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G20 투쟁을 전개하자!
4차 캐나다 회의 결과
6월 28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막을 내린 주요 G20 4차 정상회의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재정건전성 강화를 위해 선진국들이 2013년까지 재정적자를 절반으로 줄이고 2016년까지 GDP 대비 부채비중을 줄이기로 합의했다. 이는 남부유럽금융위기에 직면하여 재정건전성에 주력해야 한다는 유럽의 의견을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공식발표문에는 "재정적자 감축 노력이 경기 회복을 더디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는 문구가 들어가 남부재정위기를 해소하기위해 재정긴축이 시급한 유럽과 하루빨리 세계경제를 재편해야 자국경제의 붕괴를 막을 수 있는 미국이 재정정책을 두고 대치하고 있다. 또한 은행세에 대한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갈등 역시 해결되지 못하고 있으며 은행세 안건자체가 폐기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외에도 글로벌 무역 균등화, 중국 위안화 절상 등의 민감한 사안들이 거론되었지만 효력 없는 합의만 있을 뿐 실질적으로 진행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런 현실은 G20을 통한 국제적공조로 경제위기해소, 금융을 규제하겠다는 저들의 선전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까지 주요국 정부들은 ‘전례 없는 국제 공조’에 따른 공격적 경기 부양으로 경제위기를 물리칠 수 있었다며 득의만만했다. 그런데 이런 모습을 이제는 찾아볼 수 없다. 지난 3차 회의 때만 하더라도 출구전략을 논의하던 지배계급들은 당장 터진 위기 앞에서 당황하며 출구전략 논의를 미루고 결정한 것이 고작 재정건전성확보, 재정긴축이 필요하다는 합의가 고작이었다. 캐나다 토론토에 모인 G20 정상회의도, 그리고 IMF도 ‘이제는 누가 뭐라 해도 재정건전성을 위해 힘쓸 때’입니다. 라며 해결책도 의지도 없이 그저 말뿐인 선언만 되풀이 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저들은 지금까지 선언된 것들이 5차 서울회의에서 그동안 회의를 통해 합의된 결과물들의 구체적 방안이 도출될 것이라며 온갖 수사를 갖다 붙이고 있다. 하지만 벌써 4번이나 회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위기해소와 금융규제를 위한 제대로 된 합의조차 이뤄내지 못한 G20이 갑자기 5차 회의에서 ‘선언’이상의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또한 각국들의 자국의 이익을 두고 팽팽한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5차 회의가 진행되는 11월 즈음 이 상황이 극적으로 타개될 것이란 희망을 품는다면 이는 공상일 뿐이다. 이와 같이 G20은 어떤 것도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지만 각 정권은 G20에 목을 매며 밑도 끝도 없이 G20만이 우리의 살길이라며 전 국민들이 G20을 올림픽처럼 환영해야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저들이 이토록 G20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G20을 통해 노리는 것
각 정권은 G20정상회의가 경제위기를 비롯하여 모든 위기와 문제의 해결사인 마냥 홍보하지만 이는 환상일 뿐이라는 것은 지난회의 결과들이 증명하고 있다. 허나 더 큰 문제는 금융규제안에 대해서 내놓는 각 국의 안들이, 현재 위기의 원인인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를 억압하고 규제하는 것이 아닌, 오히려 진전시키려는 방향 속에서 설정되고 딱 그 수준에서 각 국의 이해를 도모하는 방식으로 대립하고 있다는 데 있다. 때문에 그 합의가 무엇이든 금융이윤을 보장하기 위한 저들의 기만은 계속될 것이며 한국에서 진행되는 5차 G20을 성대히 마친다면 우리에게 돌아올 것은 파국일 수밖에 없다. 그들이 말하는 위기극복이란 위기전가와 다를 바 없다. 지난 2차 런던 회의에선 ‘경기부양’이 핵심적으로 논의되면서 신흥개도국들을 지원하기 위한 1조 1천억 달러 출자가 합의되었고 이중 7천5백 불이 IMF에서 확충되었다. 즉 IMF를 통해 신흥개도국들에게 지원을 해주겠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에 IMF의 구제금융을 받았던 나라들이 대부분 신자유주의적으로 재편된 사실들만 보더라도 ‘지원’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의미가 결국에는 G20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세계경제 재편의 질서를 신흥개도국들에게 제시하면서 모든 고통을 ‘전가’하겠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닐 수 없는 것을 우리는 97년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또한 국제금융기구 개혁 등의 구체적인 사안들이 IMF와 기존 국제기구들에게 맡겨졌으며 이는 결국 국제금융기구의 자본과 기능을 강화를 하겠다는 것 그 이상 그이하도 아니다. 더불어 5차 G20정상회의 의장국인 한국은 스스로를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의 ‘가교’로서 역할을 설정하면서, 개도국과 신흥국의 입장을 대변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이렇듯 의장국의 체면상 중립을 표방하고는 있지만, 사실 한국의 역할은 미국이 계획하고 있는 세계경제질서 재편 과정에서 미국의 입장으로 개도국을 잘 달래주는 것에 불과하다. 즉 G20으로 금융을 앞세운 국경 없는 수탈을 이름만 바꾼 채 계속 해나가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3차 피츠버그 정상회의에서부터는 논의된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해서 위기 극복 이후에도 글로벌 거버넌스로서 G20을 활용하는 것에 대해 각 국의 정상들이 한 치의 거리낌조차 없이 동의하는 이유이다. 이와 같은 G20의 5차 회의를 성대히 진행해야할 한국정부는 적극적으로 거리의 노점상을 몰아내 디자인 서울로서의 면모를 다지고, 이주노동자들을 단속하며 추악한 한국의 노동현실을 가리려 하고 있다. 또한 한국경제가 안정기에 접었으니 ‘금리인상’을 하라는 IMF와 OECD의 요구까지 모범국가답게 열심히 받아들이면서 서울회의 이전에 이를 추진할 예정이며,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온갖 공공요금을 인상시키며 노동자민중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물론 이렇듯 G20 스스로가 자신들의 기만성을 온몸으로 드러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G20에 자신의 삶을 맡기고 희망을 거는 사람들이 있다. 거센 금융위기에 몸살을 앓았지만 그래도 국민들이 ‘해내야 한다.’는 정부의 이데올로기 공세 역시 만만치가 않기 때문이다.
G20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는?
때문에 G20에 대응하는 우리의 투쟁은 그 목표와 방향이 명확해야만 한다. 하지만 우리의 모든 요구를 병렬적으로 나열하는 방식으로 투쟁을 진행한다거나, 독재, 반민주와 같이 현 정권의 정책에 대한 일반적 비판이나 G20회의테이블이 약소국 배제하는 절차와 체계를 비판하는 운동으로 G20투쟁의 내용을 채워갈 벌여선 안 될 것이다. 현재 국격 상승과 경제위기 해결을 내걸어 민중들에게 환상을 심으며 본질인 금융세계화 심화를 은폐하고 있는 G20의 본질적인 성격과 그 모순에 대한 비판을 해야만 한다. 그렇지 못한다면 G20 정부의 이데올로기 공세 속에서 국민들의 희망을 망치고 국익에 반하는 적으로 몰려 고립될 수밖에 없으며 G20의 본질을 흐리고 대응을 지지부진하게 만들뿐이다. G20이 정당성의 확보를 위해 여러 의제를 가져다 붙이고는 있지만 결국 자본과 정권 자신들이 몰고 온 금융위기의 비용을 세계적으로 전가시킴과 동시에, 금융시장을 더욱 더 탄탄하게 만들고 확장시키기 위해 만들어졌음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즉 위기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자신들에게 수많은 이익을 가져다 준 금융세계화의 연명만을 논의하고 있는 곳이 바로 G20인 것이다. 이를 명확히 파악하고 운동을 만들 때 비로소 우리는 G20에 대항할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민중운동진영 내에서의 G20대응투쟁은 금융세계화반대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G20을 ‘계기’로 투쟁을 벌여낸다는 것은 단순히 G20이 포괄하는 수많은 의제별로 대응하여 따낼 것은 따내고 반대할 것은 반대하자는 이야기부터 사람들이 분노할만한 내용으로 투쟁하자는 대중추수적인 논의들 그리고 11월 투쟁 중간에 거치는 일정정도로 G20을 사고하는 모습 등을 보이고 있다. 이는 아직 운동진영 내에서 G20에 대한 공동대응이 필요하다는 합의 이상의 논의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G20에 맞선 공동대응을 말하고 있으면서도 불구하고 의제에만 매몰되거나 G20의 핵심이 금융세계화 심화, 세계경제구조 재편에 있다는 사실을 간과된 채 각자 고립된 실천을 하려는 현재의 양상은 금융세계화에 대한 인식이 부재한 것에서 기인한다. 때문에 의제별로 잘 대응하는 것 말고 왜 G20에 맞서서 ‘공동’의 대응이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합의나, 어떤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로 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G20에 맞선 투쟁의 지지부진함이 지속된다면, 운동진영은 결코 민중들의 요구와 융합할 수 없으며 한 발 더 퇴보할 수밖에 없다.
금융세계화 비판을 핵심으로 두고 G20에 반대하는 강고한 투쟁이 필요하다!
G20정상회의로 세계경제질서를 좌지우지하려는 지배계급들의 새로운 판짜기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저들의 금융규제시도는 실패할 수밖에 없으며 만약 성공한다 하더라도 이는 구조조정, 양극화와 같이 민중들을 더욱 착취하는 구조로 드러날 것이다. 그리고 이는 현재 노조탄압, 이주민․노점상등의 탄압이 심화와 같은 형태로 강화되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응하는 우리의 연대와 전략은 생각보다 강고하지 못하다. 만일 G20에 맞선 투쟁이 일회성으로만 그친다거나, G20반대투쟁의 의미를 잘 밝혀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국격상승을 해치는 자들로서 공격당하며 또 다시 한 발 ‘뒤로’ 물러나야 할 판이다. 또한 G20을 두고 개입이냐 혹은 반대냐 혼란 속에서 우리의 선택은 G20에서 저들이 이루려는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 자체를 반대하는 투쟁을 벌여내는 것이 G20에 대한 올바른 개입이라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더 이상 노동자민중에게 물러설 곳은 없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 걸음이라도 더 내딛을 수 있는 투쟁과 이를 뒷받침해줄 강고한 연대의 끈이다. 때문에 지금부터 우리는 G20에 맞서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어떠한 실천을 만들어 나갈지, 또 어떠한 쟁점을 만들고 어떻게 대답을 내릴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신자유주의금융세계화에 반대하는 공동의 합의와 계획을 통해 곧 다가올 G20을 예비해야만 한다. 초민족적 자본의 수탈과 이를 옹호하는 G20이 고용없는 성장 속에서 전세계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하고 빈곤층을 확산시킬 것임을 폭로하면서, 자본과 정권의 유지를 위한 ‘저들만의’ 협상에 반기를 들자!
Posted by 행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