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여성의 날 Review
신자유주의가 야기하는 ‘고용 없는 성장’과 ‘노동의 불안정화’, ‘빈곤의 극심화’ 속에서 대다수의 여성이 노동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여전히 뿌리 깊은 “가족임금 이데올로기”로 인해 여성의 노동은 남성 생계부양자의 노동에 대한 ‘보충물’로 간주되면서 저임금이 정당화 됩니다. 정부는 오히려 가족 이데올로기를 강화하는 저출산 정책, 사회서비스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대다수의 여성이 저임금의 불안정한 일자리와 가정 내 재생산노동의 이중부담을 전가 받고 있지만, 사회는 ‘알파걸’ ‘골드미스’ 등 소수의 성공한 여성에게 주목하며 ‘개인이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이데올로기를 적극적으로 유포하면서 오늘날 여성의 문제가 사회구조적인 문제임을 은폐합니다.
신자유주의 여성활용전략 반대! 여성노동권 쟁취! 페미니즘으로 또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는 기조로 학생기획단을 꾸려 3.8 여성의 날 투쟁을 진행했습니다. 3.8 투쟁을 준비하는 여러 학교에서 모여 기조를 논의하고, 고민을 나누고, 다양한 실천을 기획했습니다. 학내 여러 단위들과 실천단을 꾸리거나, 새내기들과 실천단을 꾸리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3.8 여성의 날의 역사와 의의에 대해 토론을 진행하고, 학내에서 선전전, 광장사업을 벌였습니다.
여러 사회단체와 노조와 함께 <3.8 세계여성의 날 100주년 투쟁 기획단>을 꾸려서 그동안 별개의 실천이 되어왔던 여성권-노동권의 결합을 위해 노력하면서 투쟁하는 여성 노동자들과 연대하는 3.8을 만들었습니다. 3월 3일은 기념하는 3.8이 아니라 투쟁하는 3.8로 만들 것을 결의하고 알리는 기자회견을 갖기도 하고, 여성 노동자들이 직접 삶과 투쟁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야기마당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3월 6일에는 학생기획단에서 여성 노동자와의 간담회 <신자유주의와 불안정노동에 맞선 여성들의 투쟁>을 진행했습니다. 연세대 미화 노동자, 기륭 노동자들이 어떻게 투쟁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어떻게 싸우고 있는지 여성노동자분들의 입을 통해 생생하게들을 수 있었습니다. <사회서비스 시장화 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의 최예륜 동지는 정부가 시행하는 사회서비스 시장화 정책의 문제점과, 사회서비스는 누구나 당연히 누릴 수 있는 보편적인 권리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쉽게 잘 설명해 주셨습니다.학생기획단의 지인 동지의 발제는 신자유주의 하에서 여성 인력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와 ‘여성발전담론’이 실제 여성의 삶을 은폐하고 있음을 분석하고, 여성들의 저항과 연대로 투쟁하는 100주년 3.8을 만들어가자는 내용이 담겨있었습니다. 토론은 길게 진행되지 못했지만 여성노동권 쟁취의 실내용은 어떠해야 하는지 고민을 나눌 수 있는 계기였습니다. 간담회가 끝나고, 기륭과 연세대 분회에 드릴 플랑에 연대의 메시지를 쓰면서 결의를 다졌습니다.
3울 7일에는 신촌에서 있었던 <이랜드-뉴코아 대학생 공동 불매운동> 기자회견과 선전전에 참가했습니다. 계속해서 교섭을 거부하며 노조를 해고하는 이랜드는 중국법인 수익을 배수진으로 삼고, 노조 말살을 목표로 마지막 버티기에 전략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랜드-뉴코아 노조는 이랜드 중국법인이 홍콩증시에 상장되는 것을 저지하는 싸움을 벌이고 있고, 대학생들은 이에 연대하여 이랜드그룹 소속 의류브랜드 불매를 선언하며 이를 알려가고 있습니다.
3월 8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서울지역 여성노동자 한마당이 열렸습니다. 많은 예산을 들여 준비한 주류여성운동의 기념행사와는 대비되는, 여성노동권을 중심으로 여성운동의 현실과 과제를 이야기하는 자리였습니다. 이주, 학교 비정규직, 이랜드, 뉴코아, 보육 노동자 등 각기 다른 조건과 상황에 처해있지만, 신자유주의 하에서 박탈되는 여성의 권리를 쟁취하고자 하는 여성노동자들의 감동적인 발언이 이어졌고, 학생들도 퍼포먼스, 몸짓 공연이 있었습니다. 이후 전국여성노동자대회에 참가하고 문화제로 오는 길에 성신여대 입구역에서 성신여대 정문까지 걸어오며 3.8 여성의 날을 알리고, 여성의 권리를 이야기하는 선전전을 진행했습니다.
3월 8일 저녁에는 성신여대에서 문화제 <100 To The Future>가 열렸습니다. 문화제가 시작하기 전, 부대행사로 각자의 소망을 담는 100피스 퍼즐 맞추기와 이랜드 불매운동 선언, 여성운동네트워크(준) 풀씨가입 등이 있었습니다. 알파걸인 ‘오로라’와 쌍둥이 오빠인 ‘오마르’가 100년 전 ‘루시’의 메시지를 발견하면서, 타임머신 주전자와 함께 시간을 여행하며 일상을 돌아보게 되는 줄거리였습니다. 100년 전 여성들이 노동의 권리를 외며 거리로 뛰쳐나오는 재현극은 중앙대 새내기들의 열연이 돋보였죠^^ 학교에서 겪게 되는 남성 중심적 술자리 문화에 대한 고민, 가정에서 엄마가 일과 가사의 이중부담을 겪는 상황, 학교에서 학내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와의 마주치는 상황을 고대, 성균관대, 성신여대에서 재기발랄한 상황극으로 만들었습니다. 모두의 소망을 담아 종이 비행기를 날렸는데, 성신여대 미화 여성노동자분이 쓴 메시지가 무대로 날아들었어요. 홍대에서 이랜드-뉴코아 여성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담은 자작곡 공연이 있었고, 마지막으로 학생기획단 단장 지인 동지가 3.8 투쟁을 돌아보며 느낀 것들에 대해 발언하고, 3.8이 끝이 아닌, 여성의 권리 쟁취를 위한 싸움의 시작으로 만들자는 결의문을 낭독했습니다. 많은 예산을 들이거나, 전문가들이 준비한 것이 아니라 미흡한 점도 있었지만, 학생들이 모여 컨셉에서 전체 극 내용, 상황극, 영상, 소품까지 함께 고민하고 만든 소중한 자리였습니다.
“페미니즘으로 또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종이비행기와 100피스 퍼즐에 담겼던 소망, 3.8 투쟁을 진행하며 느꼈던 감동을 아직 기억하고 있죠? 또 다른 세계를 가능하게 할 우리의 페미니즘,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Posted by 행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