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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임명 강행을 바라보며, 우리는 무엇에 분노할 것인가?
 작성자 : 전국학생행진
Date : 2019-09-09 15:42  |  Hit : 601   추천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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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임명 강행을 바라보며,

우리는 무엇에 분노할 것인가?

 

99일 오늘, 논란의 중심이었던 조국이 법무부 장관에 임명되었다. 강력한 반발에 고심하던 문재인 정부는 정치적 리스크를 감수하고서라도 조국을 선택하기로 결정한 모양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명장 수여식 뒤 대국민 담화에서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며, ‘권력기관 개혁의 의지가 좌초되어서는 안 된다고 발표했다.

조국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조국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되었지만, 가장 큰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것은 자녀의 입시 비리 의혹이다. 인턴 시기 논문 제1저자 등재, 동양대 표창장 등 조국의 딸이 입시에서 부모의 사회적 영향력에 따른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온 사회가 조국에 대한 분노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담화에도 불구하고, 이 분노는 조국이 법무부 장관에 임명되면서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은 조국으로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

문재인 정부가 강력한 반대에도 조국을 버리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조국은 문재인 정부의 사법개혁을 상징한다. 경제정책, 노동정책, 대북정책, 외교정책까지 정부 정책이 하나같이 실패하고 있는 와중에 검찰개혁은 정부여당의 지지세를 유지할 유일한 수단이다. 특히 과거 노무현 정권의 실패를 보수언론과 검찰 탓으로 여기며 그들로부터 노무현을 지키지 못했다는 부채의식을 가지고 있는 지지층에게 검찰개혁은 좋은 카드다.

지지층 결집만이 아니라, 검찰개혁을 통한 사법권 장악 또한 문재인 정부의 목표다. 문재인 정부의 사법개혁은 사법의 중립성, 공정성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통제권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대통령이 인사권을 갖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국가수사본부의 신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검찰 직접수사의 범위 등 사법개혁안의 내용이 이를 보여준다. 법무부 장관에 임명된 본인의 소명에 따라 사법개혁을 주도했을 때, 그 결과는 더 공정한사회가 아닌 대통령 사법적 권한 강화로 이어질 것이다.

 

조국·민주당 지지로는 변화를 만들 수 없다

대통령의 사법적 권한 강화는 정치의 위기를 심화시킨다. 지금도 국회 내 윤리특위와 같은 기구는 사문화되고 모든 의정활동의 불상사, 상대 정치세력의 부패를 사법적 절차로 고발해 정쟁의 수단으로 삼는 정치의 사법화가 팽배하다. 여야 정당은 서로의 비리를 집어내 수사라인에 세우며 자신의 도덕정 정당성의 우위를 증명하고 지지율을 끌어올리려 한다. 그러나 상대방이 나보다 나쁘다는 차악의 논리는 정치를 정치인의 도덕성 싸움으로 격하시키며, 의회정치의 혼란과 대중의 정치 환멸을 강화한다. 정권이 사법권력을 장악하면 사법권은 상대 정치세력을 축출하고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될 우려가 크다. 조국도, 조국을 옹호하는 민주당과 586세대의 항변도 옹호할 수 없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현재의 논란을 수구 기득권과 진보 개혁 세력의 싸움으로 규정하고, 보수야당보다는 민주당이 낫다는 이유로 조국 임명을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정치를 우리의 싸움으로 규정하고 에 대한 원한을 동원하는 원한의 정치를 강화한다. 이런 이분법적 구도 하에서 조국을 비판하는 모든 입장은 그 함의와 상관없이 수구 기득권으로 규정될 뿐 발전적인 논의가 불가능하다. 이는 의회정치의 위기를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정부여당의 사법권 장악과 재집권을 위한 개혁을 국민 모두를 위한 것인 양 호도한다.

 

청년들은 무엇에 분노하는가?  

조국 논란에서 특징적인 것은 어느 때보다도 거센 청년세대의 분노이다. 청년들이 그 어떤 비리보다도 조국에게 더 크게 분노하는 것은, 진보와 개혁을 자임하던 586 세대의 민낯이 조국을 통해 드러났기 때문이다. 청년세대의 분노는 개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삶이 더 나아질 것이란 희망이 없는 절망적인 세태를 반영한다.

그러나 동시에, 서울대와 고려대 촛불시위에선 정치적인 세력의 개입을 배제하겠다며 재학생, 졸업생 외의 참석을 제한하는 탈정치화가 나타났다. 그들의 시위가 정의를 요구하는 것이 아닌 정치적성격을 갖는 것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정의를 요구하는 모든 행동은 필연적으로 정치적이다. 정의가 무엇인지, 누구를 위한 정의인지, 어떻게 실현하고자 하는지 등 다양한 가치판단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치세력의 배제를 위해 학생증을 검사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정의를 한국사회에서 학벌이라는 특권을 갖고 있는 일부가 전유하도록 만들었다.

2013년 고려대에는 청년들에게 안녕들 하십니까를 묻는 자보가 붙었다. 지난 827일 서울대에도 다시 한 번 같은 제목의 자보가 붙었다. 두 개의 자보 모두, 노동자들의 파업과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의 산재 사망 등 여러 사회적 불의에도 불구하고 침묵하거나 선택적으로 분노하는 청년세대들에게 자성적 의문을 제기했다. 다시 한 번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청년세대는 무엇에 분노하는가? 이 분노는 무엇을 위한 분노인가?

 

정치의 위기를 심화시키는 사법권 장악과 원한의 정치를 비판하자!

586세대와 민주당은 조국으로 대표되는 사법개혁이 한국사회를 개혁할 수 있다고 호도한다. 청년의 목소리의 배후에 보수세력이 있다고 비난하고, 조국 뿐 아니라 야당의 비리도 수사하라고 주장하면서 진영논리를 되풀이한다. 그러나 조국 임명은 검찰개혁이 아니라 정치의 사법화를 심화시키는 사법권의 장악일 뿐이고, 원한의 정치의 강화일 뿐이다.

진정 변화를 만들기 위해, 탈정치가 아닌 정치를 선언하자. 환멸스러운 정치를 만들어내는 정치의 사법화와 원한의 정치를, 정치의 위기를 심화시키는 정부여당의 사법권 장악을 비판하자. 조국 개인에 대한 심판으로는 청년들이 환멸하는 여야 정당의 진영싸움, 도덕성 싸움을 넘어설 수 없다. 또한 청년들의 공정성에 대한 요구가,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드는 데서 그치고 그 위에서 다시 각자도생을 추구하는 것을 목표로 해서도 안 된다. 조국 개인에 대한 비판을 넘어 이를 통해 이루어지는 사법권 장악 시도를, 그리고 서로의 비리를 끄집어내며 정치를 원한과 증오의 장으로 만들고 있는 여야 정당의 인민주의적 행태를 비판하자. 이를 통해 청년세대를 무한 경쟁에 몰아넣는 사회 구조를 비판할 수 있는,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정치의 장을 복원하자.  

 

19.09.09

신자유주의에 맞서 대안세계화로! 전국학생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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