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벌이 수단 학과만 남기려는 대학 구조조정, 강력히 규탄한다!!
동국대는 지난 5월 2일, 학과별 평가 순위를 근거로 ‘학과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고,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학과 평가는 총 53개의 학과를 대상으로 ‘입학성적, 입학 경쟁률, 취업 및 진학률, 정원 대비 재학생 수, 교수 1인당 대학원생 수’라는 기준으로 순위를 매겼다. 이를 근거한 학과 구조조정은 낮은 점수를 받은 하위 8개과의 입학 정원을 줄이기로 하고, 높은 점수를 받은 상위 학과에 정원을 더 배분한다는 것이다. 학교 측은 이번 평가를 입학정원 조정뿐만 아니라 학과 통.폐합의 기본 자료로까지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성신여대는 학과 구조조정에 대한 컨설팅을 ‘삼성경제연구소’에 맡긴 상태이고, 결과가 나오는 대로 구조조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 많은 대학들이 구조조정 작업에 들어갔다.
동국대의 적나라한 구조조정 계획이 발표된 같은 날 5월 2일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는 이에 화답하듯 ‘학생 및 교수연구자 중심의 대학재정지원 사업 개편안’을 발표하였다. 이것은 ‘세계적 수준의 연구중심 대학 육성사업과 4년제 학부수준 우수인력양성 사업을 위해 총 2,150억을 투자한다’는 것이다. 전자의 지원 안은 세계수준의 선도대학 육성을 목적으로 신성장동력의 창출분야와 해외학자를 유치한다는 것이고, 후자의 지원 안은 ‘대학별 취업률, 장학금 지급률, 교원확보율, 학생충원률’ 등의 성과지표에 따라 재정을 차등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교과부의 성과지표를 통한 재정차등지원, 동국대의 학과 구조조정 실시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취업률 등의 성과지표의 순위에 근거하여 경쟁력 없는 학과들은 대대적인 퇴출위기로 몰아간다는 것이다.
즉, ‘경쟁력 서열체제’로 순위별 줄을 세우고, 상위의 돈이 되는 학과들만 남기겠다는 의미이다. 이것은 결국 ‘경쟁력 없는 기초학문의 구조조정’을 강제한다. 이를 통해 대학들은 더욱 기업화, 시장화 되어 갈 것이다.
교육의 시장화! 그러나 이것은 인간의 보편적 권리로써 누려져야 할 교육을 철저하게 돈이 되는 상품으로 전락시켰다. ‘돈이 되는 학과만 남기겠다’라는 이윤 논리 정책을 강력히 규탄한다. 이것은 사회가 책임져야 할 교육을 시장에 맡겨 권리가 아닌 상품으로 수요하게 만들고 있다. 그 결과 ‘자본력과 경쟁력을 가진 몇 개의 대학’과 ‘소수의 지불능력을 갖춘 특정계급을 위한 질높은(?) 교육’만 살아남고, 전반적인 교육을 양적·질적으로 크게 하락시킬 것이다.
따라서 이번 교육부의 재정지원안과 그에 따른 동국대를 필두로 한 대학들의 구조조정 계획은 철회되어야 한다. 대학들의 돈벌이를 위한 교육이 아닌 해당 사회 구성원들이 보편적 가치들이 공유되고 실현되며 인간의 보편적 권리로 누릴 수 있는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한 교육을 위해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교육 시장화’에 맞선 투쟁들을 대학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구조조정 철회로부터 만들어 나가자.
2008년 5월 16일
- 무한 투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