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희망의 버스의 입장
희망의 버스는 여전히 평화롭게 갈 것이다
희망의 버스는 평화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천명했다. 1차와 2차 희망의 버스에서 많은 이들이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던 힘은 힘든 조건에서도 우리가 즐거울 수 있다는 것, 눈물과 위안을 나눌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폭력에 맞서되 평화로 이길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2차 희망의 버스 동승자들에 대한 정부와 한진재벌의 폭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다시 평화기조를 이야기한다. 합법적으로 집회 신고를 낼 것이고 평화롭게 민주주의 축제를 진행할 것임을 다시 천명한다. 우리는 밀어내면 밀릴 것이다. 부딪치게 되면 돌아갈 것이다. 차벽으로 막아서면 그 앞을 축제의 난장으로 만들 것이다. 이 땅에서 소외된 이들이 자신의 권리를 이야기하며 민주주의의 광장을 열어갈 것이다. 우리의 의지는 85호 크레인 위의 김진숙 지도위원, 그리고 해고자들과 만나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 물리력에 의존하지 않을 것이며, 맨 몸으로라도 이 의지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부산시에 공개적으로 묻는다
‘한진중공업 외부세력 개입 반대 범시민 대책위원회’가 만들어져서 희망의 버스를 막겠다고 한다. 부산시가 나서고 영도구청이 나서서 조직한 반대집회를 보면 참으로 한심스럽다. 물론 그중에는 부산경제를 정말로 걱정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정리해고를 비호하는 것이 과연 부산을 살리는 길인가? 영도공장의 물량을 필리핀 수빅공장으로 몰아놓고 그 수빅공장 노동자들을 저임금 비정규직으로 부려먹고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해고하는 파렴치한 이들이 바로 한진중공업이다. 여기저기 다니며 회장 일가의 부를 쌓아올리기 위해 너무나 많은 이들의 삶을 파괴하는 것이 바로 한진중공업이다. 한진중공업 회장 일가의 이익이 정말로 부산의 이익인가, 이렇게까지 한진중공업이 성장하기 위해 피땀흘린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부산시의 이익인가? 이제 공개적으로 토론하자. 정말로 무엇이 부산시민을 위한 것인지.
경찰에게 묻는다
차벽으로 막아서고 최루액을 쏟아붓고 폭력적으로 연행을 해야 할만큼 경찰은 우리의 연대를 두려워한다. 한진 재벌이 고용한 용역깡패들과 함께 진압작전을 벌일만큼 경찰은 재벌의 사병이 되어 비루해지고 있다. 3차 희망의 버스 기획단에서 합법적으로 평화롭게 집회를 하려고 집회신고를 냈지만 대부분 지역에 방어집회신고가 되어서 반려되었다. 경찰은 희망의 버스를 운전했던 기사들을 협박하고 까페와 계좌까지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그리고 기획자인 송경동 시인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합법적이고 평화롭게 만날 수 있는 모든 통로를 막아놓고 불법과 폭력을 유도하겠다는 것인가? 누차에 걸쳐 평화롭게 김진숙을 만나겠다고 이야기했으나 탄압으로만 대답하는 경찰에게 다시 묻는다. 당신들은 정말로 평화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이제 그 방안을 당신들이 내놓아라.
배후는 우리 모두이다
배후를 캐내겠다는 정부와 한진재벌의 케케묵은 발상으로는, 희망의 버스에 오른 자발적인 시민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다. 희망의 버스는 쌍용자동차에서 정리해고 15명의 목숨이 안타깝게 사라져갈 때 그 고립감과 절망을 이해했던 이들이 다시는 이런 죽음을 한진중공업에서 되풀이하지 말자고 했던 마음이다. 이 희망의 버스가 실은 눈물과 위로의 버스임을 당신들은 알지 못한다. 이 땅에서 살아가는 이상 누구나 비정규직이 되고 누구나 정리해고된다. 그래서 우리 모두가 소금꽃이다. 정부나 기업, 사회가 절망을 만들어내고 이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할 때 소금꽃들이 스스로 희망이 되어 연대하기 시작했다. 한진중공업은 정신 차리고 정리해고자를 모두 복직시켜라, 정부는 자신이 만들어낸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한 희망의 버스 동승자들에게 사죄하고 모든 탄압행위를 중단하라! 3차 희망의 버스가 평화롭게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보장하라. 그것만이 지금 당신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