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과 성명

입장과성명.jpg


 
부양의무자기준으로 인해 세상을 떠나야했던 이를 보내며.
 작성자 :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공동행동
Date : 2012-10-08 19:31  |  Hit : 2,294   추천 : 0  

부양의무자기준으로 인해 세상을 떠나야했던 이를 보내며.

-부양의무자기준 폐지하라!


 

“내가 죽으면 아내가 기초생활수급자로 인정받으면 좋겠다”

또 한명의 가난한 이가 세상을 떠났다. 서울의 68세 김씨 할아버지는 6년 전 부인을 치매시설로 보내고 혼자 지내고 있었다. 지난해 부양의무자기준으로 인한 수급 탈락 후 부인의 치료비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부인 역시 수급에서 탈락해 시설에서 쫓겨날 것을 염려했을 것이다. 김씨 할아버지는 건강 악화로 주변 봉사자의 도움으로 요양병원에 입원했으나 병실의 작은 창문, 방충망을 뜯어내고 끝내 몸을 던졌다. 창문 옆에 놓인 편지에는 “내가 죽으면 아내가 기초생활수급자로 인정받으면 좋겠다”는 말 외에 별 다른 유언조차 없었다고 한다. 삶을 놓아버리는 극단적인 선택에 내몰려 마지막으로 희망한 단 한 가지, 아픈 부인이 수급권을 빼앗기지 않는 것이었다.

이는 결코 비극적인 러브스토리의 결말이 아니다. 부양의무자기준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2012년 한국사회의 현실이다. 2010년과 2011년에 이뤄진 4차례의 일제조사를 통해 보건복지부는 11만 6천여명의 수급권을 박탈했다. 이어 올해 하반기 조사를 통해 3만명의 수급권을 박탈했으며, 11만명의 급여를 삭감했다. 그 결과 현재 기초생활수급자 수는 141만명으로 9년만의 최저 수준이다. 내년 예산안은 147만명으로 예정해 제도가 시행되던 해 149만명에 비해서도 줄어들었다. 이것이 빈곤층이 줄어들었다는 반증이라면 좋겠지만 현실은 훨씬 비참하다. 빈곤통계에 따르면 2006년 165만으로 집계된 빈곤가구는 2010년 190만 가구로 늘어났다. 이에 비해 가난한 이들의 유일한 소득보장체계인 기초생활보장제도는 날로 줄어들고 있어 빈곤층의 삶이 얼마나 더 추락했을지 예상케 한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하반기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부정수급자를 찾아냈다”, “예산을 절감했다”고 했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김씨할아버지와 같이 죽음 앞에 흔들리고 있을지 가늠할 수 조차 없다. 부양의무자 재산 소득에 대한 일방적 조사로 수급권을 ‘우선박탈’ 하는 기초생활보장제도는 가난한 이들을 죽음으로 내몬 진짜 범인이다. 지난 여름, 거제의 이씨 할머니가 부양의무자기준으로 인해 세상을 떠난 후 보건복지부는 사과조차 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지금까지 죽어간 이들과 지금도 죽어가고 있는 이들 앞에서 여전히 같은 대답을 할 것인지 다시 한 번 묻는다. 정말 가난은 가족의 책임인가? 보건복지부와 이명박 정부는 가난한 이들의 삶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가?

우리는 지난 8월 21일부터 광화문역에서 노숙농성을 진행하며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부양의무자기준을 대선 후보들이 공약으로 걸기를 요구하고 있으며 100만인 서명운동과 10만인 엽서쓰기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는 부양의무자기준이 폐지될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또 다시 죽음으로 내몰리는 이가 없도록 더욱 힘차게 싸워나갈 것이다. 


 

2012년 9월 24일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Me2Day로 보내기 게시글을 요즘으로 보내기

 
 

Total. 513
추천
보편지급도 선별지급도 엉망인 정부, 재난지원금에서 빠진 지속… 전국학생행진 2020-09-09 28402 0
일본군 ‘위안부’ 운동의 진전을 위해 필요한 것은 진영 논리가… 전국학생행진 2020-05-27 28397 0
기업의 무책임과 정부의 무관심에 생명과 안전을 맡길 수 없다! … 전국학생행진 2020-05-08 27946 0
페미니즘의 힘으로 디지털 성폭력을 끊어내자! 전국학생행진 2020-03-24 29024 0
차악에 갇히는 투표를 넘어서 최선을 향한 대안적 정치를 모색… 전국학생행진 2020-04-01 29184 0
285 이명박정권과 쌍용차는 인간 학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전국학생행진 2012-04-03 2306 0
284 [성명서] 발전노조 파업을 지지한다. 가열찬 연대투쟁으로 노무… 페다고지 2006-09-04 2305 0
283 [성명] 허세욱 열사 49재에 부쳐 전국학생행진 2007-06-02 2305 0
282 100일전, 365일전, 그리고 119년 전의 촛불! 우리 다시 한번 들어보… 연세대공동행동 2009-04-29 2305 0
281 [입장서] 이랜드 홈에버 공권력 침탈에 맞서 더욱더 투쟁을 확대… 전국학생행진 2007-07-20 2303 0
280 헬조선 뒤집는 청년총궐기 선포를 위한 기자회견문 전문 전국학생행진 2015-11-03 2302 0
279 [성명] 故 정해진 열사의 명복을 빌며 전국학생행진 2007-10-28 2300 0
278 2000일이 넘은 쌍용자동차 투쟁, 더욱 굳건한 연대로 승리를 쟁취… 전국학생행진 2014-11-15 2298 0
277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 쟁취! 단체협약 원상회복! 해고자 전… 성균관학생행진 2011-04-05 2297 0
276 부양의무자기준으로 인해 세상을 떠나야했던 이를 보내며. 장애등급제/부양… 2012-10-08 2295 0
275 [성명]복지예산은 정치협상의 볼모가 아니다 복지예산감축계획 … 전국학생행진 2006-12-13 2294 0
274 [성명]북핵 사태에 부쳐 전국학생행진 2006-10-12 2290 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AND OR

신자유주의에 맞서 대안세계화로! 전국학생행진  |  이메일 stu_link@hanmail.net 맨 위로
정보공유라이선스 이 홈페이지에서 전국학생행진의 모든 저작물은 '정보공유라이선스 2.0 : 영리금지'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