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첫 뉴스레터를

이명박 대통령님께 드립니다.



올해로 대한민국 건국 60주년을 맞이합니다. 우리는 잃었던 땅을 되찾아 나라를 세웠고, 그 나라를 지키려고 목숨을 걸었습니다. 모두가 하나같이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리하여 세계 역사상 최단 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과업을 동시에 이루어 내었습니다. 오로지 우리의 의지와 우리의 힘으로 일구었습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었습니다.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베푸는 나라로 올라섰습니다. 이제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이명박 대통령 취임사 中 -


오늘, 당신의 취임사 연설문을 읽다가 바로 저 문단에서 손이 멈췄습니다. “모두가 하나같이 열심히 살았습니다.”,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베푸는 나라로 올라섰습니다.” 몇 번이고 이 두 문장을 반복해서 읽었습니다. 그리고 몇 명의 얼굴들이 머릿속을 지나쳐 갔습니다. 생각을 다잡고 떨리는 숨을 내쉬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누구나 하나같이 열심히 살진 않았습니다.”


그렇습니다. 당신이 그렇게 자랑스럽다고 말한 이 나라의 서민들은 참으로 우직하게도, 열심히 살았습니다. 70년대에 가발을 만들던 여성 노동자들이 뿌연 먼지가 가득한 공장에서 하루 12시간, 13시간을 묵묵히 일했습니다. 프레스기 앞에서 기계처럼 철근을 찍어대던 노동자들은 그 프레스기에 손가락이 잘려나가도 잘려나간 살점을 바라보면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요즘은 대형 화물 운송 노동자들이 하루 7-8잔의 커피를 들이부어 잠을 쫓아가며 고속도로를 달립니다. 얼마 전 해고된 이랜드 여성 노동자들은 하루 종일 서 있어서 다리가 퉁퉁 붓고 하지정맥류가 생겨도 병원 한 번 제대로 못가고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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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진

2008/02/26 22:50 2008/02/26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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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욘용 2008/03/02 09:51 # M/D Reply Permalink

    그러게, 취임사 쓰면서 멈칫하진 않았나봐요 ㅋ

  2. ^^;; 2008/04/01 18:56 # M/D Reply Permalink

    당연 지가 안썼겠지요 ^^:;

2008 전국대학생대회 개회식
2008 전국대학생대회 개회식
1월 24일, 전국에서 연세대학교로 모인 대학생들이 ‘길 그 끝에 서서’(곡 지민주)에 맞추어 몸짓을 하면서 대학생대회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대자보전
대자보전
2007년 행진(건)의 활동을 알리는 대자보입니다. 이 외에도 문예운동네트워크, 학회학술네트워크, 여성행진, 예비교사운동모임 페다고지, 이주노조의 부스(booth)가 차려졌습니다.







 

▲포럼
정세토론
(생태, 교육투쟁), 부문별포럼(학회, 학생회, 문화)
대중운동핵심과제 포럼(비정규직, 페미니즘, 반빈곤),
메인포럼(이명박 정권의 집권이 한국사회에 의미하는 바)이 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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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진

2008/02/26 22:49 2008/02/26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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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호] 부문별 포럼 후기 - 생태포럼

부문별 포럼 후기 - 생태포럼 

성대 짱비


태안 기름유출사태 때문에 환경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던 이번 겨울. 많은 사람들이 태안으로 봉사활동을 떠났지만 단순히 ‘환경은 소중하니까’ 차원을 넘어서는 제기는 없었던 모습을 보면서, 태안의 주민들이 생계를 걱정하면서 끝내는 목숨을 끊는 모습을 보면서, 삼성이라는 거대한 기업의 책임이 제대로 제기되지 못하고 시간 속에 묻혀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 엉킨 실타래를 어디서부터 풀어야 하는 건지 답답한 마음을 안고 간 곳은 바로 전국대학생대회 생태포럼이었다.

환경에 대한 문제제기는 사실 아주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유치원 다니던 시절부터 ‘쓰레기 아무데나 버리지 않기’, ‘일회용품 쓰지 않기’, ‘종이 아껴 쓰기’ 등등 훈련을 받아온 우리이지 않은가! 하지만 이 신자유주의 시대에 이미 환경문제는 개인의 양심에 좌지우지될 성격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 생태포럼에서 밝히고자 했던 바가 아닌가 한다.

물론 환경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은 중요하다. 바로 그런 감수성에서부터 출발할 수도 있겠지만 신자유주의가 아우르는 전반적인 것들을 꿰뚫지 못한 채 ‘환경’이라는 개별 사안에만 묻힐 수 없는 것 또한 환경운동인 것이다. 이제는 환경이라는 영역까지도 자본의 이윤창출 도구가 될 수밖에 없는 사회의 모습에 죽어가는 북극곰들에 대한 안타까움만으로는 맞설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좀 더 구체적인 활동을 만들어야 할 때이다. ‘자전거로 충분하다’,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구호보다는 FTA를 본격적으로 성사시키며 농업을 짓밟고 물 사유화로 공공성 파괴와 민중의 건강권까지 위협하고 있는 이명박 정권이 환경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에 대해서 공부하고 그에 맞선 행동들을 만들자. 포럼의 제목처럼, 생태주의와 손잡고 한걸음 앞으로! ^-^

Posted by 행진

2008/02/26 22:47 2008/02/26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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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문별 포럼 후기 - 페미니즘 포럼

서울대 옥자


처음으로 대학생대회에 참여해 본 관악 07학번 옥자입니다. 평소에 여셩주의에 관심이 있었고, 더 깊은 공부를 하고 싶었기 때문에 페미니즘을 고민해오던 사람들의 모임에 선배를 따라 기웃거려본 것이었죠. 그래서 처음엔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기획단에서 학생사회에 새 바람을 일으킬 만한, 논쟁이 될 만한 새로운 여성 정책을 제출하는 게 모임의 목적이라고 밝혔을 때는 여기에 온 게 잘 한 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페미니즘을 잘 알지도 못하는데 구체적인 정책을 만드는 자리에서 뭘 얻을 수 있을까 싶었던 거죠.

사람들과 몇 차례 모임을 가지면서 익숙해져서이기도 하겠지만 차츰 그 자리가 편해졌습니다. 이론을 먼저 공부하고 정책과 같은 현실적인 측면에 뛰어드는 게 순서라고 여겼었는데,  사실 나는 한 인간으로서 성적 정체성을 지니고 있고, 그건 어떤 이론과는 상관없이 내가 서 있는 시간과 공간에서 형성되어 이미 지니고 있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간의 반성폭력 내규를 평가, 수정하는 시간에서도 내가 속한 과/반방, 동아리 등 공동체를 돌아보면서 조금씩 나의 이야기를 하게 되었던 것이죠. 우리가 여성주의를 알지 못하고,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갈 때도 그래야 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 그들의 상황, 그들의 정체성, 그들의 고민을 알고 균열을 낸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정책을 함께 고민해보아도 쉽지가 않았습니다. 여남은 일반적으로 평등해졌기에 더 이상 여성 운동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고시와 학점 경쟁에 몰두하는 여학우들에게 어떤 정책을 던져야 할지 난망했던 것입니다. ‘여성이 받는 차별, 억압이 더 이상 피해감으로 나타나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나타나는 상황에서 그간 피해자로서의 동일성을 강조했던 반성폭력 중심의 페미니즘 운동이 대중적 공감을 얻지 못했다’는 판단은 제가 보기에도 적실한 것 같습니다.

어떤 여운단위보다도 여대생커리어센터의 여성정책이 여학우들에게 깊이 공감되고 있는 현실은 분명 신자유주의적 개편, 여성의 빈곤화와 맞닿아 있습니다. 알파걸과 골드미스 등 여성 발전 담론이 대다수 여성의 현실을 은폐하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려낼 수 있을지 고민이 많이 됩니다. 토론 중에 나온 의견으로, 소위 ‘성공했다 ’라고 하는 여성을 초빙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내용의 강연을 해보자 라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그 새로운 내용이란 ‘여러분도 노력하면 골드 미스가 될 수 있다!’가 아니라 ‘여성으로서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야 했는가’를 공유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신선한 충격을 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거기에서만 그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랜드 여성 비정규직 등 여성노동권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해야만 우리의 생각을 온전히 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해오던 이야기가 먹히지 않는다고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늘 해오던 이야기를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인지를 고민해야하는 것 같습니다.

여러 쟁점 중에 여성발전 담론 이야기를 특별히 한 것은 그 이야기가 제게 와 닿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실 그것이 학내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쟁점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핵심 쟁점을 파고들었으면 좋았을텐데 페미니즘 운동의 역사도 살피고, 학내 운동, 정책을 평가하면서 무려 4가지의 쟁점을 제시한 것이 무리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 모든 문제가 연관되어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너무나 많은 쟁점을 다루려고 한 것은 각 쟁점에 대해 할 수 있는 더 많은 이야기를 축소시킨 결과를 낳지 않았나 하는 반성이 됩니다. 다음 대대회때에는 더 많은 사람이 모여 더 알찬 이야기 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애쓴 만큼 세상이 변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주 많이 노력해서 아주 조금 변하는 게 사실이지만 우리는 더더욱 많이 노력해서 바꿔나갔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행진

2008/02/26 22:46 2008/02/26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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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호] 부문별 포럼 후기 - 반빈곤 포럼

부문별 포럼 후기 - 반빈곤 포럼

- 보건의료학생 “매듭”  동근


“매듭”은 신자유주의·의료산업화에 맞서 민중건강권을 쟁취하는 데 한줌 보탬이 되고자 노력하는(소개가 쑥스럽네요^^;) 보건의료학생들의 연합체입니다. 매년 여름 1주일에 걸쳐서 ‘보건의료학생 현장활동 매듭’을 진행하는데, 2007년에도 7월 셋째 주에 이곳저곳 다녀왔지요. 이렇게 뜬금없는 얘기를 쓰는 것은 동지들에게 매듭에 대해서 간략하나마 알려드리고, 매듭과 행진 동지들의 인연을 말씀드리기 위해서입니다. 2007년 현장활동 기간에 2박3일 정도를 고려대학교 학생회관에서 지내게 되었는데요, 그때 동아리연합회의 행진 동지가 원활히 사용할 수 있게 도움을 주셨지요. 그 인연으로 간간이 만나게 되었구요, 대학생대회의 반빈곤 포럼 준비·진행을 제안 받았습니다. 취지에 공감했기에 매듭에서도 몇 명의 활동가가 참여했습니다. 간략 후기를 이어 쓰겠지만, 결론부터 쓰자면 좋은 기회였고, 앞으로도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가고 싶습니다.

매듭과 행진에서 7명의 동지가 모여서 기획팀이 꾸려졌고, 1월 10일경부터 3번 정도 준비모임을 가지면서 반빈곤 운동에 대해 논의하고 자료집을 만들고 포럼진행을 준비했습니다. 이명박 정권의 등장에 예비해서 빈곤운동에 대한 총체적 접근방식을 정립하고, 앞으로 일상적 반빈곤 대중운동으로 만들어 나갈 새로운 의제와 실천태를 발견하자는 목표를 잡았습니다만, 결과적으로 부족한 점이 많았습니다. 준비를 충분히 하지 못해서 기획팀 내부에서조차 빈곤, 반빈곤 운동에 대해서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고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포럼당일에도 그런 준비부족이 일정부분 영향을 미쳤겠지요. 이해가 어려웠다는 동지도 있었고, 발제문의 분량이 많았다는 동지도 있었고, 발제가 반빈곤운동으로 집중되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가장 아쉬웠던 것은 ‘빈곤에 맞선 우리의 일상적 실천’에 대해서 충분한 토론이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포럼을 기획한 근본적인 목적도 그것이었고, 참석하신 동지들께서도 그 부분을 기대하고 오셨을 텐데 부끄럽고 아쉽습니다. 참석하신 많은 동지들께서 활발히 의견을 제시해 주셨고, 그 과정이 서로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하지만, 학내에서 반빈곤을 의제로 한 활동의 상을 마련하는 데에는 이르지 못해 어딘가 아쉬움이 남습니다. 기획과정의 부족함이 크겠지요.

평가회의에서 얘기되었던 아쉬운 점을 적어보았는데요, 쓰고 나니 스스로 너무 박하게 평가한 것 같습니다. 긍정적인 평가도 많았지만 아쉬운 점만 뽑아서 적은 이유는 앞으로 함께 풀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풀어나가려면 많은 고민과 함께 활동의 경험이 쌓여야 되겠지요. 함께 말입니다. 다행히 반빈곤 포럼의 경험이 바탕이 되어, 지속적으로 만나면서 ‘빈곤에 맞선 우리의 일상적 실천’을 고민하고 실천해보려는 학생활동가들이 조금씩 의견을 나누고 있습니다. 포럼을 준비하는 과정이 즐거웠던 만큼 앞으로의 만남도 즐거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즐거움을 나누고 싶은 동지와 많이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Posted by 행진

2008/02/26 22:45 2008/02/26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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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의 영어노예화, 사회 불평등을 심화하는

이명박 정부의 <영어 공교육 완성 프로젝트>를
폐기하라!



한국사회에서 ‘영어’는 어떤 존재인가?


현재 ‘영어광풍’이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이고, 온 국민이 영어하나에 매달려 신음하고 있는 상황을 보건데, 영어는 우리에게 단지 하나의 의사소통의 도구가 아니다. 영어는 이미 사회적 권력이 되었다. 진학과 취업을 비롯한 사회의 모든 계층 상승의 통로에 ‘영어’가 버티고 서 있다. 영어를 획득한 자는 경제적 부와 권력을 갖게 되고, 그렇지 못한 자는 빈곤과 불평등을 감수해야만 한다.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으려는 수많은 사람들은 토익, 토플 등 영어공인시험에 몰리기 시작했고, 한국은 한 해 900억 원 가량의 응시료를 ETS 등 미국 테스팅 업체에 갖다 바치고 있다. 이렇게까지 영어공부에 매달리는데도 영어로 대화 한마디 못하는 사람은 환자로 여겨지며, 이 환자들에게 ‘영어 주치의’를 배치해 주겠다고 메쓰를 꺼내드는 학원들이 판치는 것이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영어를 통한 빈곤의 고착화, 공교육 파탄!


이 와중에 이명박 새 정권이 영어 공교육을 완성하겠다고 나섰다. 영어 사교육 없이도 모든 학생이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기본 생활 영어로 대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영어로 영어를 가르치는 영어전용(TEE; Teaching English in English)교사를 2013년까지 2만3천명을 신규채용하고, 영어 잘하는 대학생, 주부 및 지역 주민 등을 영어전용 보조교사로 채용하는 등 가히 파격적인 교원정책을 내놓았다. 게다가 초등학교 영어수업 시수를 지금보다 더 늘리고 수능에서 영어과목을 폐지하고 실용 영어가 강화된 ‘국가영어능력평가’ 시험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저기서 반대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지만, 여전히 그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마치 새 정권의 명운이라도 걸린 듯 한 <영어 공교육 완성 프로젝트>는 무엇을 노리고 있는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핵심은 “내가 기업에 있을 때 외국을 많이 나가 보니까 영어 잘 하는게 확실히 이득이더라”는 이명박 당선자의 말에 담겨져 있다. 영어를 매개로 확장되고 있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적극 편입해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모든 국민이 영어에 능통해야 한다는 논리이다. 이 말이 마치 다양하고 깊이 있는 영어교육의 활성화를 주문하는 진정성 있는 말인양 오도되고 있지만, 실상은 비즈니스에만 유용한 실용영어만을 강조하면서 학문연구와 문화교류를 위한 영어교육은 뒷전으로 밀어내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영어수업시수는 엄청나게 늘었으나 ‘문제의 소지를 유발하면 안 된다’는 이유로 영어지문에 정치․경제․사회적인 내용들은 철저히 배제되어왔다.) 또한 여기서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은 1등 국민, 영어를 못 하는 사람은 2등 국민으로 등급이 매겨진다. 이미 95년 이후 초등학교에서 시행된 영어교육은 대부분의 저소득층 학생들을 ‘영포아’(영어포기아)로 만들어 아동기에서부터 이런 계급 분할을 확실히 해 주고 있다. 이렇게 새 정권의 영어정책은 그들 교육정책의 또 하나의 축인 <고교 다양화 300프로젝트>와 함께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선별적 포섭과 극단적 배제’의 논리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새 정권의 ‘공교육 강화’라는 외침이 과연 진정성 있게 들리는가? 정책 발표 이후 또 다시 기세가 오른 영어 사교육 자본들뿐만 아니라, 어학연수․조기유학 문의 건수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들의 주장은 비웃음꺼리가 된다. 영어가 하나의 의사소통의 도구로서가 아니라 계층상승의 사다리라고 대놓고 밝히는 영어정책이 만들 다음 상황은 남보다 더 많은 사교육을 받을 것을 갈구하게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 덩달아 학교마저 학원화 되는 기이한 현상들이 속출한다. 이것의 이면에는 ‘평가’라는 무시무시한 기제가 작동한다. 인수위는 현재의 교육부를 ‘해체’하고 초중등교육 업무를 지방교육청과 단위학교에 이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는 말 그대로 중앙정부의 기능을 없앤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평가기능, 평가에 근거한 재정분배기능 등 강력한 제어권한을 갖고 단위학교들을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학교가 질 좋은 교육을 제공하는지 아닌지를 판별하겠답시고 전국 1등부터 전국 꼴찌까지 순위를 매기는 ‘전국단위학력평가’를 상시적으로 치르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그러면 평가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학교들은 어떻게 하겠는가? 영어 사교육을 못 받아서 실력이 떨어지는 저소득층 아이들의 교육은 내팽겨쳐지고 엘리트중심의 교육으로 전환할 것이다. 이런 교육방침에 걸림돌이 될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비용’을 들이게 하는 학생(장애학생, 이주민 자녀 등)들은 입학자체가 거부되는 사태가 속출할 것이다. 결국 ‘공교육’이 담보해야 할 최소한마저 내팽겨쳐지는 것이다.

 


전 국민의 영어노예화를 거부한다.

<영어 공교육 완성 프로젝트> 폐기하라!


지금의 영어교육은 학습자를 능동적인 언어의 주체가 아니라 노예로 만들고 있다. 영어교육을 매개로 전 세계에 지배력을 뻗치고 있는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전 세계 사람들을 (영어를) 잘 알아듣고, (영어로) 잘 대답하는 유순한 노동력으로 길러내고자 한다. 여기서 시작된 ‘영어 과잉교육’은 주변/반주변부 국가들의 삶과 문화를 담고 있는 모국어를 파괴할 뿐만 아니라 외국어로서의 영어교육 자체의 의미마저도 왜곡한다. 또한 각 학문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영어몰입교육은 학문의 질을 급격하게 떨어뜨린다. 이런 문제투성이인 정책을 폐기하지 않으면, 새 정권의 영어정책은 전 세계적으로 실패한 사례로 길이길이 남을 것이다.


덧붙여 우리 대학생들은 영어교육정책을 비롯하여 신자유주의 교육재편을 가속화할 이명박 교육정책 전반에 맞서 물러섬 없는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벌써부터 이들이 3월 국회에서 국립대 법인화 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하면서 전국 대학들이 이에 발맞춰 등록금을 두 자릿수씩 올리고 있다. 대학에 자율권을 대폭 부여한다는 방안 또한 대학의 비민주성과 대학교육의 자본종속을 심화시킬 것이다. 이에 우리는 모든 교육주체들과 함께하는 힘찬 연대투쟁으로 화답할 것이다.



신자유주의에 맞서 평등-자유-연대로 나아가는

전국학생행진(건)

Posted by 행진

2008/02/26 22:44 2008/02/26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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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가를 뒤흔든 로스쿨, 무엇이 문제인가?



1. 진행상황 가시적 쟁점


사용자 삽입 이미지

 로스쿨(law school)은 법률 이론과 실무 지식을 동시에 교육하는 3년제 석사학위 과정인 법학전문대학원을 말한다. 법률 이론을 위주로 가르치는 기존 법대와 실무 위주의 사법연수원을 합쳐놓은 역할을 하게 된다. 한국은 2005년 10월 사법개혁 법안 가운데 하나로 국회에 상정, 2007년 7월 초 로스쿨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었으며, 2009년도 3월에 1회 신입생들이 입학을 하게 된다.

 지난 1월 30일 로스쿨 인가예비대학이 발표되었고, 2월 4일에 정식발표가 났다. 총 25개 대학으로 서울권역 15개 대학교 1140명, 부산/대구/광주/대구 권역 10개 대학교 860명으로 발표되었다.

 로스쿨의 예비인가 대학 발표와 관련하여 해묵은 논쟁들이 폭발하고 있다. 대학들의 선정기준과 관련하여 평가기준의 공개여부와 정원 등에 대한 논쟁들이 주를 이루고 있고, 로스쿨 탈락 대학들을 중심으로 발표에 반대하는 집단행동 및 성명이 잇따라 진행되고 있다. 또한 사법시험 합격자 수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등의 학벌주의가 논쟁이 되기도 하며, 지방권역의 선정과 관련하여 지역발전에 대한 논쟁들이 이어지고 있다(선문대, 조선대, 경상대, 영산대 등). 그리고 로스쿨과 관련된 파급되는 쟁점들이 나타나고 있기도 한데 특히 동국대의 탈락은 종교 논쟁을 불러오고 있으며, 정부의 개입의혹 등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와중에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인 김신일이 사퇴하고, 로스쿨 탙락 대학들의 총장과 관계자들도 사퇴가 잇따르고 있다.

 현재의 대결양상은 정부/교육부 대 로스쿨 유치실패 대학 구성원/지역유지와 같은 구도로 펼쳐지고 있으며, 로스쿨의 발표가 다음 정부로까지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2. 현재 대결의 본질은 무엇인가?


 현재 로스쿨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논쟁들의 본질을 잘 간취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로스쿨의 도입을 반대하는 것만으로는, 오히려 옛 질서를 고수하는 것처럼 보여질 수 있다.(ex: 예전처럼 사법고시제로 돌아가자!) 그리고 로스쿨과 관련된 선정기준 등을 더욱 정확히 해야 한다는 것은 아무런 대안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현재 로스쿨이 도입되는 배경과 그 함의들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현재 한국에서 로스쿨을 도입하는 것은 신자유주의적 교육재편의 일환이다.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는 자본의 초국적인 이동을 가속화시켰으며, 기업 간 분쟁이나 조절(ex_ M & A)을 법의 힘을 빌어 해결할 일이 증가했다. 그리고 국내법이 자본 간 분쟁을 조절하고 처리하는 것보다는, 국내 노동력의 관리에 측면이 맞춰지며 법의 위상 자체가 달라지게 되었다. 따라서 이러한 일들은 기술관료적인 측면들로 해결되게 되었으며, 이러한 업무를 담당할 법조계 관련 직종들이 늘어나게 된다. 로스쿨의 도입을 통해 매년 2000명에 가까운 법조계 인사들을 배출하겠다는 계획은 이러한 신자유주의적 재편과 관련되는 것이다. 로스쿨의 도입은 노동력의 재생산 주기와도 밀접하게 연관된다. 로스쿨에서 법률 이론과 실무지식을 동시에 3년 동안 교육하는 것은, 기술 관료적인 노동력의 수급주기를 급속하게 줄일 수 있어서, 현재의 과잉교육문제에 대한 지배계급들의 대안 책으로 제시된다.

 현재 대학/지역 간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소소한 논쟁들을 제외한다면, 논쟁의 본질은 발전주의의 지배계급들과 신자유주의 지배계급들의 대결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지난 10년 간 신자유주의 개혁과정에서 빚어졌던 지배계급간의 갈등구도(재벌 구조조정, 사학법 개정 논쟁)들이 이권 다툼을 벌이다가 흐지부지 된 양상들과 다르지 않다. 고시제도는 기본적으로 국가의 통제를 통해서, 기술 관료적 노동력을 수급하는 발전주의 전략의 산물이다. 고시제도는 이를 통해서 발전주의적 노동력을 수급할 수 있었고, 피지배계급의 몇 명이 지배계급으로 편입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불만을 완화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현재의 지배계급들에게 노동력의 수급은 신자유주의적으로 재편된 대학과 교육 장치에 의해서 이루어지게 되었고, 노동력의 수급과 관련된 국가의 적극적인 역할은 별다른 필요가 없어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것과 관련된 현재의 쟁점들은 법을 둘러싼 체계들을 바꾸는 위상이기보다는, 발전주의 지배계급들이 신자유주의로 더 잘 편입되기 위한 술책일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현재 서법연 등을 중심으로 로스쿨에 대한 반대의 입장을 내는 것들 역시, 이러한 양상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다. 현재의 논쟁과 쟁점은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그것이 심각하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고, 기술 관료적인 협상들을 통해서 이익을 나눠 갖는 식으로 진행될 것이다.



3. 어떤 입장을 가지고 로스쿨 논쟁에 개입해야 하는가?


 각 대학들과 캠퍼스에서도 현재 로스쿨과 관련해 대중들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그것은 로스쿨의 도입에 따른 희비교차일 수도 있고, 사시합격자 수와 관련한 학교 발전이데올로기와 관련된 것일 수도, 법체계 등과 관련된 논쟁일 수도 있다. 로스쿨이라는 쟁점에 한정되어 벌어지고 있는 논쟁들을 신자유주의적 교육재편, 더 나아가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의 새로운 단계들에 대해비판하는 것으로 확장해 발언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재편들이 향후에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과 관련하여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는 좀 더 긴 시야를 가지고 살펴봐야 할 것이다.

 로스쿨의 도입과 관련하여 당장 예상되는 지점은 로스쿨의 도입에 따라, 그리고 정원 수에 따라 학벌/학력주의가 더욱 심화되리라는 것이다. 물론 각 로스쿨 정원 중 1/3 이상은 타 학교에서 선출하도록 강제하고 있지만, 로스쿨이 도입된 대학으로 수험생이 몰리는 현상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이는 로스쿨 도입에서 탈락한 대학들은 서열을 높이기 위한 체질개선(구조조정)을 시도할 것이며, 로스쿨 이외의 특성화 방안을 찾기 위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따라서 로스쿨의 도입은 단순히 도입된 대학들의 문제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95년 이후의 끊임없는 대학구조조정이 한 순환을 마감하고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로스쿨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역시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고, 학부시절의 교육은 로스쿨에 들어가기 위한 '예비과정' 정도가 되는 현상들도 많아질 것이다. 학부교육의 부실화와 각 대학의 대학원 교육이 전문대학원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쏠림 현상 또한 강화되어, 학부-학원 교육 모두가 파행에 치달을 것이다. 물론 현재에도 이러한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아니며, 로스쿨의 도입으로 인해 오히려 고시낭인이나 사법고시를 위한 '사교육비용'이 얼마 간 줄어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발전주의와 신자유주의의 모순된 조화를 넘어, 더더욱 신자유주의적으로 재편되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로스쿨의 엄청난 등록금(연간 3500만원 예상)과 법률인력 양성의 주체가 대학법인으로 넘어가게 됨에 따라, 법이 갖는 공공성이라는 개념은 많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법률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재생산 비용이 높아지고, 과잉교육이 진행됨에 따라 그에 따른 법 관련 서비스의 비용 또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기업 간 M & A나 법률 조정을 맡는 로펌들의 입지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소위 진보진영들도 로스쿨의 도입에 대해서 찬성/반대로 입장을 내기가 쉽지가 않다. 현재의 쟁점이 신자유주의 지배세력과 발전주의 지배세력들의 대결담론으로 흐르고 있고, 이에 사회운동 진영이 개입하는 것이 쉽지 않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현재 대결의 본질을 파악해내고, 로스쿨의 도입에 따른 신자유주의적 교육 재편의 새로운 양상들을 잘 파악해 내는 것이다. 이러한 입장들로 로스쿨의 도입을 비판해 나가고, 이를 대중적으로 풀어내려는 노력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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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6 22:43 2008/02/26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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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F 2008/03/07 11:47 # M/D Reply Permalink

    좋은 지적입니다. 훌륭하십니다. 작게 한가지..과잉교육 등의 용어는 아는 사람만 알아서 풀어써주시면 더 좋지 않을까싶네요. 그리고 이러한 입장을 제대로 내는 곳이 안보이는데 행진 동지들 정말 선도적이십니다.

  2. 행진 2008/03/20 03:06 # M/D Reply Permalink

    답글을 달아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 글을 쓰다가 몇 가지 개념어들을 풀어쓰지 않고, 그대로 실었던 것 같습니다. '과잉교육'은 한 마디로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교육받는 기간이 길어진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중공업 등 기술분업적인 산업이 일반적으로 되어가면서, 그에 걸맞는 노동력을 만들어야 하는 필요가 생겼습니다. 이에 따라서 대중들에게 대학교육을 받을 기회가 엄청나게 늘어나고, 대학들의 수와 정원이 많아지게 됩니다. 그런데 최근의 경제 위기 속에서 이런 대학생들은 일종의 '잉여인구'로서 취급받게 되고, 교육 받은 것에 적합하지 않는 취업을 하는 경우들도 생깁니다. 생산직에 취직하기 위해서 대학학력을 감추거나 없애는 경우들이 이를 대표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국가적으로 큰 문제였고, 교육받는 기간을 줄이기 위한 노력들이 자행된다고 생각합니다. 국공립대 툥폐합이나 정원 축소, 교육권의 박탈 등으로 교육에 대한 접근을 줄이고 있습니다. 로스쿨의 도입도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과잉교육이라는 문제를 제기한 것은, 현재의 교육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즉 교육의 구성이나 내용들이 자본을 위한 것으로 구성되어가고 있으며, 그에 따라 교육주기나 접근권 같은 것들이 변화는 과정을 제기하는 것이기도 하지요.

민주노동당 분당사태를 바라보는 시선

지역을 기반으로 한 비정규직철폐! 사회공공성 쟁취 투쟁! 을 중심으로

제도화, 주류화가 낳은 민중운동의 위기를 돌파하자!



지난 2월 3일 민주노동당 당대회에서 심상정 비대위의 혁신안이 부결된 이후 분당 수순이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심상정-노회찬 두 의원을 중심으로 한 신당세력은 3월 16일 창당대회를 목표로 <진보신당 연대회의>를 제안하고 나섰다. 이들은 총선이라는 불가피한 일정이 있기에 총선 전 새로운 진보정당에 동의하는 제 세력들을 규합해 법적 창당을 이루고, 총선 이후 당의 방향성과 강령 등을 심도 있게 논의 해 내용적 창당을 이루자는 2단계 창당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기존 당내 주류파였던 동지들은 “분당은 명백한 해(害)당 행위이며, 이에 대해선 응징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분당을 향한 흐름이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어버리자 “분당은 이혼이 아니라 별거”(권영길)라며 사태를 수습하려 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이번 대선에서 분명히 “패배”했다. 당내 주류파들이 아무리 이를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안위해 본다 한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는 일이다. 이 패배는 단지 2007년 대선 패배가 아니라 민주노동당 8년 역사의 패배인 것이다.(혹자는 04년 총선에서의 승리를 들어 반박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때의 승리는 탄핵당한 노무현의 부활과 운명을 같이했다는 면에서 절대 자력을 통한 승리라고 볼 수 없다!!) 그 패배가 이명박이라는 초강력 신자유주의 정권을 낳았다. 그렇다면 민주노동당을 포함한 운동세력에게 주어진 과제는 명백하다. 지난 8년간의 오류를 철저히 반성하고 이명박 정권에 맞선 진보정당으로서의 이념적 좌표를 새롭게 구축하는 일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두 달이 넘는 분당을 둘러싼 논쟁 과정에서 이와 같은 진지한 반성의 흐름은 찾아보기 힘들다. 분당세력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심상정 비대위의 혁신안을 둘러싼 논쟁에서 대선 패배의 원인은 엉뚱하게도 종북주의와 패권주의의 문제로 옮아갔다. 물론 “당 내에 종북파는 없다”(김창현)라고 뻔뻔스럽게 시치미를 떼는 주류파들이 더 문제이기는 하나, 종북주의에 대한 문제제기는 책임전가, 그리고 이를 넘어 분당사태를 빌미로 지배계급에게 좋은 먹잇감을 갖다 바치는 결과를 만들고 말았다. (동아일보, “[사설] ‘主思派 동아리’ 민노당”, 08.02.04) 게다가 당 내에서는 이를 틈타 레닌주의, 극단적 사회주의를 운운하며 좌익 이념 전반을 공격하는 ‘민노당式 실용주의’가 고개를 쳐들고 있다. 패권주의 논란은 종국엔 거의 감정싸움으로 비화되었다. 이러한 왜곡된 대선평가는 이명박 정권에 의해 몰아칠 신자유주의 공세에 맞설 진보진영의 대안 ‘이념’ 구축을 위한 논의 자체를 봉쇄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



이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시급히 답을 내놓아야 한다. 87년 이후 노동운동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 진보정당운동의 역사를 반성적으로 평가하면서,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취할 것인가? 앞으로 거세게 몰아칠 세계 자본주의의 위기와 위기비용의 민중전가에 맞서 어떻게 새로운 진보운동의 이념을 구축할 것인가?


문제는 “제도화/주류화에 의한 노동운동의 위기”에 있다!


지금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운동진영 전반이 겪고 있는 한계를 제대로 진단하기 위해서는 긴 시야를 갖고 87년 이후 민중운동의 역사적 한계를 되짚을 수 있어야 한다. 87년 6월 항쟁으로 열려진 국면에서 민주노조운동은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이는 7,8,9노동자 대투쟁을 거쳐 전노협의 결성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절차적 민주화라는 자유주의 세력에 의한 87년 항쟁의 치명적인 한계는 결정적인 국면마다 민중들의 급진적 투쟁을 차단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여기에 보수3당 합당을 통해 그 폭압성이 더욱 강해진 노태우 정권에 의해 노동운동은 91년을 기점으로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펼치기..

 

Posted by 행진

2008/02/26 22:42 2008/02/26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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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스코프스키 2008/03/02 21:53 # M/D Reply Permalink

    링크에 한 가지 실수가 있습니다. "민노당은 죽었다. 종북파는 있다", 레디앙, 08.01.14 의 기고자는 조희연이 아니고 조현연입니다. 수정 부탁 드립니다. 글 퍼가면서 수정 했으니 참고 바랍니다.

  2. 행진(건) 2008/03/05 20:17 # M/D Reply Permalink

    아, 네..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100주년 3.8여성의 날 투쟁을 제안합니다.

- 중앙대 총여학생회장 지인

얼마 전, tell me열풍은 온 나라를 뒤흔들었습니다. tell me를 불렀던 가수는 유난히 어린 여성들이었고, 그녀들이 추었던 춤은 귀엽고 깜찍함 그 자체의 이미지를 담아 군인, 스님, 경찰 버전 등으로 재현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tell me춤을 따라하며 너도 나도 그녀들을 따라하는 동안 가슴 한 켠에선 또 다른 ‘미소를 파는 여성들’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루 종일 계산대에 서서 미소를 팔지 않으면 안 되는 여성들, 집으로 돌아가선 사랑이란 이름하에 희생을 감내해야만 하는 어머니가 되어야 하는 바로, 홈에버-뉴코아 여성 노동자들입니다. 이는 비단 그녀들에게만 해당되진 않을 것입니다. 여성 총리와 여성 인수위원장이 나오면서 누군가는 여성상위시대라고 말하지만 대다수의 여성들은 아직도 반찬값 정도 되는 저임금에 해고 1순위로 불안정한 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명박은 ‘애를 낳고 기르는 일은 국가가 책임을 지겠다’ 고 하며 보육정책카드를 꺼내놓았습니다. 이제는 아이 걱정 없이 일을 하게 해주겠다는 이 달콤한 말은, 아이 없는 국가 경쟁력을 걱정하며 저출산 문제를 여성인력활용에 방해가 되는 요소로서만 여기고 있습니다. 숨통 트일 곳 없는 각박한 현실 속에서 ‘가족’이라는 공간은 사적 공간으로 더욱 강화되고 있으며 그러한 현실은 부족한 가계 소득을 위해 항상 일해야만 하는 그녀들의 노동을 부차적인 것으로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텔레비전 리모콘 버튼, 컴퓨터 클릭 한번으로 전혀 다른 여성들의 모습이 나오고 있는 지금, ‘여대생’들은 어떠한 삶을 선택받길 강요받고 있습니까. 끊임없는 ktx, 기륭, 이랜드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은 여대생들의 고민으로 체화되지 못하고, 그저 불쌍한 사람들의 투쟁, 엄마 같은 사람들에 대한 연민과 함께, ‘되지 말아야 할 미래의 모습’ 정도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여기저기서 마치 유행처럼 ‘여성’의 모습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지만 진정 여대생들의 진짜 고민이 담긴 여성들의 이야기는 더욱더 가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여성들의 진짜 이야기를 가로막고 있습니까. 소수의 여성들에게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주면서 ‘누구나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허구적인 여성발전담론 때문입니다. 여성들의 현실이 한 치의 거짓 없이 그대로 드러나는 성폭력, 성매매, 비정규직 등의 해결 없는 지금의 여성정책들로는 여성들의 삶이 나아질리 만무함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성평등 시대라고 일컬어지는 지금, 어쩌면 100년 전보다 여성들은 더욱 세련된 방식으로 강요당하며 더 큰 부담을 안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여성들 간의 간극을 더 커지게 하고 있는 지금, 최소한의 연대조차 가로막고 있는 여성정책들에 반대하며 꽃다발을 안겨주고 있는 날로 전락하고 있는 여성의 날의 의미를 되찾아봅시다. 2008년 3월 8일,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며 여성노동권을 쟁취할 수 있는 우리들의 ‘진짜 페미니즘! 저항과 연대가 살아 숨쉬는 투쟁의 날! 바로 진정한 여성해방의 날을 함께 만들어봅시다. 투쟁!



아래 일정에 모두 함께합시다!!
1. 여성노동자와의 간담회
- 섭외 : 뉴코아 노동조합, 전국공공서비스노조 서울경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연세대 분회, 사회서비스 시장화 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 일시 및 장소 : 3월 6일 연세대학교

2. 서울지역 여성노동자한마당
- 일시 : 3월 8일
- 장소 : (미정)

3. 3.8여성의 날 맞이 문화제, <100 to The Future>
- 일시 : 3월 8일 저녁 6시
- 장소 : 성신여자대학교

Posted by 행진

2008/02/26 22:41 2008/02/26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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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공공노조서울경인지역공공서비스지부 2008/03/03 09:26 # M/D Reply Permalink

    위 공지 일정중에 여성노동자와의 간담회 일정에 있어 시설관리노동조합 연세대분회의 소개가 틀립니다.

    어떤 단위든지 무리뭉실하게 단위를 소개하면 기분이 영 그렇겠지요 ^-^...

    정식명칭은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서울경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연세대분회 입니다.

    그럼, 수고하세요~

  2. 행진(건) 2008/03/03 16:35 # M/D Reply Permalink

    네,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한국 현대사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 '2008, 한국현대사를 만나다' 총론 -



0. 들어가며

 한국 현대사는 많은 단위에서 진행하는 세미나/교양 주제입니다.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시기에 맞춰(3. 8 → 4. 3 → 4. 19  → 5. 1 → 5. 18 → 6. 10 ) 교양을 진행하거나, 한 학기의 세미나 주제가 되기도 합니다. 운동성이 있는 단위들은 현대사를 새롭게 바라보고, 의식을 전환하기 위해서 학습을 진행합니다. 그 외에도 많은 단위들에서 최소한 한국현대사는 알아야 한다는 의식으로, 교양을 진행하곤 합니다. 대중교육의 커리큘럼에서 사회과학의 과소교육이 존재하고, 이에 대해서 한국현대사에 대한 교양을 진행하는 것은 일정한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현대사에 대한 학습을 진행하는 것이 단지 사실관계만을 훑고 지나가거나, 어떤 교훈집 정도로 끝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역사의 총체로서의 현재라는 의미가 잘 파악되지 않고, 과거의 일들은 현재와 별로 상관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진보적인 목적의식으로 현대사 학습을 진행하는 경우조차 민주 대 반민주의 구도로 짚고 넘어가며, 2008년 신자유주의가 고도화된 현재의 한국사회와 연관관계를 찾지 못합니다. 이런 경우 결론은 기껏해야 일반 민주주의자(GD)들이 이야기하듯이 지금은 형식적 민주주의를 달성되었으니, 신자유주의 속에서 실질적 민주주의를 더욱 강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으로 그치고 맙니다. 2008년 현재 신자유주의가 고도화 된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국현대사를 살펴보는 것은 우리의 역사이기 때문에 훑고 지나간다는 당위 이상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학생사회에서 한국현대사 학습의 이론적-실천적인 무능력은, 물론 현대사에 대한 학습을 진행하는 단위들의 문제로만 돌릴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한국 현대사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던 연구자 집단의 무능력에도 일정정도의 책임이 있습니다. 1980년대의 폭발적인 대중운동은 활동가들과 연구자들에게, 마르크스주의적으로 역사를 해석하는 것을 시도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한국에서의 마르크스주의의 위기로 인해, 이러한 역사해석들은 위기를 자초했던 한계들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마르크스주의의 대안처럼 다가오기도 했지만, 역사에 대한 일종의 허무주의나 미시사에 대한 집착을 낳을 뿐이었습니다. 진보적 역사해석의 무능력 속에서 뉴 라이트의 역사해석이 나오며 보수반동화 경향마저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신자유주의가 도입된 지 30년이 지나고 있고, 이명박 정권의 등장과 함께 2008년에는 신자유주의의 자태변환까지도 예상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방식으로 한국현대사를 바라보는 것은, 현재와 과거를 유기적으로 연결시키지 못하게 합니다. 또한 한국사회에서 커다란 단절이 있었다는 일종의 환상까지 유포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교양이나 회고를 넘어서, 의미 있는 한국현대사의 재구성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습니다. 행진에서 추진하는 정책 사업인 '2008, 한국현대사를 만나다'는 이러한 재구성을 위해서 한국현대사에 대한 관점과 커리큘럼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사업은 지식 탐미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신자유주의를 넘어서는 대안을 만드는 실천들과 함께 해야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분량이 많기 때문에 더 많은 내용은 아래 파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행진

2008/02/26 22:40 2008/02/26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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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h 2009/08/27 16:10 # M/D Reply Permalink

    파일 다운이 안 되네요ㅠ

  2. 행진 2009/09/08 14:50 # M/D Reply Permalink

    말씀해 주신 것처럼 현재 블로그에 첨부된 파일들이 정상적으로 다운되지 않고 있습니디. 급하신 내용은 요청하시면 메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복구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