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주년 3.8여성의 날 투쟁을 제안합니다.

- 중앙대 총여학생회장 지인

얼마 전, tell me열풍은 온 나라를 뒤흔들었습니다. tell me를 불렀던 가수는 유난히 어린 여성들이었고, 그녀들이 추었던 춤은 귀엽고 깜찍함 그 자체의 이미지를 담아 군인, 스님, 경찰 버전 등으로 재현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tell me춤을 따라하며 너도 나도 그녀들을 따라하는 동안 가슴 한 켠에선 또 다른 ‘미소를 파는 여성들’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루 종일 계산대에 서서 미소를 팔지 않으면 안 되는 여성들, 집으로 돌아가선 사랑이란 이름하에 희생을 감내해야만 하는 어머니가 되어야 하는 바로, 홈에버-뉴코아 여성 노동자들입니다. 이는 비단 그녀들에게만 해당되진 않을 것입니다. 여성 총리와 여성 인수위원장이 나오면서 누군가는 여성상위시대라고 말하지만 대다수의 여성들은 아직도 반찬값 정도 되는 저임금에 해고 1순위로 불안정한 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명박은 ‘애를 낳고 기르는 일은 국가가 책임을 지겠다’ 고 하며 보육정책카드를 꺼내놓았습니다. 이제는 아이 걱정 없이 일을 하게 해주겠다는 이 달콤한 말은, 아이 없는 국가 경쟁력을 걱정하며 저출산 문제를 여성인력활용에 방해가 되는 요소로서만 여기고 있습니다. 숨통 트일 곳 없는 각박한 현실 속에서 ‘가족’이라는 공간은 사적 공간으로 더욱 강화되고 있으며 그러한 현실은 부족한 가계 소득을 위해 항상 일해야만 하는 그녀들의 노동을 부차적인 것으로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텔레비전 리모콘 버튼, 컴퓨터 클릭 한번으로 전혀 다른 여성들의 모습이 나오고 있는 지금, ‘여대생’들은 어떠한 삶을 선택받길 강요받고 있습니까. 끊임없는 ktx, 기륭, 이랜드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은 여대생들의 고민으로 체화되지 못하고, 그저 불쌍한 사람들의 투쟁, 엄마 같은 사람들에 대한 연민과 함께, ‘되지 말아야 할 미래의 모습’ 정도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여기저기서 마치 유행처럼 ‘여성’의 모습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지만 진정 여대생들의 진짜 고민이 담긴 여성들의 이야기는 더욱더 가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여성들의 진짜 이야기를 가로막고 있습니까. 소수의 여성들에게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주면서 ‘누구나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허구적인 여성발전담론 때문입니다. 여성들의 현실이 한 치의 거짓 없이 그대로 드러나는 성폭력, 성매매, 비정규직 등의 해결 없는 지금의 여성정책들로는 여성들의 삶이 나아질리 만무함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성평등 시대라고 일컬어지는 지금, 어쩌면 100년 전보다 여성들은 더욱 세련된 방식으로 강요당하며 더 큰 부담을 안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여성들 간의 간극을 더 커지게 하고 있는 지금, 최소한의 연대조차 가로막고 있는 여성정책들에 반대하며 꽃다발을 안겨주고 있는 날로 전락하고 있는 여성의 날의 의미를 되찾아봅시다. 2008년 3월 8일,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며 여성노동권을 쟁취할 수 있는 우리들의 ‘진짜 페미니즘! 저항과 연대가 살아 숨쉬는 투쟁의 날! 바로 진정한 여성해방의 날을 함께 만들어봅시다. 투쟁!



아래 일정에 모두 함께합시다!!
1. 여성노동자와의 간담회
- 섭외 : 뉴코아 노동조합, 전국공공서비스노조 서울경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연세대 분회, 사회서비스 시장화 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 일시 및 장소 : 3월 6일 연세대학교

2. 서울지역 여성노동자한마당
- 일시 : 3월 8일
- 장소 : (미정)

3. 3.8여성의 날 맞이 문화제, <100 to The Future>
- 일시 : 3월 8일 저녁 6시
- 장소 : 성신여자대학교

Posted by 행진

2008/02/26 22:41 2008/02/26 22:41
, ,
Response
받은 트랙백이 없고 , 2 Comments
RSS :
http://stulink.jinbo.net/blog/rss/response/79

Trackback URL : 이 글에는 트랙백을 보낼 수 없습니다

Comments List

  1. 공공노조서울경인지역공공서비스지부 2008/03/03 09:26 # M/D Reply Permalink

    위 공지 일정중에 여성노동자와의 간담회 일정에 있어 시설관리노동조합 연세대분회의 소개가 틀립니다.

    어떤 단위든지 무리뭉실하게 단위를 소개하면 기분이 영 그렇겠지요 ^-^...

    정식명칭은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서울경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연세대분회 입니다.

    그럼, 수고하세요~

  2. 행진(건) 2008/03/03 16:35 # M/D Reply Permalink

    네,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