發 刊 辭

“누구도 의지할 수 없다.” 현재 남한의 상황을 이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지 않을까. 국정원의 간첩 조작과 세월호에 대한 책임 문제로 정부를 믿을 수 없고, 창당과 합당 과정 공천 문제에 대해 기득권이 승리하며 정치인을 믿을 수 없다. 북한은 핵실험보다 더 한 것을 할 수 있다고 남한을 위협하고 있으며 매일 같이 일본과의 과거사, 독도 문제가 뉴스에 보도되고 있다. 인터넷 뉴스 댓글난은 전쟁터가 된 지 오래며 불과 몇 개월 전에 ‘안녕들’ 하지 못한 학생들의 자보가 전국을 휩쓸었다.

극도로 혼란스러운 한국사회가 제대로 나아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우선은 나아갈 방향과 지도가 필요할 것이다. 이번 팜플렛 글들은 시대인식에 초점을 맞춰 작성되었다.

＊ ＊ ＊

「정세분석」에서는 07-09년 금융위기의 성격과 지배계급의 대응을 밝힌다. 정세는 행진의 지난 5년간 실천을 평가하는 기준이며, 앞으로의 실천을 평가하는 기준이기도 할 것이다.

「더 이상 동아시아에서 지속되면 안 될 것」에서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일본의 ‘우경화’를 미국의 Plan B라는 관점에서 비판한다. 한국 사회운동의 대응은 평화운동의 원칙을 지켜나가는 것이어야 한다.

「진정한 보편을 위한, 치열하지만 아름다운 외출」은 영국 역사가인 실라 로보섬의 『아름다운 외출』의 서평인데, 19세기 말 자본주의 위기 시기의 페미니스트들의 논쟁은 대안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 대해 많은 시사점을 준다.

마지막으로 「시대의 방향타를 바로 잡기 위하여」는 학회학술네트워크에서 활동하는 회원이 써주셨는데, 한국 정치·사회의 쟁점을 날카롭게 논평하며 새로운 운동을 실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 ＊

마르크스는 저 유명한 『공산주의 선언』에서 “투쟁하는 두 계급의 공멸”을 이야기 한 바 있다. 지배계급이 약해진다고 해서, 자본주의가 위기라고 해서 사회운동이 강해지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취약한 사회주의 정권을 몰아내고 인류를 파멸로 이끌뻔 했던 나치를 기억하라. 지도를 그렸다면, 이제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새로운 세상을 위한 투쟁으로 우리의 미래를 건설할 차례다.

“단 한 사람이라도 떨쳐 일어나 아니오라고 외친다면, 그 만큼 이긴 것이다!”(브레히트, 『갈릴레이의 생애』 13장)

光州에서 解放으로, 民衆進軍 35年 4月 30日

신자유주의에 맞서 대안세계화로! 전국학생행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