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성의 날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기념일들 중에는 민중들의 싸움을 통해 생긴 날들이 많습니다. 조선의 독립을 위해 싸운 사람들을 기억하기 위해 만든 3.1절, 치열하게 싸운 학생들의 독립운동을 기리는 학생의 날(11월 3일), 광주 민중들의 저항을 잊지 않기 위한 5.18과 같은 날들이 대표적이지요.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 역시, 누군가가 하사한 날이 아니라 아래로부터 타올랐던 여성들의 투쟁으로 쟁취한 날입니다. 기념의 의미가 ‘뜻 깊은 일이나 훌륭한 인물 등을 오래도록 마음에 간직하고 잊지 않는 것’이라면, 아직은 여성의 날을 기념할 수만은 없습니다. 102년 전 그녀들이 외친 여성의 권리는 아직 세상에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여성들의 싸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성의 날을 마음에 간직하고 기념하기에는 현실에서 계속되는 여성들의 싸움이 너무나도 간절합니다.



여성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싸움은 계속되고 있었고, 더 크게 벌여내야 헙니다


2007년, ‘아줌마’라는 말 대신 ‘투사’로 불렸던 그녀들이 있었습니다. 비정규직으로 노동자들이 고통 받지 않는 세상과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이 없는 사회를 그리며 저항한 이랜드 여성 노동자들입니다. 보통 여성들은 출산을 기점으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육아에 전념하다가 자녀들이 어느 정도 자란 후 다시 취업을 하게 되는데 이 때 여성들에게 주어지는 선택지는 임금이 낮고 비정규직인 일자리가 대부분입니다. 이랜드 여성 노동자들의 경우처럼 대형마트의 캐셔(계산원)를 그 예로 들 수 있겠지요. 여성들은 남성들에 비해 더욱 힘든 노동 환경에 처해지게 되는 것입니다. 대학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미화 노동자들도 또 하나의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대부분이 고령의 여성인 대학교 내 미화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에도 미달하는 임금을 받으면서 새벽부터 저녁까지 꼬박 일합니다. 게다가 휴식공간이나 식비마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그래서 대학교의 미화 노동자들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이 여기저기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이화여대의 미화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기도 하였지요. 하지만 대학 미화 노동자들의 경우에도 노동조합 활동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당한 현실에 맞서 싸울 권리조차 빼앗기고 있는 것이 지금의 여성들의 삶인 것입니다.

  이러한 여성들의 현실을 은폐하며 이명박 정부는 여성들이 더 많이 일할 수 있게 하겠다며 퍼플잡이라는 오묘한 이름의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퍼플잡은 지금도 불안정한 여성들의 일자리를 더욱 규칙 없게 만드는 것을 정당화하는 조악한 포장지일 뿐입니다. 여기에 더해 저출산을 해결해야 한다며 여대생들에게 출산을 서약시키고, 낙태 단속을 강화하며 여성들에게 출산할 것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잊을 만하면 터지는 성폭력 사건을 비롯한 일상적인 성폭력까지…. 이렇게 아직도 여성들은 고된 하루하루의 연속선에 놓여있습니다.

  1908년에 하루 10시간만 일하겠다고, 임금을 인상하라고, 노동조합 결정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그녀들의 말이 102년이 지난 지금도 거리에서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다면, 여성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싸움을 멈추지 맙시다.


           

대학생들이 나서서 페미니즘을 말합시다!


여성들의 싸움이 소리 없이 계속되고 있는 시대에, 대학생들의 실천이 소중합니다. 대학생은 아직 사회인이라고 하기에도, 아니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위치에 놓여있죠. 하지만 대학이 사회와 분리된 무결한 공간이 아니기에 사회의 문제들이 대학에서는 어떻게 드러나는지, 대학생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아가 대학에서부터 페미니즘이 시작되는 102주년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만들어봅시다. 여성의 날을 앞두고 많은 대학생들과 페미니즘을 고민하고 싶어 뉴스레터를 발간합니다. 뉴스레터를 통해 궁금증이 해소되고 고민이 시작되기를 바랍니다. 또, 건강한 토론을 만드는 데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번 뉴스레터는 네 개의 꼭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3.8 세계 여성의 날의 역사>에서는 여성의 날을 만들게 한 여성들의 투쟁이야기를 담았습니다. 102년 전 그녀들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이명박 정부의 ‘퍼플잡’을 비판한다!>에서는 현 정부가 여성들에게 제시하는 것들이 얼마나 한계적인지 비판했습니다. <페미니즘이 시작되는 곳_ 여기는 대학입니다.>는 대학에서 왜 페미니즘을 고민해야 하는지를 말합니다. 대학에 페미니즘이 필요한 이유, 대학생들이 앞장서서 페미니즘으로 세상을 바꿔야 하는 이유를 담았습니다. <새내기들과 함께 하는 3.8 주간>은 대학에서 3.8을 맞아 해볼 수 있는 여러 아이템을 제안합니다. 전국의 각 대학들에서 여성의 날을 맞아 페미니즘의 씨를 뿌리는 화창한 봄날을 만들어가기를 바랍니다. 페미니즘의 열매가 전국에 주렁주렁 열리기를 고대하며 전국학생행진도 치열하게 살겠습니다!




여성에게 위기를 전가하지 말라!

세상을 바꾸는 싸움을 대학에서부터!

다시, 페미니즘이다!


Posted by 행진

2010/02/21 06:02 2010/02/2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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