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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故 정해진 열사의 명복을 빌며
 작성자 : 전국학생행진
Date : 2007-10-28 21:39  |  Hit : 2,288   추천 : 0  
이 세상에서 사람대접 받고 사는 일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감히 꿈꿔서는 안 되는 일이었나 봅니다
 
- 故 정해진 열사의 명복을 빌며
 
 
어제 또 한 명의 노동자를 떠나보냈습니다.
“인천 전기원 파업투쟁 정당하다.” “(영진전업)유해상(사장)을 구속하라” 몸에 불을 붙인 채 외쳤던 그 말들이 생에서의 마지막 말이 되었습니다.
마흔 여든 해를 살면서 20년 넘게 전기를 다루며 살아왔지만, ‘최소한 사람대접이라도 받아보자’는 작은 소망 하나 이루지 못했습니다. 아니, 살아남은 자들만큼은 그것을 누리게 하고자 자신의 몸에 불을 붙였습니다.

전봇대에 매달려 매일 12, 13시간씩 일하고, 고압전류에 감전되거나 추락하는 사고가 비일비재하지만, 지금까지 어느 기업주도, 어느 정부도, 어느 법조차도 나서서 고쳐주지 않았습니다. 주 44시간, 하루 8시간 노동시간이 규정되어 있는 근로기준법조차도 종이쪼가리에 불과했습니다. 그토록 오래 숨죽여왔던 인천의 전기원노동자들이 주 44시간만 일하게 해달라며 파업을 시작했습니다. 어제는 이를 묵살당한 지 벌써 131일째 되던 날이었습니다. 故 정해진 열사는 지난 7년간 일해 온 하도급업체 ‘영진전업’에서 부당해고 당했고, 두 달 전부터 이 파업에 함께해오고 있었습니다.

“빛이 있어 세상이 밝고 따뜻해. 우리들 마음에도 빛이 가득해.
빛은 사랑, 빛은 행복. 아름답고 행복한 세상, 만들어 가요”

귀에 익은 이 노래는 바로 한국전력의 CM송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아름답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전봇대에 오르내리며 묵묵히 일하던 사람들이 바로 이들 전기원노동자들, 비정규직 노동자들입니다. 이상하게도 일상에서 꼭 필요한 일을 하는(밥을 짓고, 청소를 하고, 마트에서 계산을 하는) 사람들이 모두 비정규직 노동자가 되어버린 세상입니다.

오는 10월 31일은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 노동자였던 故 이용석 열사의 네 번째 기일입니다. “비정규직 철폐하라”를 외치며 분신한 2003년의 외침이 아직도 메아리칩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지금과 같이 민주화된 시대에 노동자들의 분신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투쟁수단으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게도 ‘지금과 같이 민주화된 시대’를 강조하던 바로 그 정권은, 올해 7월 비정규악법을 시행하여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몰았습니다. 더 많은 비정규직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활짝 열어놓았습니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든다는 현수막이 여기저기 걸리고 1인당 GDP가 2만 달러를 넘어서는 화려한 무대, 바로 그 뒤에선 ‘더 이상 죽이지 마라’는 곡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매일 6명씩 노동자들이 일하면서 죽어가고, 허울뿐인 복지제도 아래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신음하고 있습니다. 이 ‘아름답고 행복한 세상’에서 사람대접 받으며 살고 싶었던 열사의 바람에 답하는 길은 바로, 더 많은 민중들의 싸움에 함께하고 반드시 비정규악법을 폐기시키는 것뿐입니다.

인천 전기원노동자들의 파업투쟁 정당하다!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단체교섭에 즉각 임하라!
비정규직을 확산하는 비정규악법 즉각 폐기하라!
 
 
 
전국학생행진(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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