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노동자 죽음으로 내몬 대한통운 규탄한다!
대한통운에서 부당해고를 당한 화물연대 광주지부 금호타이어지회 박종태 지회장이 30일 목을 매 자결하였다. 故 박종태 지회장이 목을 맨 나무에는 ‘대한통운은 노조탄압 중단하라’라는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대한통운 택배노동자들은 아침 7시부터 밤 9시까지 하루 15시간 일을 하고 한 달에 받는 임금은 250만 원 정도다. 그러나 이 임금에서 차량유지비는 온전히 택배노동자가 부담해야 한다. 한 달에 40~50만원 기름 값, 1년에 90만원 차량보험료, 부품 교체비용도 1년에 100만 원 정도 들어간다. 뿐만 아니라 택배 고객에게 거는 10만 원이 넘는 전화요금도 택배노동자들의 몫이다. 15시간 장시간 노동에, 김밥 한 줄로,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면서 일하였지만 택배노동자에게 돌아오는 임금은 150만 원뿐이다. 또한 택배노동자들은 사실상 노동자임에도 불구하고 자영업자로 등록되어 사측과 사업계약을 맺는 특수고용 노동자인 관계로 퇴직금도, 4대 보험도,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인 근로기준법도 보장받지 못한다.
노동자들이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통운은 노사가 맺은 임금단체협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도리어 택배노동자의 임금에 해당하는 기본 운송료 10.7% 인하를 요구하였다. 이에 택배노동자들은 공식 업무인 배달과 집하 외에 자발적으로 해오던 분류 작업을 중단하는 ‘준법투쟁’을 전개하였다. 대한통운은 이를 근무지 이탈로 규정하고 故 박종태 지회장을 포함하여 노동자 78명을 문자 한 통으로 부당 해고하였다. 이를 계기로 시작된 화물연대 광주지부의 무기한 총파업은 40여 일 동안 진행되었다. 그동안 대한통운은 화물연대와 모든 대화를 거부하고 조합원들에게 화물연대 탈퇴를 종용하고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인 단체행동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각서를 강요하였다. 한편 경찰 또한 갖은 트집을 잡아 노사 간의 적법한 쟁의에 개입하여 화물연대 조합원들을 연행하고 농성을 방해하는 등 노조탄압에 앞장섰다.
‘대한통운은 죽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 승리할 수 있다면 바쳐야지요. 무엇이든지. … 길거리로 내몰린 노동자들이 정정당당하게 회사에 들어가 우렁찬 목소리 낼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십시오. … 함께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위 글은 故 박종태 지회장이 마지막으로 남긴 글의 일부이다. 더 이상 회사가 어렵다는 얼토당토않은 핑계로 이윤을 위해 일선 노동자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자본의 경제위기 대처법을 두고 볼 수만은 없다. 故 박종태 지회장의 빈자리를 모든 시민들이 채워나가는 것이 봄이 와도 봄이 온 것 같지 않은 경제위기에 대처하는 우리의 가장 올바른 자세일 것이다.
:: 경제위기에 맞선 성균관공동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