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총선이 새누리당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이번 총선을 돌이켜 보면 핵심 키워드는 너나 할 것 없이 경제 민주화, 복지였습니다.대학생들의 문제를 넘어서 민생문제로 터져 나온 작년의 반값등록금 운동의 영향인지, 더 이상은 못 참겠다고 거리로 나온 99%의occupy 운동 때문인지 이전에 비해 이와 같은 공약들이 특히 많았던 것 같습니다. 진실인지 아닌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부자들의 이익을 대변했던 정당에서까지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일단 좋은 현상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들이 한 약속의 진정성과 신뢰성에 계속해서 의문이 듭니다.
저는 이러한 의문이 드는 가장 큰 이유는 지금의 정당들이 가장 중요한 것을 빼놓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2646명의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 노동자들이 하루 아침에 실업자가 된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 1600여일에 가깝게 계속 투쟁하고 있는 재능 교육 해고 노동자들의 문제, 그 밖에도 전북 고속, 시그네틱스, GM 등 다양한 노동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당해고 문제에 대해서는 어느 정당도 명쾌하게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또 학내 우리와 가장 가까이에 있는 미화노동자, 시간 강사 문제와 같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복지도 물론 좋지만 그에 앞선 삶의 가장 기초이자 핵심인 노동권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던 정당들은 당연히 한계적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우리 대학생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바로 우리가 정당들이 목소리 내지 못했던 노동의 문제에 대해 직접 목소리를 내고 변화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경쟁적인 대학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한 4명의 카이스트 대학생들과 취업난을 비관해 얼마전 자살한 성균관대 학생의 문제는 결코 얼마 전 22번째로 자살한 쌍용차 해고 노동자의 문제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또 우리 대학생들의 삶을 힘들게 하는 원인과 더욱 열악해지고 불안해지는 노동의 문제의 원인이 같다면 그리고 노동의 문제가 곧 우리 대학생의 문제가 될 것이라면 우리는 함게 노동권에 대해 목소리 낼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얼마전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승리로 끝나면서 우리들의 역할은 더욱 커졌다고 생각합니다. 민중들이 여전히 현재의 총체적인 위기의 대안이 박근혜이고 새누리당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그 부분에 대해서도 명확히 문제제기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야권연대라는 이름으로 자신들의 이념을 버리고, 자신들이 대변해야 할 사람들을 버리고 반 MB 밖에 외칠줄 몰랐던 야당들에 대해 비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정당들이 이번 선거에서 이야기 하지 않았지만 반드시 이야기해야만하는 노동의 문제에 대해서 대답하게 해야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정치는 투표 용지 한 장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우리가 실천해나가고 만들어가는 정치 속에 바로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할것입니다.
얼마 전 뽑힌 국회의원들이 그리고 앞으로 얼마 후 뽑힐 대통령이 결코 지금의 대안이 아닙니다. 바로 우리가 희망이고 대안입니다.이 점을 잊지 말고 비정규직, 정리해고를 향한 통쾌한 한방을 날리는 4월을 만들어 봅시다!
민중진군 33년 4월 13일
대학생 희망행동 단장
고려대 문과대 학생회장 명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