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세계는가능하다

다세가.jpg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대선특집5호] 18대 대선, 그 이후의 노동자민중운동을 준비하자!
 작성자 : 전국학생행진
Date : 2012-12-17 20:18  |  Hit : 2,125   추천 : 0  


18대 대선그 이후의 노동자민중운동을 준비하자! 


18대 대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이정희 후보가 사퇴함에 따라 16일 저녁에 열린 마지막 후보 TV토론회에서는 어느 때보다 치열한 공방 오고갔다. 정권교체를 줄기차게 외치는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인지, 새로운 선거전략/정책전략으로 중도층을 포괄하려 했던 박 후보가 승리할 것인지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대선은 07년 이명박 후보와 정동영 후보의 구도와는 매우 다른 초박빙 승부라 많은 사람들이 누가 대통령이 될 것인지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 모두의 이목이 득표율로 집중되고 있을 때, 남한 2012년 대선의 의미는 노동자민중운동진영에게 무엇이었는지 짚어보는 것은 대선에 대한 진지한 평가와 이후 과제를 도출하는 데에 도움을 줄 것이다.

 

온갖 언론매체 메인에 정치기사가 대부분의 자리를 차지했던 1114일 경, 유럽에서는 포르투갈 최대노총의 제안으로 총파업이 벌어졌다. 그리스 재정위기로 촉발된 유럽위기의 폭발은 신자유주의의 한계를 표상했고, 긴축을 통한 위기 극복이라는 신자유주의적 처방이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 총파업은 약 24개국으로 번졌고, 연대 파업은 유럽을 넘어 전 세계 노동자민중을 고무시켰다. 한편 오바마가 재집권한 미국은 3차 수량완화정책을 통해 간신히 위기를 봉합했지만, 최근 재정절벽으로 인한 불안정성에 흔들리고 있다.

33.jpg


이렇듯 세계 경제위기가 동반침체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한의 경제 역시 침체하고 있다는 것은 익숙한 사실이다. 대선 과정에서 상대 후보/역대 정권에 책임을 돌리기 일쑤인 현재, 우리 경제가 더블트랩(Double-Trap이중함정)에 빠질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는 1217일자 경제기사는 만만치 않은 경고를 보낸다. 하지만 대선 후보들 중, 이명박 대통령의 7% 성장이 2%대에 머물렀다는 폭로 외에, 대외여건에 따른 남한의 경제제약이 얼마만큼 심각한지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과 대책을 합리적으로 제시하는 세력은 없다. 경제민주화와 복지가 필요하다는 선언만 할 뿐이다.

 

55.jpg

심각해져만 가는 경제상황과 불신으로 가득한 기존 정치에, 2012년 안철수는 어떤 개인이었을 뿐만 아니라 분명 하나의 현상으로 존재했다. 그는 적어도 사람들의 마음을 읽으려고 노력했고, 정치 경험 한 번 없는 사람이 얻고 있는 지지율을 보여줌으로써 기존 정치에 긴장감을 불어 넣은 인물이었다. 빈곤과 양극화- 썩어빠진 구태정치를 해결할 진심이 안철수에게 있다고 생각한 많은 사람들이 그를 지지했고, 사퇴 후에도 아쉬움을 남겼다. ‘변화를 바라던 사람들의 열망은 대안 세력이 부재한 상황에서 안철수 개인에게 투영됐다. 안철수 역시 소통과 화합만을 강조했을 뿐, 지배계급 전반의 무능력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그는 새로운 정치의 표상을 얻어내며 사람들의 인기를 모아냈다.


한편, 대안 세력을 자임하던 민중운동과 여러 대중조직들은 안철수(혹은 문재인)를 함께 지지하거나, 기존 민중운동에 대한 평가와 반성을 전제하지 않은 채 너도 나도 출마하면서 우려스러운 상황을 만들었다. 이는 올 한 해 통합진보당 부정선거 사태와 진보정당 분열로 대표되는 노동자민중운동의 정치세력화의 현재적 결과다. ‘속이 시원했지만, 너무 고집스럽게 자기주장을 밀어붙이는이정희의 tv토론회 이미지는 올 한 해 통합진보당에서 불거진 문제들과 함께 사람들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그리고 김소연 후보와 김순자 후보 역시 노동자대통령을 강조하며 출마했지만 노동자운동 진영조차 설득하지 못한 채 각개약진하면서 별다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노동자민중운동의 구심에 서야 할 민주노총은 지난 4.11총선 때부터 제대로 된 정치방침 하나 만들어내지 못하고 허우적거렸다. 결국 민주노총 전현직 간부들이 문재인/안철수 캠프로 향했고 그에 따른 노동조합의 분열은 심각했다. 몇 년째 길거리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쌍용차 노동자들과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포함한 모든 노동자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 할 민주노총이 정작 노동자들을 짓밟았던 민주당 세력과 손을 잡는 기막힌 꼴을 보여주고 만 것이다. 초라해질 대로 초라해진 진보진영의 모습 속에 벌어진 민주노총의 이와 같은 사분오열은 당사자들의 배신도 있겠지만, 어쩌면 필연적인 결과다. 진보운동의 전망이 부재한 상황에서 우리 운동의 중요 대중조직- 기본 골간과 토대를 망가뜨린 것은 스스로의 이념과 정체성의 혼란이었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 부정선거 사태 이후, 민주노총 새정치특위를 중심으로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 및 대선 독자후보 선출 문제가 대두되었다. 2012년 운동진영에게 통합진보당 국민참여당과의 통합, 이후 드러난 통합진보당 부정선거 사태는 운동에 대한 정당성을 도덕적/조직적으로 땅에 떨어뜨린 사건이었다. 이후 여러 차례의 각 단위의 토론을 통해 정리된, 기존 진보정당 운동에 대한 나름의 반성과 평가는 새로운 정치세력화를 요구했고 대선에서 통합진보당이 아닌대안세력으로의 상징을 만들어낼 것을 합의했다. 하지만 야권연대와 완주문제에 대한 합의는 끝내 만들어내지 못했다. 노동자정치세력화에 대한 기본 평가와 원칙이 동일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당과의 상층 제휴로 노동 관련법과 제도를 개선하는 데 몰두하는 현 민주노총이, 이에 대한 우려를 표한 제 민중운동단체들과 의견을 조율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4.11총선 때부터 줄곧 지적되어왔던 문제인데, 통합진보당을 배타적으로 지지했던 민주노총의 투표방침은 신자유주의 세력(국민참여당)과 통합한 통합진보당과의 자기노선을 구분하지 못하면서 끊임없는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66.jpg

이에 18대 대선에서 노동자민중운동진영은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민주노총을 포함하는 대선방침 계획을 내는 데 주력했어야 했다. 통합진보당 사태 이후 떨어질 대로 떨어진 노동자민중운동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정파 갈등을 지양하며 공동의 투쟁을 만들어갈 기획이 필요했다. 이에 몇몇 정치단체들은 지금의 운동조건을 냉정하게 인식하고, 대선에서 통합적인 독자후보를 선출하여 힘 있는 대선투쟁을 진행할 것을 제안한다. 하지만 곧 일부 세력은 조금의 양보와 이해도 없이, 자기 정파의 후보내기에만 몰두한 나머지 독자후보전술의 본래 의미를 퇴색시키고 어그러뜨린다. 결국 진보후보는 사퇴한 이정희, 심상정 후보를 포함해 총 4인이나 출마하게 된다. 네 명의 후보나 출마한 상황이 각 대중조직에 끼칠 영향과, 일반 국민들의 생각에 무엇을 남길지는 별로 중요하게 고려되지 않은 채 대선은 그렇게 진행되었다.

 

대중운동이 무기력을 벗어나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2012년 민중운동진영이 택한 대선전술은 분명 냉철하게 평가받아야 한다. 그리고 그 책임은 우리 모두가 짊어져야 할 것이다. 기존 정치세력화와 진보정당운동에 대한 반성과 평가, 민주노조운동 노선의 재정립 없이는 다음 선거에서도 새로울 게 없을 것이다. 2013, 누가 당선되든 우리 노동자민중에게 좋은 삶이 저절로 주어지지는 않는다. 배신과 변절을 반복했던 지난 역사를 기억하면서, 진보에 실망한 수많은 사람들을 기억하면서, 새로운 노동자민중운동을 치열하게 만들어가자. 더 이상의 패배는 허용되지 않는다. 더 이상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새로운 정권에 맞서, ‘새로운 운동의 전망을 만들어나가도록 하자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Me2Day로 보내기 게시글을 요즘으로 보내기

 
 

Total. 90
추천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82호] 국정농단 민생파탄 비선실세 정… 전국학생행진 2016-11-03 17125 0
54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48호] 더 자극적이게, 더 선정적으로, … 전국학생행진 2013-04-03 4576 0
53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47호] 불안의 시대. 평화로 가는 길은 … 전국학생행진 2013-03-16 2640 0
52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46호] 대학등록금, 바빌론의 탑 무너뜨… 전국학생행진 2013-02-27 3006 1
51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45호] 죽음이 일상이 되지 않기 위하여 전국학생행진 2013-01-16 2557 0
50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대선특집 마지막호] 18대 대선 분석과 … 전국학생행진 2013-01-01 4223 0
49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대선특집5호] 18대 대선, 그 이후의 노… 전국학생행진 2012-12-17 2126 0
48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대선특집4호] 야권단일화에 담기지 않… 전국학생행진 2012-12-04 2071 0
47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대선특집3호]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 전국학생행진 2012-11-02 1910 0
46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44호] 빈곤의 사슬, 부양의무자 기준 폐… 전국학생행진 2012-10-17 2102 0
45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대선특집2호] 고등교육정책비판 전국학생행진 2012-10-11 1795 0
44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43호] 성폭력 문제. 보다 근본적이고 폭… 전국학생행진 2012-09-14 1715 0
43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대선특집1호] 9월, 주목해야 할 것 전국학생행진 2012-09-13 1726 0
 1  2  3  4  5  6  7  8  
AND OR

신자유주의에 맞서 대안세계화로! 전국학생행진  |  이메일 stu_link@hanmail.net 맨 위로
정보공유라이선스 이 홈페이지에서 전국학생행진의 모든 저작물은 '정보공유라이선스 2.0 : 영리금지'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