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를 죽음으로 내몬 대한통운을 규탄한다!
노동자 한 분이 눈을 감으셨습니다. 대한통운 광주지부 택배노동자 78명이 문자로 해고되어 원직복직 투쟁을 한지 50일 째. 5월 3일 낮 12시경, 대한통운 물류센터가 있는 대전 야산에서 화물연대 광주지부 제1지부장 故박종태 열사가 “대한통운은 노조탄압 중단하라!”는 플랜카드를 내 건 채, 목을 매고 자결하였습니다. 용산에서는 철거민들이 5명이 돌아가신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고대에서 한 선배가 등록금 때문에 자결하신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우리는 또 죽음을 맞이해야했습니다.
-열악한 노동환경
택배 노동자들은 하루 15시간 일을 하고 한달에 250만원 정도의 임금을 받습니다. 수수료로 임금을 정산하기 때문에 택배 물량이 적거나 열심히 하지 않으면 이마저 쉽지 않은데다가, 한달에 50만원 정도의 기름값과 1년에 차량보험료가 90만원, 부품교체 비용이 100만원 정도라 한달 임금은 150만원입니다. 게다가 택배 고객에게 거는 거주 확인 전화 요금도 택배 노동자들의 몫입니다. 10시간의 장시간 운전으로 건강도 좋지 않습니다.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특수고용직이기 때문에 노동권을 보장받지도 못합니다.
-일방적인 해고
이렇게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하는 택배 노동자들이 일방적인 문자 한통으로 해고당했습니다. 지난 1월 중순 대한통운 광주지사와 대한통운 지회는 현행 건당 수수료 920원에서 30원을 인상한다는 내용으로 합의서를 작성했습니다. 한 달로 치면 약 10만원 정도의 임금인상입니다. 하지만 회사는 일방적으로 수수료 30원 인상을 없었던 일로 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이에 항의하는 뜻으로 작업을 거부하는 택배 노동자들에게 돌아온 것은 해고 문자 한통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현재 ‘사업자’ 신분이어서 ‘해고’가 아닌 ‘계약해지’ 상태라서 부당한 해고를 당하지 않을 기본노동권을 주장할 수 없는 처지입니다.
대한통운은 벼룩의 간을 내 먹을 작정인가 봅니다. 노동자들의 삶은 오늘도 죽음의 서곡을 노래합니다. 자본가들에게만 자유로워 쓸쓸한 세상, 노동자들에게는 자유로워 무서운 세상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매번 죽음을 접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되뇌이지만, 냉엄한 현실은 무정하게도 또 한 번 죽음으로 민중들을 내몹니다. 죽음조차 외면당하는 이 현실에 우리가 저항하지 않는다면, 누군가는 외롭게 투쟁하다 지쳐 죽음의 손길에 붙들릴 것입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위해 우리 함께 싸웁시다!
:: 경제위기에 맞선 고려대 공동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