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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평론] 무너진 개혁과 대선, 그리고 주체 통한 변혁운동
 작성자 : 인권뉴스
Date : 2012-12-07 21:22  |  Hit : 2,546   추천 : 0  
[인권뉴스 운동평론]

무너진 개혁과 18대 대선 그리고 주체 통한 변혁운동


그간 정규직·대공장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민주노조운동의 몰골이 영 말이 아니다. 특히 관련 인사들이 노동자 주체의 정치세력화를 포기한 채 졸지에 철새로 주저앉은 현상이 비단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지만 그래도 역사기록을 위해 최근 18대 대선 국면에서 이 모양을 가중시킨 장본인들의 이름을 불러보자.  

이용식(민노총 전 사무총장) 이영희(민노총 전 정치위원장) 이수봉(민노총 전 사무부총장) 김태일(민노총 전 사무총장) 곽태원(전 사무금융연맹위원장) 김형근(전 서비스연맹위원장) 구수영(전 민주택시 노조위원장)등 <이상 안철수 캠프행>, 배강욱(전 민노총 부위원장) 이경훈(전 현대차위원장) 장운(전 대노련위원장) 장도중(전 신용평가위원장) 문성현(전 민노당 대표) 이상현(전 민노당 대변인) 나지현(전 여성노조위원장) 김한상(전 사회보험노조위원장)등 <이상 문재인 캠프행> 

또한, 얼마 전 민노총에서는 부실투표(임시대대 의사정족수 부족 유회)로 인해 제7기 임원선거 절차가 모두 원인무효가 된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따라서 민노총은 현재 임원선거를 중단한 채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비대위 구성에 들어간 상태다. 민노총 중앙이 그야말로 무주공산이랄 수 있는 비상 상황에 처한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 편에서는 새로운 기운이 움트고 있다. 지난 2월 초 한국지엠 김일섭 활동가의 제안으로 현장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추진하자는 논의가 시작됐다. 이에 동의한 활동가들은 『변혁적 현장실천과 노동자계급정당 건설을 위한 추진모임』(변혁모임)을 꾸려 △정파적 질서와 한계 넘기 △현장에서 신뢰받는 현장활동가들 중심 △비정규직 동지들이 주체로 참여 △변혁적 현장실천 중심 △새로운 노동자 정치세력화 추진을 기조로 후일을 도모하고 있다. 

그리고 『노동자대통령 선거투쟁본부』(선투본)를 통해 18대 대선에 적극 개입하기 시작했다. 노동자대통령을 ‘투쟁하는 민중 모두의 이름’으로 규정하고 기륭전자 투쟁의 성공 신화를 일군 주역의 한 사람인 김소연 활동가를 그 상징으로 내세운 것이다. 

선투본은 ‘자본주의 반대와 정권교체를 넘어선 노동자‧민중의 직접 정치와 행동’을 주장하며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 △투기와 경쟁과 삶의 불안이 없는 세상 △차별과 배제가 없이 함께 사는 세상 △핵과 전쟁과 환경파괴가 없는 세상을 4대 과제로 내세운 유세를 진행 중이다. 선투본 유세는 울산, 평택, 유성, 전주, 동두천 등 전국의 고공농성장을 비롯하여 노동자들의 길거리 장기투쟁현장에 집중 연대함으로써 ‘당선’을 목표로 한 기존의 부르주아 선거유세와 달리 ‘의제투쟁’이라는 특별한 전술로 차별화하고 있다.  

‘의제투쟁’ 전술은 민노총 일각의 철새들 움직임과 상반되게 노동·사회운동 전반에 지각변동을 일으키는데 상당한 효과를 발하고 있다. 투쟁사업장 노동자들과 대학생들의 지지선언은 강단으로 확대되어 전국 57개 대학 및 연구기관 교수와 연구자, 지식인 등 115명이 노동자대통령 김소연 후보를 지지하고 나섰다. 뿐만 아니라 민노총 전현직 간부들 73명도 지지선언에 동참하는 등 확산일로의 ‘의제투쟁’은 대선이후 진보좌파진영의 재편성에 청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노총만이 아니라 이러한 지각변동의 필요성은 최근 종잡을 수 없는 정치권의 이합집산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국민대통합이라는 미명하에 한광옥(전 민주당 상임고문) 한화갑(전 민주당 대표) 김경재(민주당 전 의원) 등 적지 않은 동교동계 인사들의 박근혜 캠프 합류는 그간 DJ에 기댄 지역정치에서 부르주아 계급정치로 제자리를 찾아간 것으로, 통진당 사태에서 빚어진 진보정의당이라는 또 다른 회색의 탄생을 오히려 조소케 한다. 결국 이는 87년 6월항쟁 이후 오늘까지 진보좌파진영을 끊임없이 교란해온 ‘비판적 지지론’의 시효가 더 이상 지속될 수 없음을 반증한다. 

또 다른 필요성의 하나는 운동의 내부인 것 같은 외부로서의 ‘여성운동’이다. ‘여성대통령’을 강조한 박근혜 후보가 국민들로부터 나름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그동안 운동 내외부를 치명적으로 관통하며 여론몰이에 성공한 성性분리주의인 ‘급진적 여성주의’ 운동의 반동적 성과로 이해해야 한다. 박근혜 캠프는 빨간 색깔부터 여성운동까지 이용할 정도로 지능적이므로 이제야 ‘생물학적 여성’ 등의 한계를 거론하며 뒷북 치고 있는 비박·반박 여성운동의 자기모순적인 비판에 일체 개의치 않을 정도로 여론장악에서 이미 우위에 서 있다. 문제는 주류 여성운동의 이러한 패닉현상 해소에는 오직 문재인이 답이라는 운동적 한계가 이들의 정체성을 설명한다.     

짧은 예이지만, 이렇듯 운동과 시대정신은 필연적인 만남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일은 노동자대통령 선투본의 ‘의제투쟁’과 함께 노동운동의 진로에 대한 진정성 있는 비판이 공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대선 이후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관련한 노동운동의 업그레이드가 각별히 주목된다. 

노동자혁명당 추진모임(노혁추)은 ‘혁명’지(대선특보 1호)를 통해 이번 노동자대통령 선거투쟁의 성격에 대해 “희망은 가진 자들 간의 권력 이동에 불과한 허구적인 정권교체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이 투쟁들을 하나로 연결하고 모아내서 노동자계급의 이름으로 자본독재에 대항하는 계급적 전선을 형성하는 데 있다”고 규정, ‘불편한 진실’을 서슴없이 제출했다. 

노혁추는 특히 쌍용차 문제에 대해 “'내 문제 해결‘로 빠져나가는 것은 정치권에 기대고 야권 대선후보들에 활용 당하고, 결과적으로 정권교체 지지몰이에 복무하는 길”이라고 우려했다. 따라서 “정치권에 의한 국정조사로 쌍차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은 환상”이라며 쌍차 활동가들의 국정조사 편향 기조가 잘못됐다는 인식이다. 즉, 쌍차 문제는 “이미 단사의 문제가 아니”므로 “정리해고 철폐투쟁으로 확대될 때만이, 계급적·사회적 연대투쟁으로 확장될 때만이 해고자 복직도 쟁취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공황기를 맞아 지금은 사선에 선 노동자들이 자본에 맞서 전열을 재편해야 할 중차대한 시점이다. 그럼에도 노동자들이 개별사업장의 요구를 들고 각기 문제의 단사와 기존 정치권에 SOS를 타진하는 식의 접근을 한다면 이는 운동이 무너졌다고 말하는 바로 그 민주노조운동의 폐해를 답습하는 행위와 다르지 않다. 그러므로 이제는 김대중·노무현 정권 아래서 명백하게 한계에 봉착한 ‘개혁운동’을 노동운동이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문재인이 당선되면 되는 것도 별로 없이 여기 포진한 철새들과 함께 노동·민중운동에 대한 강력한 포섭이 진행되어 자본에 맞선 전선 형성이 만만치 않을 것이고, 박근혜가 되면 현 정권의 기조와 크게 다르지 않아 노동에 대한 적대적 모순이 그대로 확대 재생산될 가능성이 높다. 서푼어치 개혁운동이라면 모르되 “세상을 바꾸자”는 변혁운동이 만약 이들에게 기댄다면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다.  

운동은 미시적으로 때로는 우클릭으로 반동적 퇴행에 직면할 때도 있긴 하지만, 거시적으로는 진행방향이 좌클릭으로 부단히 전진한다고 보는 게 옳다. 그래서 우리는 ‘변혁운동’으로 새로운 전망을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실패할 수밖에 없는 개혁운동의 시행착오 위에 변혁운동이 우뚝 서는 것은 역사의 법칙이므로 어떤 경우에도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다만, ‘불편한 진실’을 지혜롭게 풀어가며 꾸준히 가던 길을 가면 된다.


글: 최덕효 (인권뉴스 대표)
[한국인권뉴스 201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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