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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는 여성 노동자의 반격에 함께하자!
 작성자 : 전국학생행진
Date : 2018-07-24 11:28  |  Hit : 5,802   추천 : 1  


싸우는 여성 노동자의 반격에 함께하자!
- KTX 여성 노동자들의 직접고용 정규직 복직합의를 반기며 -


 자그마치 4526일, 13년에 걸친 KTX 여성 노동자들의 복직 투쟁이 해결의 첫 단추를 꿰었다. 7월 21일 오전, 한국철도공사와 전국철도노동조합이 KTX 여성 노동자들의 직접고용 정규직 복직을 합의했다. 사법부의 선고 번복과 양승태의 사법농단을 이겨내며 쟁취한 뜻깊은 투쟁의 성과이다.

 2004년 KTX의 개통과 함께 고용된 KTX 여성 노동자들은, 한국철도공사(당시 철도청)의 자회사에 1년 후 정규직 전환을 약속받고 위탁계약직으로 입사했다. 한국철도공사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여성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만들고 정규직 직접고용을 요구했다. 한국철도공사는 갖은 술책을 써 여성 노동자들의 요구를 묵살하려 했다. 거센 투쟁이 계속되던 몇 달 후, 한국철도공사는 싸움에 함께한 280명을 해고했다. KTX 여성 노동자들은 해고에 굴하지 않았다. 점거, 삭발, 단식, 쇠사슬 투쟁 등 직접고용을 위한 투쟁을 계속했다. 2015년, 대법원은 1심과 2심을 뒤집고 한국철도공사가 KTX 여성 노동자들의 고용주가 아니라고 판결했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판결이었다. 이번에도 여성 노동자들은 굴하지 않았다. 투쟁의 정당성을 믿으며 함께해온 동료들과 함께 더 꾸준히 싸웠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이 밝혀지고, 적폐청산을 기조로 내건 정부가 들어서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화 하겠다는 정부가 들어서도, 시혜의 대상이 아닌 쟁취의 주체로 바로 서 투쟁을 계속했다.

 지난 20여 년 간 공공부문은 비용을 절감을 목표로 노동자들을 해고하거나, 비정규직화, 외주화했다. 한국철도공사는 비용절감을 목적으로 낮은 임금과 불안정 노동이 강제되는 위탁 계약직을 유지하려 했다. KTX 여성 노동자들이 맡았던 승무업무는 승객의 안전에 직결되는 업무였다. 한국철도공사는 승무원들에게 ‘서비스 업무’만 지시했다며 직접고용 의무를 회피하려 했지만, 승무원들에게 안전업무와 서비스업무는 떼어놓을 수 없는 업무였다. 낮은 임금과 불안정 노동은 노동자의 안정적인 업무수행에 방해가 되면서, 승객의 안전까지 위협했다.

 한편, 성차별 구조가 공고한 한국 사회에서 ‘여성’ 노동자들의 해고는 어색한 일이 아니다. 여성 노동자는 노동자 이하의 취급을 받기에, 저임금 불안정 노동의 최전선에 놓여있다. 여성 노동자들의 해고는 사측에게 가장 손쉬운 비용 절감 안이다. 불합리한 외모 규정은 성차별 구조를 드러내는 또 하나의 사례이다. 철도공사는 여성 노동자들에게 명절에 한복을 입고 업무를 보게 했으며, 지정된 색의 매니큐어를 바르게 하는 등 “예쁘게 웃으며 인사나 하는 ‘꽃’”으로 취급했다. 외모 규정은 안전 관리 업무와 전혀 관련이 없다. 오직 여성 노동자이기에 강요되는 일이다.

 “우리 소식이, 지금도 싸우고 있는 정리해고 노동자들에게 기쁨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승하 지부장의 발언이다. ‘말 못하는, 그래서 쉽게 무시당하고 해고당해온, 꽃’ 취급당하던 노동자들은 인간으로 인정받기 위해 13년을 싸웠다. ‘여성’ ‘노동자’로 겪어온 이중의 억압을 딛고, 인간이기 위한 지난한 투쟁의 길을 걸어왔다. KTX 승무지부의 싸움은 비정규, 불안정 노동에 맞서 싸우는 여성 노동자들의 등대가 되어 힘찬 걸음에 더 큰 힘이 될 것이다.

 싸워서 이긴 여성 노동자는 삶을 바꾸고 세상을 바꾼다. 세상을 바꾼 여성 노동자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이번 합의가 KTX 열차 승무직으로의 복직은 아니기에, 노동조합은 KTX 승무업무의 직접고용전환투쟁을 지속할 예정이다. 꽃이기를 거부하고 당당히 인간으로 바로서기 위한, 노동권과 여성권을 쟁취를 위한 싸움! KTX 여성 노동자들의 싸움에 끝까지 함께하자!


2018.07.24

전국학생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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