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론의 환상을 넘어

노동자운동의 운명을 걸고 한판 승부에 나서자!



○ 이명박의 지지율, 그 불안한 고공행진
 서민행보랍시고 오뎅먹는 사진을 찍어댄 것이 효과가 있었는지 이명박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45.7%까지 올랐다. 세종시 논란과 김제동 퇴출 등이 이슈가 되며 고공행진이 주춤해졌다고는 하나, 노무현 사망 정국때의 지지율에서 훨씬 상향된 수치다. 여권 관계자들은 중도실용이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것이라 홍보하고 있는데, 핵심적으로는 최근의 경기 호조가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수의 학자들이 '더블 딥'(경기 상승후 재하강)의 위기 신호를 경고하고 있긴 하지만, 대안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이명박과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다. 하지만 경제 위기의 요인이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 불안정한 지지 기반 등 mb정부 고유의 한계 때문에라도 지금의 평온은 일시적일 수 밖에 없다.  ( ▷연관기사: “한국경제, 수렁에서 빠져나왔나?”)

 
○ 77일의 교훈
 그 '불안한 평온'이 강요하는 착취를 단호히 거부하고 맞선 투쟁이 있었다.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용산 철거민들의 투쟁, 박종태 열사와 화물노동자들의 투쟁, 그리고 평택 쌍용차 공장에서의 투쟁. 이들 투쟁은 싸우며 살아가는 노동자 민중들에게 큰 용기를 주는 투쟁들이었다. 하지만 경제위기 하에서 희생된 노동자들의 노동과 생존의 요구가 처참하리만치 짓밟히고 매도되는 순간에도 이를 제대로 엄호해야할 우리 운동은 그 실력과 한계를 보여줬다. 이는 결의 높은 공장 내 사투와는 달리 무기력했던 공장 앞 가두투쟁, 그나마도 미약했던 금속노조의 연대 파업과 대중조직화 등으로 드러났다. '총고용보장'이라는 핵심요구를 걸었을지언정 그를 실현시킬 기획과 상응하는 투쟁을 조직하지 못했던 데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향후에 속출할 한계기업, 특히 초민족 자본의 횡포에 노동자들이 어떻게 맞설 것인지에 대한 총체적인 전략을 점검해야한다는 숙제를 남겼다. 회사살리기 이데올로기 노동자운동 내부로부터 제기되는 양보론과 에 맞서가야 하는 지금, 여전히 정특위를 중심으로 투쟁 질서를 복구하고 민주노조를 재건하려는 필사의 노력이 요구되는 지금, 투쟁이 계속되어야하는 지금, 쌍용차 투쟁이 남긴 것이야 결코 글 몇 줄로 가름할 수 없지만, 평택의 전장에서 얻은 처절한 교훈을 가슴에 새기지 않고선 우리는 무엇도 새로 시작할 수 없다.


○ 반mb 연대로 승산이 있나?
노동자운동을 근간부터 흔드는 법안, 조치들이 임박해있다. 정부는 규모가 커진 통합공무원 노조에 대한 탄압을 비롯해 올해 계속된 전교조에 대한 탄압, 건설/ 운수노조 등 산별연맹을 불법 낙인으로 제한해왔다. 특히나 복수노조 교섭 창구 단일화,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등 노동조합법 개악은 허약해진 민주노조운동이 감내하기 힘들다. 답답한 국면을 돌파한답시고 운동 진영의 주류에서부터 '반mb전선'이라는 이름으로 민주당과의 제휴를 기획해오기도 했지만 그 약발로는 얼마 못 버티는게 당연하다. 10.28 재보선 결과 역시 그를 지지한다. 임종인 후보를 앞세우고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이 합세해 민주당과의 선거연합에 온 정성을 들일때부터 우려의 소리가 높았지만 끝내 불발로 그쳤고 결과도 저조했다. 민주당 등 개혁세력을 '활용' 할만한 주체적 여력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술적 연대'니 진정한 '진보대연합'이니를 되뇌이기 전에, 선거 연합보다는 밑천이 바닥난 노동자운동의 기틀을 바로세우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


○ 모든 해고반대, 민중 생존권 쟁취를 걸고 전국적인 투쟁 전선을 구축하자!
 구조조정과 노조탄압에 맞서 싸운 공공부문 노동자들에게 여지없이 '정치 파업'과 '철밥통'의 비난이 떨어지고 있다. 1차적으로는 비정규직, 여성, 이주노동자, 영세사업장의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해고와 임금삭감의 칼바람이 불고 있지만 이는 경제위기의 진행하에서 전민중의 문제로 확대 될 수 밖에 없다. 무엇으로 맞설 것인가? 노동자들이 제 살을 깎는 고통분담? 이명박도 허언을 늘어놓듯 사회복지확충을 통해? 오로지 노동자 민중의 굳건한 연대 투쟁을 만들어내고서야 그 다음을 생각할 수 있다. 경제위기가 일시적이지 않다면, 당장 실업 노동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방식의 사후대응이 아닌 해고 자체에 대해 거부하면서 저지선을 칠 수 있는 싸움이 필요하다. 거리에서, 일터에서, 무너진 대중적 지지기반과 투쟁동력을 다시 세우고 고용안정과 생존권의 요구를 전면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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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자대회 특별호 목차


- 발간사. 경기회복론의 환상을 넘어 노동자운동의 운명을 걸고 한판 승부에 나서자!

- 입장1. 한국경제, 수렁에서 빠져나왔나?

- 입장2. 국경없는 수탈,세계화된 착취! 초민족적 투기자본에 맞서는, 세계화된 연대가 진짜 대안이다!

- 이주노동자는 ‘일회용품’이 아니다! 피부색과 국적을 넘는 연대로, 노동자 권리 쟁취하자!

- 기고. ‘조두순 사건’과 ‘여성’에 대한 폭력

- 아프간 재파병을 막아내기 위해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 인터뷰. 20대가 전하는 이야기, 학생운동을 만나다!

Posted by 행진

2009/11/09 15:41 2009/11/09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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