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한겨레 신문 - 기륭전자 조합원들이 증권가로 몰려온 이유는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607303.html
‘옛 기륭전자’ 렉스엘이앤지 상장폐지 심사 호소
“회사 껍데기만 남아…소액 투자자 피해 우려”
사상 두번째로 긴 1895일의 장기농성 끝에 복직한 옛 기륭전자 (현 렉스엘이앤지) 분회 조합원들이 10일 여의도 증권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날 한국거래소 앞에서 렉스엘이앤지에 대한 코스닥 시장 상장 적격성 심사를 제대로 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상장폐지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심사 결과가 그렇다면 어쩔 수 없다. 회사의 경영 투명성 확보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어렵게 복직한 조합원들이 직장일을 놔두고 난데없이 증권가에 나타나 회사의 상장폐지까지 감수할 수 있다고 호소하는 사연은 뭘까?
렉스엘이앤지는 ‘분기 매출액 3억원 이하’ 기업이라는 이유로 지난 8월29일부터 주식매매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한국거래소는 매매거래 정지와 함께 렉스엘이앤지에 대한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결과는 오는 17일까지 공시할 예정이다. 최악의 경우 렉스엘이앤지는 코스닥 시장에서 퇴출당할 수도 있다.
렉스엘이엔지에 대한 코스닥 시장의 경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2011년 1월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지정되었고 같은해 7월엔 같은 이유로 주권 거래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듬해인 2012년 10월에도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다시 지정돼 올해 5월 또다시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8월22일에는 상장폐지가 우려된다는 의미인 ‘관리종목’으로 지정되었다. 당시 관리종목 지정 사유는 시가총액 40억원 미달 등이었다. 외부 감사인은 지난 8월 반기보고서에서 참고 의견으로 “2013년 6월 30일로 종료하는 회계연도에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59억1200만원 초과하고, 매출이 전기 반기 대비 82% 이상 감소하는 등의 사유로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위한 외부자금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은 회사의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불러 일으킬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함을 의미한다”고 적었다. 회사 이름은 지난해 3월 기륭전자에서 기륭이앤이로 올해 다시 렉스엘이앤지로 바뀌었다.
조합원들은 “회사에는 생산 시설이 전무해 거의 껍데기만 남아있는 꼴”이라며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전 기륭전자 분회장은 “회사가 지난 10월에 엘이디(LED) 텔레비전 16억원 어치 판매 계약을 맺었다고 해서 계약 상대 회사를 찾아갔는데 사무실이 비어있는 등 실체가 의심된다”며 “노동자들과 소액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회사가 정상화 되기 위해서는 실질심사가 제대로 이뤄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동열 렉스엘이앤지 회장은 “엘이디 텔레비전 공급계약을 맺은 회사는 매출 1000억원이 넘는 건실한 회사들이다. 실체가 없는 회사들이라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라며 “회사가 상장폐지 실질심사까지 오른 것은 회계 과정의 착오 때문이다. 회사의 존속 가능성을 한국거래소 쪽에 계속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garden@hani.co.kr
<렉스엘이앤지(옛 기륭전자) 사태 일지>
2010년 11월 옛 기륭전자 분회 조합원들 회사의 복직 합의
2013 5월 옛 기륭전자 분회 조합원들 복직
2013년 5월 기륭이앤이 불성실 공시로 주권거래 정지
2013년 7월 90% 감자
2013년 8월 주권매매거래정지
2013년 9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결정
2013년 10월 16억원 LED TV 공급계약 공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