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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올바른 반성폭력 운동이 필요하다 - 다함께 고대모임의 비판에 답하며
 작성자 : 전국학생행진
Date : 2011-11-01 11:17  |  Hit : 2,389   추천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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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반성폭력 운동이

 

 

 

필요하다

 

 

다함께 고려대 모임의 비판에 답하며

 

 

들어가며

    지난 몇 달고려대 성폭력 가해자들을 출교시켜야 한다는 출교 운동의 흐름이 전 캠퍼스를 뒤덮었다한편 이러한 강력한 처벌이 가해자에게 필요하지만 이것만으로 갇히지 않도록 하는 전반적인 반성폭력 운동의 흐름 또한 존재하였다. 고려대학생행진은 당시 여러 자보들을 통해서 출교 운동이 미처 잡아내지 못하는 성폭력의 문제들을 고민하면서, ‘반성폭력 연대회의의 구성원으로 함께 반성폭력 운동을 진행해왔다그런데 지난 10월 25일 고려대학생행진의 반성폭력 운동을 비판하는 고려대 성추행 가해자 출교 운동에 대한 학생행진의 평가 반박 출교 요구는 필요했다라는 글이 다함께 고려대 모임(이하 다함께)’에서 제출되어 <레프트21>에 실렸다고려대학생행진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반성폭력 운동에 대한 애정 어린 조언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비판의 글을 확인하였다그러나 아쉽게도또 한편으로는 놀랍게도 반성폭력 운동에 대한 오해고려대학생행진의 활동에 대한 왜곡의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각주1) 다함께의 글에서 주요하게 제기된 성폭력의 정의’ 문제와 출교 운동이라는 쟁점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본 자보를 통해 다시 한 번 밝히는 것을 통해 왜곡과 오해를 일소하고고려대 학생행진이 학내 구성원들에게 제안하는 반성폭력 운동의 의미를 정확히 해보고자 한다.

 

 

성폭력이란 무엇인가다함께가 제시한 성폭력의 개념그리고 그것이 준 충격

    성폭력이란 무엇인가무엇을 성폭력으로 정의할 것인가일정 선을 넘으면 성폭력이 되고일정 선을 넘지 않으면 (성폭력에 미치지 못하는성추행이 되는 것인가다함께의 입장 글에서는 성폭력을 여러 여성 차별적 행동 중에서도 특히 상대방의 의사를 거슬러 강압적으로 하는 성적 행위로 정의하였다그리고 성폭력의 개념을 무한정 확장하는 태도는 성폭력과 그렇지 않은 행위들 사이의 차이를 흐려 진정한 성폭력의 심각성을 희석시킬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정말로 충격적인 주장이었다. 종 여성운동에서 만나곤 했던 분들의 생각이라 믿기 어려웠다진정한 성폭력이라니도대체 진정한” 성폭력이 무엇이란 말인가.

 

    반성폭력 운동의 역사는 성폭력의 의미를 확장시켜 온 과정이었다. 그 의미는 왜 넓혀져야 했는가이전까지 성폭력을 정의하는 소위 객관적인” 기준은 성기 삽입 여부였기 때문이다성기삽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실패하면성폭력으로 여겨지지 않고 강간미수’, ‘성추행’ 등으로 비교적 가볍게 다뤄지는 것이 다반사였다한편 강간미수나 성추행에 처한 여성의 피해감과 박탈감은 성폭력을 당한 여성의 그것에 미달하는’ ‘다행스러운’ 것으로 다루어져 왔다그러나 이러한 인식은 -성기삽입이 아니더라도일상적으로 여성들이 마주쳐야 하는 폭력과 피해를 온전히 문제화하는 데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그리고 성폭력의 의미를 조금씩 넓혀가는 주체는 다름 아니게도자신이 성폭력 피해자임을 당당히 밝히고 문제 해결에 나섰던 여성들이었다.

    이런 의미에서폭력의 의미를 넓혀가는 것이 진정한’ 성폭력의 의미를 희석시킨다는 주장은 성폭력의 의미를 넓히고 여성들이 스스로의 신체와 정신에 대한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싸워 온 역사를 무화(無化)시키는 것과도 같다그렇기 때문에 다함께가 성폭력을 정의하는 방식은 매우 위험하다. 성폭력과 성추행을 구분하는 생각은 기존의 (여성의 감정과 경험을 반영하지 못하는법적 기준과 다를 바 없어 보이는데다함께의 진정한 성폭력과 진정하지 않은 성폭력이라는 구분은 그러한 법적 정의와 조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진정성에 따라 성폭력이 구분된다고 하는 생각은다함께에서 출교 당일 <레프트21>에 작성했던 성폭력인지 아닌지를 구별하는 기준은 여성의 의사라는 주장(각주2)과도 배치된다. 또 다른 글에서는 성폭력을 구별하는 여성의 의사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이는 다함께 내부적으로도 여러 고민이 충돌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첨언하자면피해자중심주의를 받아들인다면 성폭력 개념은 확장해서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이 맞다.

    물론 모든 성폭력은 다르다하지만 이는 성폭력들이 언어적/신체적/정신적으로 다양한 모습으로여성을 위협한다는 뜻이다다시 한 번 언급하자면 외모와 육체를 성적으로 대상화하고 평가하는 것성별 분업을 강요하는 것 등도 여성이 자신의 몸을 긍정하면서 이 사회의 온전한 주체로 설 수 없기 하기 때문에 성폭력이다결국 성폭력이라는 것은 각 사건의 수위와 심각성을 보고 누군가가 그 사건이 성폭력인지 아닌지 결정해야 하는 것혹은 이것이 진정한’ 성폭력인지 아닌지를 판단’ 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그리고 이렇게 성폭력을 바라볼 때 오히려 – 지난 성폭력 사건 해결 과정에서의 논쟁이 처했던 어려움인 – 성폭력 사건의 심각성과 수위를 증명해야 하는 딜레마에 다시금 빠지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성폭력 개념을 확장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우리의 주장이 해당 사건에서 가해자와 가해자가 아닌 사람들을 동일시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것에 대해서는 명백한 왜곡이라고 생각한다우리는 그런 주장을 한 적이 없다다만 우리는 여성에게 가해지는 수많은 성폭력과 차별들을 지속적으로 재생산하는 현재의 구조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이에 대한 분석과 해결이 없다면 성폭력은 끊임없이 발생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었던 것이다수많은 성폭력 사건 속에서 우리는 그 한 명 한 명을 처벌하고는 있지만새로운 성폭력 사건을 예방하고 있지는 못하다그렇기에 또 다른 성폭력 희생자를 막아내고모든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이러한 문제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여겼기에공동체를 재구성하는 반성폭력 운동이 필요하다고 제안해왔던 것이다.

 

출교 운동에 대한 생각

    고려대학생행진이 학내/외에서 벌어진 출교 운동에 함께하지 않았던 것은 첫째로 출교이후에 대한 운동의 방향이 설정되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고둘째로 출교라는 징계 자체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출교운동에 반대하는 운동을 벌인 것도 아니었다오히려 출교를 넘어서는 고민을 하자는 쟁점을 제기하면서우리가 고려대 성폭력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있음을 제시하는 게 훨씬 의미 있는 운동의 과제이자 방식이라 판단했다.

    실제로 출교운동은 학교가 발표한 출교조치피해자 없는 사건해결로 종료됐다. ‘형량과 징계를 어느 정도로 해야 할지 결정하는 회의에는 학교 당국과 교수들만이 있었지피해자(혹은 피해자 대리인)는 없었다학교의 담화문에 담긴 것은 가해자를 어떻게 처벌할지에 대한 이야기뿐이었고어느 한구석에도 사건으로 인해 피해자가 얻었을 고통은 언급되지 않았다. (각주3) 또한 우려했던 대로 학교는 출교 조치 이후 마치 자신의 책임을 다한 것처럼 성폭력 사건에 대한 사후조치를 전혀 수행하지 않았다출교조치 이후 학내/외 여론은 급속도로 식어만 갔다사건이 일어난 진짜 원인과 그 원인을 만들어내는 구조는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논의는 어느 곳에도 없었다.

 

    출교운동의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성폭력 가해자들을 옹호하기 위함이 절대 아니다. 오히려 학내에서 이러한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학교가 스스로의 책임을 방기한 채 학생을 쫓아내버리는 것만으로 문제를 마무리하는 식의 결론이 아니라 진짜 학교의 책임피해자의 치유와 보호를 위한 제도에 더해 가해자에 대한 재교육체계그리고 이후 다시는 성폭력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학교를 만들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고려대학생행진은 학교 당국이 출교라는 권한을 갖고 있다는 자체에 대해 기존부터(2006년부터비판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이번 사건에서 학교가 그러한 권한을 행사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모순적이라고 판단했다. (각주4) 전자발찌가 성폭력 가해자에게 채워지는 와중에도 성폭력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는 오늘날, ‘가해자 처벌을 넘어 가해자가 만들어지지 않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민으로 인해 출교 운동에 동참하지 않았던 것인데이것을 모호한 태도라고 호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왜냐하면 그것이 사건의 해결방향에 대한 침묵으로 이어졌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오히려 우리는 지속적으로 가해자에 대한 조속한 대책을 요구하고 성폭력 전반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으며피해자 지지엽서 보내기 운동성 인식 실태조사학회들 간의 공동 토론회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피해자와 함께 문화제 등 다양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였다. 이 사실을 다함께도 모르는 바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성폭력 운동으로 나아가자!

    지금까지의 반박은 고려대 성폭력 사건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다함께와의 입장의 차이에 관한 것이었다그럼에도 입장의 차이를 넘어서 반성폭력 운동을 해나가는 데에 있어 반드시 사고해야 할 부분이 있다그것은 성폭력이 공동체의 실제적인 문제라는 점이다얼마 전 반성폭력 연대회의에서는 성 인식/실태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이 설문조사의 결과고려대 내에서 여성들 중23.2%가 언어적 성폭력을, 7.1%가 신체적 성폭력을 경험했다. 많은 이들이 명문 고려대라며 안심했던 것과 달리일상적 학교생활 속에서 여성들에게 불쾌감과 위협감을 주는 상황들이 여전히도 자주 발생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고려대 성폭력 사건같은 공동체에서 생활하던 구성원 간에 일어난 성폭력이라는 점에서 고려대 학생사회라는 공동체의 노력이 필요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각주5)

 

    우리는 지금까지 이어져 온 반성폭력 운동을 유의미하게 평가하고반성폭력의 문제의식을 학우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그래야만 반성폭력 운동이 건강하게그리고 학우들의 동의와 지지를 받으며 이어져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함께에서 보여주는 모습들은 성폭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위의 내용들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이번 사건에 있어서도 가해자들이 출교되자 별 다른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았다. 이에 대해서 각 단과대 학생회장과 단체들이 토론회에서 많은 비판을 제기했다토론회에 직접 와서 이런 비판에 답했으면 좋았을 텐데이런 모습들은 마치 다함께가 성폭력 문제의 본질은 보지 않은 채, ‘출교 요구라는 의제에만 매달려 이슈파이팅만 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기 충분했다.

    이에 안타까움을 느끼며다함께에서 이러한 한계지점들을 건강하게 평가하여 이번과 같은 모습을 떨쳐내고이후 고려대학생행진과 함께 행동할 기회가 늘어나길 바란다오래전부터 그래왔듯이고려대학생행진은 페미니즘적 문제의식을 토대로 학내외에서 치열한 운동들을 벌여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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