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문제 해결! 대학 기업화 반대!
제13기 노수석 열사 추모제 및 연세 교육 문제 해결을 위한 촛불 문화제
故 노수석 선배가 먼저 간 봄 길을 기리며
연세인 여러분, 80년대 이후에도, 그것도 우리학교 선배 중에 '열사'가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이 자보에 담으려고 하는 이야기는 바로 13년 전 우리학교 선배에게 일어났던 이야기입니다. 1996년 3월 29일, 비 내리는 거리였습니다. ‘대선자금공개! 교육재정확보!’를 외치며 빗줄기 쏟아지던 서울 종로거리에서 故 노수석 선배는 그렇게 쓰러졌습니다. 95년 연세대 법학과에 입학해 풍물패 '천둥'에서 활동했던 선배는 ‘김영삼의 불법대선자금 환수와 국가교육재정 확보’를 외치던 시위현장에서 경찰폭력에 의해 그렇게 쓰러져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선배의 외침과 죽음에도 불구하고 선배가 맞선던 현실의 문제들은 1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해결이 요원해 보입니다. 이번 학기 연세대의 총 재적생 3만7241명 중 26.92%인 1만26명이 휴학 중인데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등록금 수입액이 1위인 대학이 바로 연세대학교라고 합니다. 경제위기로 인한 어려움이 학생들에게 가중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세대학교는 이를 외면한 채 ‘등록금 장사’에만 혈안이 되어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허울뿐인 19.5% 고율의 등록금 카드 납부 실시를 마치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적 방안인 것처럼 학교가 제시한 것은 어이가 없을 정도입니다. 또한 수백억의 적립금으로 펀드투자를 일삼고, 백양로 지하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천문학적 비용의 송도캠퍼스를 건설하는 등 학생들의 교육의 권리나 삶의 문제는 연세대학본부의 안중에도 없습니다. ‘학교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대학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바꿔가고 있는 연세대학교. 연세대는 더 이상 진리의 상아탑이라거나 다양한 지식이 교통하는 학문의 장이 아니라 많은 수익을 내야하는 하나의 기업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가 바뀌어야만 등록금은 낮아질 수 있을 것이며, 우리는 진짜 ‘교육’을 받으며 하고 싶은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선배가 비 내리는 거리를 추위와 공포에 떨며 달릴 때 다른 이들은 무얼 하고 있었을까요? 선배를 비롯해 그동안 수많은 열사들이 죽어가며 외친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요? 몇 달 전에 용산에서는 철거민들이 생존권을 외치며 죽어갔고, 얼마 전에는 높은 등록금과 생활비 문제로 고대를 자퇴한 학생이 자살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 죽음들은 모두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우리 사회에 '아픈' 이야기를 던지고 있고, 더 이상의 죽음이 없으려면 그 죽음들이 말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바로 보아야 합니다. 수많은 연세대 학생들이 등록금 문제로 고민을 하는 지금, 노수석 선배가 살아있었다면 어떻게 했을까요. 13년 전 노수석 선배는 경찰의 폭력에 의해 그렇게 쓰러져 갔지만, 선배의 외침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혀 좌절하거나 포기하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함께 일어나서 앞으로 걸어가야 합니다. 작년 거리를 수놓은 촛불들처럼 말이지요. 13기 노수석 열사 추모제 및 연세 교육 문제 해결을 위한 촛불 문화제에 연세인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더 이상의 죽음이 없는 사회를 위해 우리 함께 손잡고 걸어갑시다!
13기 노수석 열사 추모제 및
연세 교육 문제 해결을 위한 촛불 문화제
3월 26일(목) 저녁 5시, 중도 앞 민주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