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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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지역사회 문화교육터 '언덕을 오르는 바닷길' 사무실에서 11시에 기획단을 만나기로 했다. 다행히 회의는 2시전에 시작할 수 있었다. ‘언덕을 오르는 바닷길’ 활동가들의 도움을 받아 기획단 사전 워크샵을 진행했다. 수 백 장의 사진을 슬라이드로 보고는 그 중에 기억나는 사진을 각자 한 장 씩 골랐다. 그 사진을 고른 이유와 느낌을 서로 이야기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전 워크샵은 결국 세상 속에서 나의 위치를 찾는 작업이였는데, 자기의 사진에 자신을 생각을 담은 이야기도 지어보고, 이야기 속에 있는 세상을 지도로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지도 속에서 자신의 위치가 어디쯤인가 이야기했다. 서로의 지도를 연결하자 한 사람이 그린 큰 지도처럼 보였고 다들 놀라워했다. 기획단 사전 워크샵에서 우리는 무언가를 배우기보다는 내 삶과 나의운동과 서로 얼마큼 떨어져 있는지 생각하게 됐다.

# 구로 애경백화점에서 12시쯤 만났다. 기획단원들의 동선을 그린 결과 구로가 가운데 쯤 이였다. 몇 시에 만나기로 했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백화점 어디쯤에서 조그만 테이블에 5명이 앉아 사전 워크샵때 진행된 이야기들을 정리했다. 왜 문화적으로 운동이 재구성되야하는지 서로 이야기를 했다. 문화운동이 뭔지 제대로 아는게 없어서 회의는 4시까지 이어졌다. 이야기가 풀리지 않자 회의 장소를 근처 맥주집으로 옮겼다. 술을 먹어도 별로 달라진건 없었다.

# 일상에서 운동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정세적인 활동과 집회만으로 내가 활동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을까? 여성주의를 이야기 한다면 활동가가 아닌 사람들 사이에서도 여성주의를 실천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평화를, 전쟁에 반대하는 평화를 이야기 한다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평화적 권리도 이야기해야 해야하지 않을까?

구체적인 대답을 필요로 하는 무수한 질문들이 생겼났다. 여름 문화학교는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질문들을 뜻이 있는 자들과 공유하기 위한 것이다. 중요한 건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일 게다. 벌써 이런 고민을 실천적으로 해결하는 활동가들이 있다. 돕고 살자.

# 활력충전소 마지막날 정세토론을 때려치고 회의를 했다. 뒤풀이 시작하기전에 회의를 끝내는 게 계획이였다. 우리의 일상과 맞다아 있는 주제들을 몇 개 정하고 하나씩 맡아 준비하기로 했다. 평화, 여성, 노동, 빈곤, 대학문화, 가족이 주제로 정해졌고 사다리를 통해 하나씩 가져갔다. 이제 부터는 힘들고 괴로운 실무의 시작이다.

# 중앙대에서의 회의는 답답했다. 무엇을 할 지, 또 할 수있을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같은 이야기, 엉뚱한 이야기, 쓸데 없는 이야기들만 잔뜩했다. 결국은 각자가 기획한 텀이 어떤 마술을 발휘할까가 아니라 과연 이게 가능할 것인가하는 실무이야기만을 주로 했다. 우리의 상상력이 바닥났다는 사실에 더 답답해졌다.

# 문화운동은 문화활동가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문화운동은 우리의 삶을 더 긍적적으로 바꾸는 일이다. 누구라도 필요한 자가 해야 할 일이다. 문화운동은 문화제를 하고, 문화제에서 공연을 한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제부터 ‘난 문화활동가가 아냐’ 하고 문화적 상상력을 남에게 미룬다면 그 사람의 자질을 의심해야 한다. 집회를 좀 더 나은 방식으로도 만들어보고, 선전전을 더 잘 할수 있는 방식을 고민해보는 것이다. 문화운동은 사람을 만나는 방식을 민주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내가 가져야할 문화적인 권리를 남과 공유하는 것이고, 공유할 수 없는 구조라면 싸워서 바꾸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 모든 것이 문화이다.

이런 말도 있지 않은가~ “당당하게-일상의 모든 것과 싸워라.” “문화를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 (인천 노동문화제의 이름들이다.)

# 평화, 여성, 빈곤, 노동, 대학문화, 가족. 따로 떨어져 있는 주제가 아니란 걸 알 수 있을까? 모두 우리 삶의 일부분이다. 인간이 또 다른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모든 방식이 이 여섯 개의 주제에 들어있다. 기획을 하며 우리가 생각한 것은  따로 떨어져 있는 이 주제들을 우리의 삶, 나의 삶속에서 하나로 인식하는 것 이였다. 삶속에서 각각의 주제들이 하나로 인식될 때 우리의 운동이 제대로 풀려나갈 수 있지 않을까

# 여름 문화학교를 준비하는데는 시간이 많이 걸렸다. 여름문화학교의 이름, “여행”을 짓는데도 몇 시간이 걸렸고, 이름을 짓기 위해 사람들이 모이는 데는 그것보다 더 많은 시간(물론 모든 회의 때마다 지각한 시간을 합친것이다. 오해하지 말기를....)이 걸렸으며, ‘여름’ ‘문화’‘학교’를 고민하고 기획하는데는 앞에서 소요된 시간의 몇 배가 더 걸렸다. 이번 여행을 준비한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기를 여행 기획단을 대신해 빌어본다.

 # 마지막으로, “여행”에 관심있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그것이 탄생하기까지 간단하게 알아둘 필요가 있겠다. 처음 고민을 하던 것은 ‘여름문화예술학교’였다. 과거 ‘좋았던’ 한때를 보냈던 문예패가 싸그리 망해가고 있는 지금, 남은 사람들이라도 모여서 문예역량도 강화하고 문화운동에 대한 고민도 함께 나누는 워크샵을 기획했었다. 하지만 그간 수십번의 방학동안 진행된 워크샵을 한번 더 진행하는 것이 별로 도움될거 같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문예동아리들만의 워크샵이 아닌 활동가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문화워크샵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활동가들의 일상을 문화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이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으니 판단은 아직 이르다. 괜찮으면 또 하고, 아니다 싶으면 다른 거 고민하자.

Posted by 행진

2006/08/14 07:11 2006/08/14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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