇게 막대한 이윤을 CJ E&M과 같은 재벌만이 독식하고, 정작 프로그램을 만드는 수많은 노동자들이 신음하며 죽어가는 일이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CJ E&M이 故이한빛 PD의 죽음에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일 때까지 지금도 방송국과 촬영장에서 장시간·고강도 노동과 일터괴롭힘에 시달리는 청년 노동자들과 함께 싸움을 계속할 것이다.

 

 

2017. 4. 24

전국학생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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