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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어느 건설노동자의 죽음에 부쳐
 작성자 : 전국학생행진
Date : 2008-06-25 22:45  |  Hit : 1,632   추천 : 0  
어느 건설노동자의 죽음에 부쳐




 묵묵히 일해 온 건설노조원의 죽음

 지난 24일, 이십 여 년 간 트럭 한 대에 자신의 삶을 맡겨왔던 어느 건설노조의 조합원이 살인적인 운송료 등의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끝내 자신의 목숨을 끊고 말았습니다. 수십 년 동안 살인적인 노동시간을 견디며 일해도 턱없이 낮은 운송료와 천정부지로 오르기만 하는 경유값, 다단계 하청구조와 지입차주제 등 전근대적인 물류체계, 그리고 자신의 기본적인 노동의 권리조차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특수고용 노동자’라는 신분으로 살아왔다고 합니다. 그런 생활고에서 자신의 트럭 한 대 가질 수 없었던 그는 결국 빚을 내면서 두 달 전에 트럭을 구입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쌓일 만큼 쌓여 있는 건설노동자들의 생활고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한 달 전에는 자신의 권리를 조금이라도 찾아보고자 파업을 준비하고 있던 건설노동조합에 가입하게 되었고, 끝내 자신의 목숨까지 끊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미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는 많은 사람들

이 건설노동자의 죽음을 그 한 사람만의 문제로 바라볼 수 없음은 너무 당연합니다. 이미 지금의 한국사회에서 더 이상 삶을 유지해 나갈 수 없어 자살하는 사람들은 늘어가고 있습니다. ‘안전하고 인간답게’ 살 권리에 위협을 느끼는 많은 사람들이 누가 시키지 않아도 거리로 나와 촛불을 들고 있는 것을 비단 ‘광우병’만의 문제로 한정지을 수 없을 것입니다.
촛불집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지난 4월에는 생계를 비관하며 어느 축산농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지난 5월 26일 “미국산 쇠고기 반대, 이명박 정권 규탄”을 외친 어느 공공노동자의 분신은 이번 건설노동자의 죽음으로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고된 노동의 권리조차 박탈하고 있는 턱없이 낮은 운송료와 ‘특수고용’이라는 신분, 의료민영화․사기업화로 인한 의료비 폭등, 물마저 소수의 초국적인 대기업들의 이윤놀음에 이용되는 물 사유화, 공공요금의 인상과 기본적인 안전요원 감축이라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철도민영화… 그리고 이것들에 걸맞게 금융․투기자본들만을 유치하고 전반적인 사회의 체계를 바꾸는 ‘총체’로서 이명박 정부가 반드시 비준시키려 하고 있는 한미FTA는 이미 평범한 대다수의 사람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촛불’을 더 많은 ‘시민’들에게! 전국으로!

그렇기 때문에 ‘광우병재협상’으로 시작한 촛불은 앞으로도 꺼지지 않을 것이며, 꺼져서도 안 됩니다. 만약, 지금의 촛불이 전국의 곳곳의 안전하게 살 권리조차 위협받고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옮겨 붙지 못하고 꺼져 버린다면, 이명박정권은 한미FTA를 비롯한 각종 정책들을 득의양양하게 ‘합법적으로’ ‘국회에서’ 통과시켜버리고 이것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무자비하게 눌러 버리려 할 것입니다. 이미 자신이 “승리한 경험”이 있다는 것을 배경으로 말이죠.
 모두가 알다시피, 이러한 그림을 만들기 위해 저들은 이미 소위 ‘노동자’와 ‘일반시민’, ‘합법’과 ‘불법’, ‘정치적인 문제’와 ‘순수한 문제’의 선을 그어놓고 지금의 촛불이 잠잠해질 것을 종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생각해 봅시다. 정부의 몰상식한 소고기협상으로 인해 촛불을 맨 처음 들기 시작한 사람들은 누구 할 것 없이 ‘시민’이었으며, 같이 모여 토론하며 “의료민영화 반대” “사회공공성 파괴 반대”를 외친 것도, 거리행진은 불법이라는 이명박의 말도 안 되는 억지에 콧방귀를 뀐 것도, 부득이하게 비록 직접 집회는 못 나와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토론에 참가하고 지지를 보내준 것도, 촛불시위에 나온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의사를 구애받지 않고 진지하게 개진할 수 있는 방법을 위한 토론을 벌이고 있는 것도 바로 ‘보다 더 평등하고 자유롭게 살아갈 자신의 권리를 외치고 있는 시민’들이 해낸 일들이었습니다. 이명박이 감히 자기 맘대로 그어놓고 있는 어느 편의 누군가가 아니라 말이죠.


 이미 수 없이 많은 삶의 터전이 위협받고 있는 지금,

 더 많은 시민들이 더 많은 곳에서, 더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촛불을 듭시다. 비록 눈 앞에 있는 촛불은 자신의 손에 쥐어져 있겠지만, 내 옆에 있는 사람과 저 멀리 있는 사람의 촛불을 긍정하고 서로 지지해 줄 때, 이명박 정권이 저토록 꺼려하고 두려워하는 촛불은 절대로 꺼지지 않고, 더욱 아름답게 타오를 것입니다. 그럴 때, 자신의 삶을 자신이 바꿀 수 없다는 사실에 비관하고 죽을 수밖에 없는 사람이 더 이상 생기지 않고, 서로가 서로의 삶을 긍정․지지해주며 힘이 될 수 있는 ‘시민’들로 살 수 있지 않을까요?





신자유주의에 맞서 평등-자유-연대로 나아가는
전국학생행진(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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