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명 : 2008년 1월 17일(목) >
정부조직 개편안 가히 ‘재앙’ 수준
하위직 공무원 감원 등에 맞서 총력투쟁 펼칠 것
1.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지난 16일 확정발표한 정부조직 개편안은 가히 ‘재앙’ 수준이다. 공룡 경제부처의 부활과 통일부, 여성부 폐지 등 시대변화에 역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조직개편과 함께 7천명에 이르는 공무원을 감원 방침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전국공무원노조는 신정권의 ‘불도저식 구조조정’이 하위직 공무원에 대한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으로 나타날 경우 이에 맞서 총력투쟁에 나설 것이다.
2. 이번 정부조직 개편안의 가장 큰 문제점은 행정의 중심가치인 ‘공공성’이 실종됐다는 데에 있다. 재경부와 기획예산처의 통합으로 부활한 ‘공룡 경제부처’는 감독과 심판의 역할을 겸임하며 사실상 아무런 견제 없이 나라 경제를 주무를 수 있게 됐다. 신정권이 과거 모피아가 맘대로 좌지우지하던 시절에 대한 향수가 있다는 점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이럴 경우 신정권의 각종 금융관련 규제완화 정책과 맞물려 ‘제2의 경제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경고를 잊어서는 안된다. 통일부와 여성부 폐지 역시 우려할 만하다. ‘통일’은 국가의 미래를 위한 핵심적 가치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외교부에 편입시켰으며, 여성부 폐지 역시 이명박 당선자가 후보시절 내뱉은 여성비하 발언이 그저 말실수가 아니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받아야 한다. 교육부의 학생선발권과 핵심 규제기능을 지방과 민간에 넘긴 것 역시 ‘교육대란’을 불러올 것이 뻔하다.
3. 예고된 대규모 인력감축 역시 이번 정부조직 개편안의 큰 문제점 중 하나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우선 감축되는 공무원은 7천여명으로, 이는 국가직 일반공무원의 5.3%에 이르는 수준이다. 인수위는 향후 3년간 1만7천여명(10.9%)을 감축할 계획임도 밝혔다. 이로서 ‘공무원 감축은 없을 것’이라는 이명박 당선자의 말은 정부출범도 전에 빈말임이 드러났다. 부처 구조개편과 정부예산 10% 감축, 중앙부처 업무의 지방이양 등의 요소가 합해질 경우 인력감축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아울러 이같은 중앙정부의 인력감축은 지방정부로까지 ‘도미노 현상’을 일으키며 공직사회 내에 일대 감원바람을 불러올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부처통합에 따른 업무중복 대상 공무원을 ‘규제개혁추진 작업반’에 배치하겠다는 인수위 구상은, 많은 부작용 속에 일부 지방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현장시정 대상자를 통한 공무원 퇴출제’를 떠올린다. OECD 주요국에 비해 턱없이 작은 공무원 숫자에도 불구하고 ‘일단 공무원부터 자르고 보자’는 식의 실적위주 구조조정은 큰 반발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4. 행정서비스는 민간기업과 달리 ‘수익성’ ‘효율성’ 보다 ‘공익성’과 ‘공공성’이 핵심 가치다. 아울러 △부처간 힘의 균형 △상호 견제기능 등을 통한 ‘공공성 훼손 방지’도 행정부처 개편에 고려해야 할 대상이다. 현재에도 재경부의 힘이 노동부를 압도하며, 노동정책이 경제논리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던 바, 인수위안처럼 기능과 효율 위주로 개편이 시행될 경우 이같은 부작용이 더욱 커질 것이다.
5.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48년만에 가장 작은 정부” 운운하고 있지만, 이 내용이 2월 국회를 통과할 경우 당사자인 공무원은 물론 모든 국민에게 재앙으로 다가올 것이다. 전국공무원노조는 신정권이 무리한 구조개편을 밀어붙일 경우, 모든 공무원노조는 물론 각종 사유화 정책에 맞서고 있는 공공부문 노동조합 및 민중사회단체와 함께 행정의 공공성 강화 및 인력 구조조정 저지를 위한 총력투쟁에 나설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
2008. 1. 17.
전국공무원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