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謹弔]목숨을 앗아간 건, 비정규직이라는 현실이다.
- 이천 냉동물류센터 화재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

1월 7일 오전 이천시 ‘코리아 2000’의 냉동창고에서 화재 사건이 났고, 현장에서 일을 하던 40여명의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었다. 안전 불감증이 화를 불렀다고 단정 짓기 전에, 왜 인화성이 가득한 장소에서 용접작업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안전 교육이나 장비는 왜 열악했는지에 대한 지적이 필요하다.

기업들은 경쟁력 강화, 효율성 높이기라는 신자유주의의 기조 아래 안전한 작업 환경을 조성하는데 드는 비용을 줄이고, 수익률을 높이는 것에만 열중하고 있다. 게다가 비정규직이 전체 노동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아무리 위험한 일을 무리하게 시킨다고 해도 재계약이 되지 않을까 두려워 거절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냉동창고에서 일하던 노동자들도 시공 일정을 앞당기기 위해  인화성 물질이 코를 찌르는 상황에서 용접작업을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김용민의 그림마당 - 1월 9일
이천 냉동물류센터와 같은 작업 생명을 위협하는 현장은 우리의 도처에 널려있다. 최근의 경우만 들어도 인체에 유해한 물질에 노출된 환경에서 일하던 한국타이어노동자들이 2006년 5월부터 7명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돌연사 했으며, 암 등의 질환으로 1년 반 새에 직원 14명이 잇따라 숨졌다. 그리고 2004년에는 태국 이주 노동자들이 노말헥산이라는 유독물질을 나일론 티슈에 묻혀서 작업을 하다가, 앉은뱅이 병에 걸려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켰다. 노동부의 발표에 따르면 2006년 2,454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사망했으며 이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처럼 비정규직은 항상적인 해고 위협 때문에 열악한 노동 환경에서 저임금 장시간 노동할 것을 강요받는다. 비정규직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천의 화재 사건은 어쩌다 발생한 특수한 케이스라고 볼 수 없다. 위험한 작업이 빈번히 이뤄지고 있는 수많은 작업장 가운데, 대형사고로 이어진 하나의 사례일 뿐이다.

이번 사건의 책임은 명백하게도 비정규직을 확대시키고, 노동환경을 악화시킨 지배계급에게 있다. 우리는 이번 화재 사건을 안타까운 사고 정도로 몰아가려는 지배계급에 맞서 최소한의 안전조차 요구 할 수 없는 비정규직의 현실을 폭로해야 한다. 비정규직 철폐 투쟁으로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지배계급의 책임을 묻자!

신자유주의에 맞서 평등-자유-연대로 나아가는
전국학생행진(건)

Posted by 행진

2008/01/09 17:30 2008/01/0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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