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진웹주간지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2호가 나왔습니다! ☆★

국민들에게 ‘시민외교관’이 될 것을 강요하며, 각종 홍보를 펼치고 있는 G20서울정상회의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G20은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시작으로 전 세계가 도탄에 빠졌던2009년, 세계경제위기를 해결하겠다며 모였던 자칭 주요 20개국 정상들의 모임이다. 그들은 미국과 영국, 캐나다를 거쳐 다가오는 11월 11일에는 서울에서 또 다시 모임을 도모하고 있다. 그리고 서울 정상회의를 앞두고 막판 조율을 위해 22일에는 경주에서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가 열린다.

이번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최근 불거진 미국과 중국의 환율싸움과 신흥국들의 환율 조정 문제가 다뤄질 전망이다. IMF마저 내년 경기침체를 예상하고, 경기회복이 둔화된 상황은 경제위기가 아직도 해결되지 못했음을 말해준다. 특히 80년대부터 쌍둥이 적자(재정적자+경상수지적자)에 직면해 있던 미국경제는 금융위기 당시 퍼부은 대규모 구제금융으로 적자규모가 커졌다. 이러한 적자규모를 줄이기 위한 미국의 묘안은 자국의 수출을 늘리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할 일이 바로 중국의 위안화를 절상시키는 방법이었다. 때문에 미국과 중국 간의 ‘환율’문제는 뜨거운 감자가 될 수밖에 없었고, 이제 이 환율싸움은 일본과 한국, 전 세계로 번져 환율전쟁으로 비화되는 상황까지 이르고야 말았다.

환율전쟁, 환율싸움은 왜 벌어질까

환율 조정의 역사적 사례로는 1985년 ‘플라자 협약’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당시 경기침체를 겪고 있던 미국은 제조업 분야의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해 독일과 일본에 화폐가치 절상을 요구했다.이로 인해 엔화가치가 상승하면서 일본은 수출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일본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였고, 투기로 이루어진 거품은 일본경제에 호황을 가져다 준다. 하지만 거품이란 원래 꺼지기 마련이라, 거품이 붕괴하면서 일본경제는 장기불황이라는 더 큰 난제를 경험하게 되었다. 이처럼 환율 조정이란 자신들의 위기를 다른 곳으로 떠넘기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며, 그만큼 국제적으로 민감한 문제이다.

그렇다면 미국은 왜 중국에게 이러한 민감한 요구를 하는 것일까. 이는 미국과 동아시아의 관계를 살펴보면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의 쌍둥이 적자규모는 다른 국가였다면 이미 파산을 불러일으키고도 남을 정도의 상황이라는 것은 이미 유명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미국이 세계경제를 지배하는 이유는 발권이익과 동아시아 수출달러 환류 덕분이다. 발권이익은 달러를 발행할 수 있는 ‘특권’이자 발행비용과 실제화폐가격의 차이를 통해 얻는 이익을 말한다. 이를 통해 미국은 ‘유동성 위기’를 방어하고 달러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발권이익만으로 적자의 규모를 줄일 수는 없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경상수지 적자를 줄일 수 있는 또 다른 방안으로서 ‘환율’을 문제 삼고 나선 것이다.

미국은 지금까지 동아시아 국가들의 상품을 대규모로 소비(수입)해주고 만성적인 경상수지적자를 기록했지만, 달러를 벌어들인 동아시아 국가들이 이를 미국 재무부 채권에 다시 투자하는 것을 통해서 적자규모를 유지해 올 수 있었다. 재무부 채권 보유 1위가 중국, 2위가 일본이라는 사실은 동아시아의 중요성을 알게 해준다. 또한 한국, 대만, 홍콩 역시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여 적자규모를 메워주고 있다. 동아시아는 미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담당하고, 그 중심에 중국이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미국의 경기회복둔화와 고(高)실업률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으며, 최종소비자로서의 역할도 버거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미국은 중국 위안화 절상압박을 통해 수출경쟁력을 확보하고 경상수지적자를 축소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처럼 오바마 정부는 경기회복 실패로 인한 지지율 하락을 막기 위해 다른 국가를 탓하고 있지만, 진실은 그곳에 있지 않다. 중국이 만드는 상품을 미국은 대부분 생산하지 않으며, 주택시장 및 파생금융상품 투기로 성장을 추구하다 위기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환율 조정으로 위기 극복은 어림없다!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미국은 추가로 달러를 찍어 방출하겠다고 경고했다.달러가치를 하락시켜 경상수지 적자를 줄이고, 미국이 가진 채무를 줄이려는 것이다. 그러나 달러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은 모든 국가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나 막대한 채권을 가진 동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달러로 표시된 자산가치가 하락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부담이 더욱 클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미국 역시 경기회복에 실패할 경우 세계화폐로서의 달러의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존재한다. 미국은 이렇게 위험한 카드를 선택할 만큼 자신들이 자초한 위기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으며, 다른 국가들 역시도 다시 경기침체로 빠져드는 더블 딥(Double Deep)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실제로 각국은 출구전략을 주저하고 있으며, 재정위기로 국가가 파산한 유럽 국가들의 회복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때문에 미국의 요구는 단번에 실현 할 수도, 실현될 수도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수출의존국의 탄생은 자본의 요구에 따른 생산 재배치/산업 구조조정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미 공고화된 각국의 축적체계는 국가 간 협상으로 뒤바꿀 수 없다.

최근 G20은 환율조정으로 세계경제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자임하고 있다. 환율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지만, 이것이 누구의 관점으로 처리되고 있는지도 따져보아야 할 문제이다. IMF와 세계은행까지 한마음 한 뜻으로 중국을 압박하여 환율조정에 힘쓰겠다는 입장이 확인되고 있는 상황에서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아무튼 앞에서도 밝혔듯이 세계경제위기는 환율에 대한 ‘조정’만으로 해결될 수없는 문제이다. 하지만 현재 미국도,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도 현 경제위기의 원인은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환율’문제에만 매달리고 있는 형국이다. 따라서 현재 금융위기를 몰고 금융자본의 규제에 대한 이야기들이 이번 G20정상회의에서 논의 될 것은 전무해 보인다. 이렇게 맥을 잘못 짚고 있는데 제 아무리 명의라고 자처한다 한들 G20이 병을 고칠 수 있을 리는 만무하다.

현재의 위기를 몰고 온 ‘금융’에 대한 통제가 없다면, 환율조정과 상관없이 문제는 지속될 것임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G20은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금융 중심의 세계화를 연명하는 데 목숨을 걸고 있다. 우리는 2007-2009년 세계경제위기 원인을 폭로하고, 위기가 얼마나 많은 노동자-민중의 삶을 망가뜨렸는지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위기 극복이 노동자-민중의 삶을 위해 진행되고 있는지 인식하는 것이 중요한 시기이다.

노동자-민중을 공격하는 G20

“We won't pay for your crisis. Capitalism isn't working.”

자신들의 무능함을 만천하에 드러낸 G20 정상회의는 항상 노동자-민중, 사회운동 단체들에게 거센 항의를 받아왔다. 그러나 지배계급이 만든 위기, 지배계급의 기만을 폭로해 온 노동자-민중의 구호와 투쟁은 공권력에 짓밟혔다. 얼마나 그들이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지, 그들이 입을 타격을 막아내려 하는지 벌써부터 확인할 수 있다. 경찰청장은 G20 치안 브리핑을 통해 시위대를 무차별 공격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 전에 진정 폭력을 행사하고, 테러를 하고 있는 자들이 누구인지부터 상식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명박정부는 경호특별법을 통과시켜 저항의 공간을 봉쇄하고, 노점상/이주노동자/노숙인을 거리에서 몰아내고 있으며, 경찰청장은 폭력시위와 테러 위협을 운운하며 살상무기인 고무총, 음향대포를 적극 사용하게 해달라고 요청하기고 있기도 하다. ‘폭력시위’ 운운하기 전에, 진짜 잔인한 폭력이 어디서부터 시작되고 있는지를 알려내야 한다.

노동자-민중의 요구를 묵살하면서, 경제위기를 해결하겠다는 그들은 여전히 금융세계화 유지에만 몰두하고 있다. 전쟁을 통해 세계를 파괴하고, 노동자-민중을 공격하는 G20. 우리는 절대로 금융위기 주범들에게 위기를 해결해달라고 부탁한 적도, 대표성을 부여한 적도 없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정당성을 상실한 회의를 부여잡으며 계속해서 자신들의 이익을 비호하려 하고 있다. G20! 그것은 20개 국가가 전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 해보겠다는 도박에 불과하다. 자본의 자유를 위해 금융시장을 다시 가동시키려는 위협에 속아 넘어가지 말고, 금융세계화를 지속시킬 G20 서울 정상회의를 반드시 투쟁으로 저지 할 수 있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