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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37호] 이 시대 진짜 '청년'들의 '정치'는 어때야 하나?
 작성자 : 전국학생행진
Date : 2012-04-27 20:17  |  Hit : 1,758   추천 : 0  

 

이 시대 진짜 ‘청년’들의 ‘정치’는 어때야 하나?

 

 

정치의 해, 2012년. ‘청년’의 대두?

2012년을 정치의 해라고 한다. 20년 만에 총선과 대선이 함께 치러지기 때문이다. MBC 100분토론에서도 몇 주 째 총선과 대선에 관련된 이슈가 토론주제로 오른 것만 보더라도 올해는 정치의 해가 틀림이 없는 것 같다. 누가 정치권력을 쥐게 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 적지 않기에 이토록 ‘정치’라는 주제에 미디어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을 두고 유난을 떤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올해의 정치 이야기에서는 유독 그 이전과는 다른 점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청년에 대한 공약과 토론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꼭 이야기되어야 했지만, 잘 이야기되지 않았던 문제들이 선거라는 판을 통해서 공론의 장으로 나온다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일 것이다. 이미 오래된 문제였던 등록금부터 시작하여 주거의 문제와 취업의 문제까지 정치인들이 발벗고 나서겠다고 하니, 청년들의 입장에서는 황송해 해야 하는 것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청년들이여 내게 표를 줘!

어쩌다 이렇게 청년의제가 주요한 의제가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들이 분분할 수 있겠지만, 어찌되었거나, ‘청년’담론은 이제 제도권 정치에서도 충분히 잘 팔릴 수 있는 상품이 되었다. 달리 말하자면 각 정당들이 청년들을 대상으로 ‘◯◯줄게 표를 다오’ 식의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등록금 몇 푼 내리게 할테니, 청년 비례대표 세워줄테니, 집을 지어줄테니, 취업 도와줄테니.... 식으로 각종 정책을 내세워 두꺼비 대신 청년들에게, 집 대신 표를 달라고 빌었던 것이다.

 

 

‘청년’ 빠진 청년 담론의 과잉

그러나 이런 상황은 한편으로 보면 청년이라는 말이 너무 넘쳐나는 것이며 또 다른 한편에서 보자면 정작 청년이 빠져있다. 어째서인가. 등록금이며, 주거의 문제, 고용 없는 성장과 노동의 불안정화 등은 청년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사회와 연결된 문제이지만, 청년들의 문제로만 부각시켜서 표를 얻어내려고 하였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청년만 강조된 것이다. 그렇다면 정작 청년은 왜 빠져있는가. 자신의 삶에서 정치적 주체가 되어야 할 실제 청년들은 단지 선거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표를 던지는 것이 청년들이 할 수 있는 전부인 것처럼 이야기되었기 때문이다. 선거, 그 밖에서의 정치는 이야기되지도 상상되지도 않았다. 선거는 몇 년 만에 겨우 한 번 찾아오는, 정치의 아주 작은 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 시대 청년들에게 필요한 정치는?

선거가 청년들에게 필요한 정치의 전부가 아니라 너무나도 불완전하고 왜소한 부분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정하다면, 청년들에게 필요한 정치는 과연 무엇이 되어야 할까. 선거와 정치를 등치시키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그 나머지를 어떻게 채울지는 다양하게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청년들의 대부분은 대학생이고, 대학생들이 등록금이 가장 문제이니 등록금을 통해 공감을 모아가자고 하거나, 또는 청년들은 젊으니까 발랄하고 톡톡 튀게, 재기 넘치는 기획들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청년들의 어떠한 정치적 행동이든 장단과 공과가 있을 것이고, 가능성과 동시에 한계도 드러내겠지만,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청년들에게만 유리한 정치는 없다는 것이다. 있다고 해도 매우 짧은 시간에만 유효할 것이고, 장점보다는 단점이, 가능성보다는 한계가 많을 것이다. 진정 청년들에게 좋은 것은 보편적으로도 좋은 것이다. 그렇기에 청년들에게 필요한 정치는 이 시대에 보편적으로 필요한 정치이다.

 

 

이 시대에 필요한 정치는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

다시 지금의 상황을 돌아보자. 총선이라는 한 번의 폭풍이 지나갔다. 뒤풀이 말잔치도 지겨워질 법하다. 하지만 12월을 겨냥하면서 나라 안팎의 정치를 둘러싼 설전과 공방은 갈수록 뜨거워질 전망이다. 선거 결과에 대한 품평회가 끝나면 선거의 여왕의 대세론부터 시작해서, 대세론에 대항마, 전·현직 도지사들의 대권 도전 선언과 잠룡들의 행보까지 언론에 초미의 관심사로 보도된다. 그러나 누가 대통령이 되든 삶이 바뀌지 않는다면 진정 쓸데없는 정치일 뿐이다. 어느 시대에나 바뀌어야 할 것이 바뀌어야 제대로 된 정치이다. 그렇다면 지금 이 시대에 바뀌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성실하게 일해도 잘린다. ‘경영상의 긴박한 이유’가 있다면 해고해도 된다는 법은 결코 올바르다고 할 수 없지만, 백번 양보하여 이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지금 횡행하는 정리해고는 그런 요건조차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 임금이 적고 불안정하다. 아무리 정규적으로, 능숙하게 일해도, 때로는 십 수 년 청춘을 바쳐 일해왔다고 하더라도 일단 비정규직으로 딱지를 붙이고 본다. 지금 바뀌어야 할 것은 바로 이것들이다.

 

 

우려되는 민주노총의 행보, 그러나 노동자와 학생의 연대를!

정치권에서 투표 한 장으로 전락시켜버린 청년들이 현재에 대해서는 불만을, 미래에 대해서는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은 지금의 시대에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이 일상화되고 평범한 일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대를 극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노동자와 학생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두말할 필요 없는 사실이다. 물론 우려되는 것도 없지 않다. 민주노총의 행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총대선이 있는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은 통합진보당을 지지함으로써 야권연대에 일조하는 것이었다. 선거를 통해서 MB를 몰아내자던 야권연대는 통합에 통합이 더해진 연대였다. 정치의 어떤 국면에서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연대연합을 하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지금의 모습은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길을 난데없이 섞어놓고 투표로 세상을 바꿔가자고 한다. 그러나 생각해보자. 야권연대가 총선과 달리 12월 대선에서 성과를 내며 MB를 몰아내고 새누리당의 재집권을 막았다고 치자. 그래서 우리에게 남을 것은 무엇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배신과 실망, 눈속임과 기만뿐이다.

 

그렇다고 실망하고 노동자 운동을 우회하거나 외곽에서 변죽만 울리고 있을 수는 없다. 청년들의 정치와 학생운동이 할 수 있는 일들을 해 나가야 한다.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은 단지 투표지 한 장이 천국행 티켓인 양, MB만 몰아내면 좋은 세상이 올 것처럼 말하는 왜소한 정치가 아니라,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투쟁과 연대가 강화되고 확장되어야 함을 알려나가야 한다. 민주노총이 계획하고 있는 총파업이 뻥파업이 되거나 야권연대에 더 힘을 싣자는 식으로 진행되어서는 안되며 조합원 한 명 한 명의 아래로부터의 정치를 만들어가자고, 통합이 아니라 모든 노동자의 단결이 필요함을 이야기해야 한다.

 

122주년 노동절 맞이 4·30 문화제 ‘청년찾기’와 5월 1일 노동절 집회로 가자!

올해도 어김없이 메이데이가 왔다. 기성 정치권이 단지 표 한 장으로 청년 학생들의 정치의 공간을 축소시키려고 하더라도 우리는 우리의 삶과 정치를 이야기하기 위해 다시 거리로 나설 것이다. 2646명. 이 패배와 절망의 상징들을 희망과 승리의 상징들로 바꿔나가기 위해 정치를 확장하는 청년들이 있음을 알리자. 그리고 5월 1일 노동절 집회에서 정리해고-비정규직에 맞서 가장 앞서서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과 학생들, 그리고 모든 노동자가 힘과 뜻을 모을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자. 그것이 바로 지금 이 시대, 진짜 청년들의 정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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