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적으로, 필자는 재능투쟁의 운동사적 의미를 이해하는 많은 동지들처럼 학습지노조 재능지부와 시청 환구단 쪽이 하나의 깃발로 가야한다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학습지노조와 비없세의 질의에 따른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법률원의 유권해석을 받아들여, 강종숙 조합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소견 발표까지 하며 치룬 대의원대회 선거에서 패배한 결과에 승복하지 않은 채 지금도 여전히 위원장을 사칭하고 있다는 점 △임기가 끝난 유명자 조합원도 여전히 재능지부장을 사칭하고 있다는 점 △
고강도(종탑) 투쟁 중임에도 불구하고 ‘사회 환원’등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어 투쟁기금(재정)을 노조에 인계하고 있지 않다는 점은 학습지노조 재능지부를 원천적으로 부인하며 민주노조운동의 근간을 뒤흔드는 몰염치한 행태임에 분명하다. 따라서 환구단 쪽이 ‘하나 되기’ 발언을 한들 거기에서 진정성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해서, 인권뉴스와 코뮌영상을 운영하고 있는 필자는 “편향적으로 기사를 내보내고 있”는 게 아니라 ‘운동의 원칙’에 입각해 투명하게 사실과 진실을 전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자가 (필자를 두고) “학습지노조 재능지부를 지지하는 게 아닌가“라고 묻는다면 ”이는 ‘운동의 원칙’에 부합하는 운동진영을 집중 보도한 결과“라고 답하겠다. 필자는 본말을 전도한 채 억지를 부리는 단위조차 애써 이야기 꺼리를 만들어 작업(글/영상)할 정도로 한가하지 않다.
[보론]
글을 작성하는 이 시간 낮 온도가 28도라는 보도가 나온다. 지금 혜화동 성당종탑에 있는 여민희, 오수영 동지의 물리적 조건은 날이 지날수록 뜨거운 한계상황에 부딪힐 것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지난 대선을 전후한 극한의 고공농성을 지지하지 않는다. 자본은 결코 부르주아들의 잔치판인 잠깐의 선거국면을 통해 돌파할 만큼 호락호락한 대상이 아니며, 상대적으로 노동자들의 몸만 상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조에서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선택한 결과라면 이는 나름 존중받아야 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재능사태를 두고 나타나는 운동진영의 일반적인 태도는 ‘다다익선형’이거나 ‘팔이 안으로 굽는 형’이 많은 듯하다. 이는 투쟁노동자들이나 활동가들이 자신이 처한 열악한 조건에 급급한 나머지 재능사태를 두고 “싸울 곳은 많을수록 좋다는 식”으로 막연하게 접근하거나, 혹은 동지들의 정체성에 대해 “(예컨대) 사회주의자인가 아닌가?”를 기준으로 이념적 이기주의 관성이 작용하는 게 아닌가 한다. 그러나 이런 무책임한 태도는 재능사태 해결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운동사적으로 학습지노조 재능지부는 다양한 특고노동자들의 노동자성 확보라는 엄중한 시대적 선도투쟁의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따라서 종탑투쟁에 대한 지지여부를 넘어, 우리는 두 동지가 개별자본가를 상대로 승리할 때만이 내려올 수 있다는 가정을 재고했으면 한다. 두 여성노동자가 자칫 평생 후유증으로 남을만한 건강상의 문제가 생기지 않게끔 속히 내려올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 주면서 동시에 변함없이 강고한 투쟁을 만들어내는 게 동지들의 해야 할 바라고 생각한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