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35호 _ 발간사
「글로벌 경제 위기와 대책 없는 다보스포럼」
최근 ‘글로벌 백수’가 2억 명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1991년 통계를 시작한 이래로 최악의 수치라고 하던데, 동유럽이나 중남미 말고도 특히 서유럽/미국/일본 같은 ‘선진’국가들에서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네요. 신자유주의를 받아들인 모든 나라들에서 기업들이 더 많은 이윤을 획득하고 국가의 경제성장률이 올라가도 안정된 직장은 늘어나기는커녕 오히려 줄어들고 있습니다. ‘고용 없는 성장’은 이제 중심부, 주변부를 가리지 않고 지구촌 어디서나 발견할 수 있는 글로벌한 현상이 되었지요.
한 달 전에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 World Economic Forum)에서 이명박 대통령도 ‘일자리는 전 지구적인 문제’라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세계 경제의 질서를 수립하는 사람들에게도 일자리와 빈곤의 문제가 중대한 사안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 모인 이들이 지구촌이 겪고 있는 고통에 대해 거론할 자격이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전 지구적인 실업과 빈곤의 문제는 당사자들의 스펙이나 게으름 탓으로 돌릴 수 없습니다. 이는 개인을 벗어나는 사회 구조의 문제고, 세계 어디에나 통용되는 절대 권력인‘자본’의 문제니까요. WEF와 G20은 그런 자본이 별다른 규제 없이 지구를 돌아다니며 이윤을 획득할 수 있도록 지켜준 수호자들입니다. 지금은 뻔뻔하게도 금융 개혁이나 일자리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들이 제시하는 ‘방안’들은 자본의 위기를 은폐하고 책임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가시킬 뿐입니다.
이제, 세계 경제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바탕으로 이들이 결코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집시다. 자본의 세계화를 유지하고 강화할 뿐인 WEF와 G20의 방안은 지금의 문제를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걸 이야기해야 합니다. 뉴스레터 35호가 야만에 맞서서 진정한 대안을 모색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Posted by 행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