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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평론59호(2014년 봄)(특집: 현대정치철학에게 한국사회를 묻다
 작성자 : 진보평론
Date : 2014-03-27 16:49  |  Hit : 1,095   추천 : 0  

현대 정치철학과 한국사회의 대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소통과 횡단’, ‘교차!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미네르바의 올빼미는 황혼녘이 되어서야 비로소 날아오른다.’는 말이 있다. 이것은 1820년 출간된 헤겔의 "법철학"의 서문 말미의 말로, ‘미네르바의 올빼미는 지혜의 여신인 미네르바가 부리는 종복으로, 철학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은 해가 진 이다. 사유하기에 좋은 시간이다. 대낮에 보았던 세계는 명증한 세계이다. 그러나 밤이 되면 그것은 무너진다. 그리고 그때에 비로소 우리는 자명하다고 믿었던 것들을 의심할 수 있으며 우리의 사유를 시작할 수 있다. 그래서 철학은 모두가 잠들어 있는 한밤 중에 끝내 잠들기를 거부하고 그 을 사유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1980년대의 우리는 이런 헤겔의 말을 조롱했다. 맑스가 포이에르바하에 관한 테제 11번에서 말한 바와 같이 지금까지의 모든 철학은 세계를 해석해왔을 뿐이다. 그러나 이제 철학은 세계를 변혁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맑스가 예언자적으로 선언했던 갈리아의 수탉은 지금까지도 울지 않았다. 동녘 하늘은 이전보다도 더 깊은 밤을 향해 치닫고 있으며 사람들은 1980년대의 엄혹했던 보다 더 깊은 잠에 빠져들어 있다. ‘대낮처럼 밝은 스펙터클한 자본주의라는 에 말이다. 그래서 푸코처럼 대낮에 등불을 들고 우리 주변을 수색해야 하는 시대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또한 착각인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너무나 긴 밤에 잠들지 못한 채, 뒤척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시대와의 불화는 지속되었다. 오늘날 우리의 사유가 보여주는 실천의 풍요로움은 바로 이런 시대와의 불화’, 잠들지 못하는 불면증의 사유가 낳은 것인지도 모른다. 끝끝내 잠들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여명을 보지 못하는, 그런 이 낳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풍요로움사유의 간결성을 해친다. 1980년대의 밤은 이 아니었다. 그 시대는 밤을 밝히는, ‘대낮보다 더 명증한’, 태양의 빛에 이끌렸던 시대였다. 그래서 그 시대는 지젝이 말한 것처럼 우리의 눈이 태양을 직시함으로써 실명되었던 시대였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1990년대 우리의 정신세계를 지배했던 포스트담론의 열풍 이후, 그 깊은 ’, 별빛조차 그 빛을 감춘 어둠 속에서 시대의 불화가 낳은 새로운 사유의 모색 또한 진행되어 왔다. 오늘날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포스트 담론 이후의 사유들은 바로 이런 시대와의 불화가 만들어내는 고통스런 투쟁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을 우리는 포스트의 포스트, 이후의 이후’(?)라고 명명해야 할까? 어쨌든 그들은 1980년대도, 1990년대도 아닌, 그것을 넘어선 이후를 사유한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쟁점이 있을 수 있다. 게다가 그것은 하나의 별이 아니라 다양한 별들로 밤을 밝히며 다양한 방식으로 서로 교차하거나 어긋나는 궤도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번 진보평론에서는 바로 이런 사유들이 펼쳐놓은 문제의식과 지적 여정들을 함께 사유함으로써 포스트 이후의 사유를 좀 더 적극적이고 실천적으로 모색하는 출발점으로 삼고자 한다. 그래서 현대정치철학에게 한국사회를 묻다라는 주제로 푸코’, ‘랑시에르’, ‘아감벤’, ‘흑인페미니즘’, ‘네그리’, ‘지젝’, ‘바디우’, ‘발리바르라는 현대정치철학의 거장들을 다루고 있다. 물론 여기서 다루어지고 있는 각각의 현대철학자들의 사유를 이 한 권의 책에 담는 것은 불가능하다. 게다가 새로운 철학적 개념들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에게는 이들의 사유를 함께 사유하는 것은 고사하고 그 사유들의 궤적을 쫓아가는 것조차 힘겨운 일이 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들 현대정치철학의 거장들이 내놓은 사유들은 우리 시대를 사유하는 데 반드시 참조되어야 할 지적 고투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최대한 한국사회를 중심으로 흐름을 만들어내고자 노력했다. 물론 여전히 어떤 명료한 결론이나 성급하게 실천만을 소리 높여 외치는 사람들은 1980년대 한국의 사회구성체논쟁을 현학적이라고 비판하듯이 이런 지적 고투의 산물을 또 다시 현학적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진정으로 경계해야 할 것은 현학이 아니라 평이함이다. 삶은 쉽지 않다. 이론은 삶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것도 일정한 추상화를 동반한 삶에 관한 이야기이다.

게다가 그것은 우리의 신체에 아로새겨져 있는 지배의 흔적들을 해체하면서 전복적 불온함을 설파하는 논의들이다. 사회가 제도들과 그 제도들을 지탱시키는 이데올로기들로 만들어져 있고 사회의 재생산은 그 제도 속에서 이데올로기를 실천하는 사람들에 의해 재생산된다는 설명을 받아들인다면 이번 특집에서 철학자들이 비판의 대상으로 삼으려는 자본주의 사회는 그 안에 이미 지배이데올로기들을 담고 있고, 그래서 정치철학을 내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아닌 자본주의의정치철학은 사회에 깊이 뿌리내리고 매일매일의 실천 속에서 재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유해야 할 것은 매일매일의 실천 속에서 재생산되는, 그렇지만 그 실천 속에서 비껴나가면서 지배이데올로기에 파열음을 내는 전복적 행위들에 기초한 사유여야 한다.

그러나 이번 호 특집의 첫 번째 글인 서동진의 푸코의 사회적 유물론과 그 불만이 보여주듯이 오늘날 지배이데올로기의 문제는 과거처럼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정치/경제라는 이분법에 익숙하다. 그래서 우리는 자유주의를 정치적 교의나 이데올로기 수준에서 다루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서동진은 푸코의 자유주의 통치성 분석을 통해서 교조적 맑스주의가 주장하는 경제적 토대의 외양이자 표출로서의 국가라는 관점을 벗어나 인구, 정치경제학, 안전이라는 자유주의 통치성의 삼항구조를 통해서 근대 권력이 더 이상 왕의 신체가 아니라 사회적 신체를 관류하며 작동하도록 자신의 프로그램을 조직하였음을 드러내고 있다고 본다. 여기서 경제라는 자율적 심급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오늘날 신자유주의의 실패를 말하면서 케인스주의적 복지국가를 통해서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해결할 수 있다는 식의 주장을 펴는 경향이 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는 푸코의 자유주의 통치성 분석이 그 같은 관점에 대한 적절한 교정 효과를 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면서도 그는 푸코의 반경제주의경제적인 것 자체의 부재로 나아갔다고 하면서 푸코가 좌절한 지점에서 맑스의 정치경제학 비판을 자유주의 비판으로, 노동가치론의 ()가능성을 폭로하는 내재적 비판으로 읽어내면서 맑스의 물신주의를 초월적이면서도 경험적인, 감각적이면서도 초감각적인, 사유내적 주관이면서 사유외적인 대상인 것으로서의 상품과 화폐의 세계, 즉 자본주의를 가능케 하는 원리로 위치지우고 있다.

반면 윤영광의 윤리로서의 정치, 혹은 장치라는 문제: 기업()적 주체의 출현과 주체성의 재생산은 신자유주의 시대의 주체의 사유화와 실질적 포섭에 관한 이야기를 푸코의 삶권력에 대한 논의로부터 시작하고 있다. 그가 말하고 있듯이 네그리와 하트는 삶권력에 의한 주체의 실질적 포섭을 현실적 조건으로 인정한 상태에서 해방의 가능성을 모색하기에 푸코와 문제설정의 지평을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네그리와 하트는 대안적 장치, 대안적 주체의 가능성을 생산의 지형에 대한 분석을 통해 모색한다는 점에서 푸코, 들뢰즈, 아감벤과도 다르다. 따라서 그는 다중을 정치적으로 기획한다는 것은 잠재력과 주체적 조건으로서의 존재론적 다중이 역사적 다중으로 현실화되는 방향을 모색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네그리와 하트가 보여주었듯이 오늘날 탈산업사회의 기술적 구성의 변화는 가치의 축적을 공장을 넘어서 사회적으로 확장하고 있으며 노동가치론과 같은 고전적 가치법칙은 법칙으로서의 지위를 상실하고 있다. 그런데도 오늘날 사람들은 화폐라는 척도에 따라 자본주의적 주체로 재생산되고 있다. 따라서 그는 네그리와 하트의 논의를 따라 엑소더스를 주장하면서 탈출은 척도를 넘어서는 것, 초과이며 초과한다는 것은 척도에 의해 정해진 자기 자신을 넘어서는 것”, “우리의 다른 것-되기라고 규정한다. 그리고 탈거와 해방을 구분하고 대안적 장치의 가능성가난-사랑-공통적인 것의 계열 속에서 찾고 있다. 이처럼 오늘날 현대정치철학은 새로운 주체의 가능성을 찾는데 주력한다. 이것은 이후의 모든 글에서 드러나는 특징이기도 하다.

특히, 박기순의 랑시에르의 민중 개념: 민중에 대한 낭만주의적 해석과 그 대안의 모색은 랑시에르의 정치철학을 한국의 급진적 진보운동에 직접적으로 가져와서 새로운 주체형성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그는 80년대 혁명의 주체로서 민중에 대한 믿음과 그것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했던 맑스주의가 사실상 낭만주의-반지성주의에 기초하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그는 랑시에르의 새로운 정치에 대한 사유가 민중에 대한 믿음을 보존하면서 동일성으로서 낭만주의를 극복하는 길을 열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왜냐하면 랑시에르의 정치철학은 불화의 정치두 언어 사이의 대립을 근거로 하여 정치의 주체로서의 민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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