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대학답게 만드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 서울대 법인화에 반대한다.
서울대 법인화법이 결국은 통과되었다. 그동안 서울대 학생-교수-교직원들은 물론이고, 한국 사회의 대학교육을 걱정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 법인화 법안에 대해 강력한 반대의견을 표명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수많은 목소리들은 무시한 채, 지난 해 12월 8일 결국 국회는 국회의장 직권상정으로 이 법안을 졸속 통과시킨 것이다. 이제 이 법안에 따라서 이르면 2012년부터 서울대는 국립대에서 독립법인으로 전환하게 되었다.
작년 한해, 한국의 대학들은 갖가지 진통을 겪었다. 중앙대는 대학의 기업화 방안으로 기초 학문을 말살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2명의 학생이 퇴학처분을 받았다. 한예종의 경우에는 정권의 입맛에 따라 학문 사상의 자유가 위협당하는 상황에 처했고, 결국은 한 학교의 총장이 바뀌는 일이 발생했다. 이러한 대학교육의 총체적 위기 속에서 고려대의 한 학생은 대학을 거부하고 자퇴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신자유주의 시대에 처한 이러한 대학교육의 위기에 정부는 국공립대 법인화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러나 이 카드는 결코 대안이 아니다. 역으로 이는 신자유주의 위기 속에서 극심한 재정난을 겪게 된 한국 정부가 그 스스로 대학교육을 포기하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즉 현 정부는 위기에 처한 대학교육을 지원하기는커녕 오히려 불구덩이 속으로 던져 넣으려 하고 있다. 국립대학교로서 교육공공성을 담보해야할 서울대를 법인으로 전환함으로써 한국의 대학 교육을 아예 포기하려는 것이다.
이것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전인적 인간 양성을 위한 대학교육은 이제 신자유주의 시대에 걸 맞는 인적 자원 육성의 기능으로 전락하고, 치솟는 등록금으로 인한 부담감은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전가될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이것이 서울대에만 국한되는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 서울대 법인화는 여타의 국공립대 법인화 전환의 시발점이 될 것이며, 사립 대학교들 역시 이를 필두로 해서 더욱 노골적으로 기업화 노선을 탈 것임이 분명하다.
현재 서울대 캠퍼스 안에서는 법인화 철회를 위한 교수-학생-교직원들의 천막 농성이 진행 중이다. 우리는 대학을 대학답게 지켜내려는 이러한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연대할 것임을 표명한다. 하루 빨리 정부는 서울대 법인화 법안을 철회하고, 대학의 신자유주의적 교육재편을 중단하라!
2011년 2월 14일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학생회, 동아리 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