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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죽음의 행렬을 멈추어야 한다!
 작성자 : 건국대
Date : 2007-10-31 21:50  |  Hit : 2,018   추천 : 0  

2007년 10월, 죽음의 행렬을 멈춰야만 한다! 


10월 한 달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


10월 12일 고양시의 한 공원에서는 붕어빵 노점상 이근재씨가 목을 매 숨진채 발견됐다. 27일 건설노조 노동자 정해진씨는 건설노조 파업의 정당함을 외치며 자신의 몸에 불을 붙여 숨졌고, 불과 5일이 지난 31일 또 다시 화물연대의 두 노동자가 분신을 기도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10월 한 달 동안 우리 사회에서 일어난 사건이며, 대부분의 언론에서 외면하고 있는 불편한 사실이다.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극단적 선택을 단행케 했는가.


정해진씨를 보자. 전봇대에 매달려 매일 12, 13시간씩 일하고, 고압전류에 감전되거나 추락하는 사고가 비일비재하지만, 지금까지 어느 기업주도, 어느 정부도, 어느 법조차도 나서서 고쳐주지 않았다. 주 44시간, 하루 8시간 노동시간이 규정되어 있는 근로기준법조차도 종이쪼가리에 불과했다. 그토록 오래 숨죽여왔던 인천의 전기원노동자들이 주 44시간만 일하게 해달라며 파업을 시작했었지만 정해진 씨가 분신을 한 10월 27일은 이를 묵살당한 지 벌써 131일째 되던 날이었다. 故 정해진 열사는 지난 7년간 일해 온 하도급업체 ‘영진전업’에서 부당해고 당했고, 두 달 전부터 이 파업에 함께해오고 있었다.


이근재 씨는 어떠한가. 그는 부인과 함께 10여년간 떡볶이 등 먹거리 노점을 하며 생계를 꾸려왔다. 그러던 중 2007년 들어 고양시와 일선 구청이 노점단속을 강화하고 특히 서울시가 2월 27일 노점특별관리대책을 발표한 이래 본격적으로 노점상에 대한 강제철거를 확대해나가자 이에 항의하며 집회와 천막농성에도 참여해왔다. 강현석 고양시장은 “생계형 노점상은 인정한다”고 뒤늦게나마 약속을 하기에 이르렀지만 이내 이를 번복하고 “내가 말했던 생계형 노점상은 보따리 할머니”라며 단속을 강행했다. 10월 11일, 대대적인 노점단속이 진행되었다. 故 이근재 씨는 “아내에게 미안하다”, “장사를 못하니 나라도 나가서 노가다라도 해야지”라며 생계의 어려움을 토로해왔다. 하지만 10월 11일 대단속을 당하자 본인이라도 새 일자리를 찾아야 끼니라도 해결될 것 같아 10월 12일 시내에 나갔다가 결국 목을 매달아 자살하고 말았다. 그나마 노점이라도 해서 자립하려 했던 한 가구의 가장을 폭력단속, 강제철거를 자행한 고양시가 결국 죽음으로 내몬 것이다.


화물연대 노동자들은 어떠한가. 그들은 ‘화물연대 인정 및 활동보장’, ‘조합원 불이익 금지’ 등을 요구하며 지난 10월 19일부터 파업을 벌이던 중이었다. ‘화물연대 인정과 단체협상체결’ 요구에 서울우유측은 조합탈퇴와 손해배상과 재산 가압류 등의 회유와 협박을 자행해 왔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화물연대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전출을 감행하고 새로이 계약을 맺을시 사측에 반하는 단체에 가입할 경우 불이익 처분을 감수한다는 각서를 받고 공증까지 했다. 또한 노골적으로 과적을 강요하고 운행시간과 운행거리를 대폭 증가시키는 등 노동조건을 악화시켜 왔던 것이다. 故 정해진 열사와 마찬가지로, 분신한 노동자의 요구 또한 ‘노조인정과 단협체결’과 같이 무척이나 정당하고 소박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 땅에서 삶의 희망을 발견하지 못한 또 한명의 노동자는 죽음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죽음의 행렬을 멈추기 위하여! 

 

사람은 더 이상 살아갈 희망이 없다고 느낄 때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그들에게 희망을 빼앗아간 것은 노동자의 삶의 권리가 아닌 자본의 무한경쟁과 착취만을 한없이 존중한 한국 사회의 구조였다. 노동자들의 비정규직화가 얼마나 비참한 것인지를 뻔히 알면서도, 비정규직을 확산시키는 비정규직 개악법을 강행시킨 노무현 정권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절박한 외침에 대해서 싸늘하게, 철저하게 외면했던 언론을 위시한 한국사회의 모든 것들이었다. 한편에서는 신자유주의를 통한 경제발전이라는 순진한 희망이, 또 다른 한편에서는, 그늘진 한편에서는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평범한 사람들의 현실적인 절망이 존재한다. 이것이 2007년 10월의 한국 사회의 현실이다.


그들의 죽음을 일러 한 노동자가 말했다. “열사가 이 싸움 같이 해달라고 했습니다!” 라고. 그들은 죽음을 선택했지만 그 죽음은 다른 누군가만은 살아서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바람이 담겨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의 선택은 그 싸움에 함께 해서, 살아남은 이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어야 한다. 비정규 악법을 폐기시켜야 하고 근로기준법 준수 등의 기본적인 과제부터 지켜질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어야 하는 것이다. 어떻게 이 죽음을 멈출 수 있는지를 묻는다면, 오직 그것이 이 죽음의 비극을 멈출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우리들은 답한다.

 

- 노동자의 죽음을 부르는 비정규 악법 폐기하라!

-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단체교섭에 즉각 임하라!
- 사회적 빈곤 확산하는 신자유주의 박살내자!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를 넘어 대안 세계화로 나아가는

           평등 자유를 위한 건국대 학생연대, 건국대 20대 법과대학 학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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