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_후기] 2010 전국대학생대회

  지난 2월 9, 10일 이틀에 걸쳐 중앙대학교에서 "전국대학생대회"가 개최되었습니다. 교육투쟁, 정세전망, 대중운동사례발표, 새내기마당, 페민스쿨, 문예마당 등 총 6개의 다채로운 주제로 열린 이번 대학생대회에 전국에서 수백명의 대학생들로 강의실은 발디딜 틈이 없었답니다.^^ 참가자들이 각 주제 별로 참가 후기를 보내주셨으니 그 뜨거웠던 토론의 현장을 직접 느껴보세요!!

======================================================================================



  매년 마다 학기 초가 되면 등록금 투쟁으로 온 학교가 떠들썩하지요. 물론 등록금 문제는 이 땅의 서민들을 힘들게 하는 교육비에 대한 문제제기로 의미가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공약도 한 만큼, 살인적으로 치솟는 등록금 문제를 정부가 가장 앞장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공감해요.
  하지만 대학을 둘러싼 사회의 변화는 단지 등록금만을 문제로 만드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다니는 중앙대만 하더라도 경쟁력 없는 학과를 퇴출시키고 오로지 우리 사회에서 '돈이 될' 것 같은 학문 만을 육성시키는 대학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거든요.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하기 위해 열심히 학교를 다닌 것 뿐인데, 학교는 경쟁력이 없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멀쩡한 학과를 없애버리고 있습니다. 너무 억울하다고 이야기하는 학우들을 곁에서 지켜보며 저도 마음 한구석이 편하지 않았지만, 그런 제 마음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뭐가 잘못 되었는지 잘 깨닫고 있진 못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 대학생대회 교육투쟁마당에 함께 하면서 제가 평소에 고민하면서 답답했던 부분이 뻥~ 뚫린 것 같았어요. 학교 측의 일방적인 행정 때문에 분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대학이 어떤 역할을 요구받고, 또 교육을 어떻게 상품화하는지 보다 체계적으로 이해하게 되었달까?^^; 그래서인지 이제는 다른 학우들에게 대학 구조조정을 이야기할 때, '이래저래서 우리가 하는 일이 정당한거야'라고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등록금 문제를 넘어서서 모든 사람들에게 '교육'이 어떤 의미를 가져야 하는지 새로운 고민이 들기도 했구요. 이번에 배운 걸 바탕으로 올 한해 중앙대 대학 구조조정 반드시 막아낼거예요~!!!




  올해도 들뜬 마음으로 전국대학생대회에 전일참가 했습니다! 작년, 그러니까 2009년 전국대학생대회에서 얻었던 ‘아, 대중운동은 이렇게 하는 거구나!’ 라는 느낌, 제가 활동하고 있는 공간에서 사업계획을 짤 때 09년 자료집을 뒤적뒤적거리며 마스터플랜을 짜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나면서 올해도 역시 부푼 기대를 안고 달려갔습니다!

  전국대학생대회가 진행되는 이틀 동안 날씨는 흐리고 비가 왔었고, 중앙대학교는 학과 구조조정 때문에 학내 곳곳에 플랑이 나붙어있었습니다. 2010년의 시작이 이만큼 어둡고 답답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는데, 메인마당인 정세토론에서 나왔던 자세한 설명들을 통해 저의 이러한 느낌을 비교적 잘 정리해 볼 수 있었습니다. 6월 지방선거가 다가오는데... 지겹게 들었던 “그래 알았다. 그래서 투표할거야? 안 할 거야?”라는 질문. 바로 그 지점에서 ‘운동’의 프레임을 확장할 수 있는 의회주의에 대한 시각이 가장 와 닿았습니다. 시민운동에 관한 이야기는 다소 어려웠지만, 그곳에서 오갔던 어떤 거대한 이야기들은 사실 바로 ‘내가 몸담은 학생사회, 즉 과/학회/동아리에서부터 친구들과 함께 학습하고 토론하며 정치를 복원해나가자!’는 것이었고,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뿌리 깊은 질문에 어느 정도 답해줄 수 있었습니다.



  대중운동 사례발표에서 나왔던 조건과 상황이 각각 다른 3개 대학의 사례들을 보는 것이 현재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내용을 정리해보는 것은 필연적인 것 같습니다. 09년 각 캠에서의 대중운동들을 통해서 과거의 문제의식과 실천들을 돌아보며 현재의 상황에 맞는, 그리고 과거의 편향성을 경계하면서 만들어져가야 할 새로운 운동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또한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서 모범적이고 긍정적인 사례들을 단순히 되풀이하거나 반복하는 것이 대중운동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는 전제하에 각 사례들에 대한 명확한 진단과 전망들을 도출해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각 3학교의 대중운동 사례 모두 중요하지만 특히 눈여겨보았던 것은 성균관대의 사업이었습니다. 이는 대구대 캠의 사회과학대학과 비슷한 상황이라는 동질감이기도 했지만, 박제화되고 침체되고, 형식적인 ‘학술제’에 대한 실망과 함께 훌륭한 자극이 되었습니다. 팀을 구성하고 단 학회 단위별로 제안하고 충분한 참여를 이끌어 낸 것 또한 대구대 캠의 흐름을 만들어 내는 좋은 롤모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후 학내에서의 교육투쟁, 페미니즘, 대학사회라는 의제를 기반으로 한 사업들을 통해서 경제위기의 원인에 대한 진단, 학내 반성폭력 운동의 동의지반, 자유주의적 각 개편들에 대해서 대중들과 소통되고 함께 기획될 수 있는 장을 만들어내는데 있어 여러 가지 가능성등을 모색할 수 있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연세대 문과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진영이라고 합니다! ^-^
지난 9,10일 처음으로 전국대학생대회에 참여했습니다. 많은 것을 배워가고 싶다는 생각에 무척 설레는 마음으로 왔지만, 아직 많이 부족한 저에게 첫날 2010 교육투쟁과 정세토론은 역시 쉽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제 2학년으로 올라가는 만큼 단순히 자신에게 주어진 내용을 학습하는 것뿐만 아니라 본격적으로 대중운동 실력을 쌓고 활동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대중운동실력쌓기 텀을 기대하며 두근두근했습니다. 페민스쿨과 문예마당도 정말 참여하고 싶었지만, 아쉽게도ㅠㅠ; 한 가지밖에 택할 수 없기에 2학년이 되는 활동가들에게 가장 필요할 것 같은 <새내기를 맞이하는 2010가지 방법>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학내에서 속해 있는 단위들에서 새내기맞이 준비를 한창 하고 있는 중이기는 하지만, '활동가'로서 새내기를 맞이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전혀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런 제게 2010가지까지는 아니더라도:) 새내기맞이에 대해 정말 많은 것을 가르쳐 주는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막연히 '밥 좀 사주고 같이 놀아주고 예뻐해 주다보면 어떻게든 되려나?'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새내기맞이의 A부터 Z까지 시기별로 정~말 상세히 설명해 놓은 자료집과 발제를 통해 비로소 방향이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써있는 대로만 하면 진짜 잘 될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지만, 노력도 정말 많이 하지 않으면 안 되겠지요? ^^
  발제 후 자유롭게 생각을 발언하는 시간에서는, 전국에서 온 동지들의 수많은 고민과 상황 공유가 이뤄졌습니다. 각자 자신이 속한 단위에서 겪은 어려움, 느꼈던 희망, 앞으로의 계획을 함께 나눴습니다. 그 과정에서 서로의 고민에 어느 정도 해답을 얻어 가고, 앞으로의 활동의 비전을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양한 사례를 들을 수 있어서 과/반/동아리 세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 노력하는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조금은 딱딱했던 공통마당, 메인마당에 비해 좀더) 소박하게 서로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중간에 논의가 산으로 가버린 아까운 시간을 보냈던 대중운동 사례 발표 시간의 아쉬움도 풀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새내기를 맞이하는 2010가지 방법>을 통해 많은 것을 얻긴 했지만, 그래도 새내기들을 맞이하는 일은 분명 무척 험난한 길일 거란 생각이 드네요. 많이 부딪히고 속상한 일도 많이 겪겠지만, 올 한 해 정말 열심히 살아가려 합니다. 2007년에는 연세대에서 자기 혼자서만 반 신자유주의 선봉대에 전참했는데 2년 만에 이렇게 많은 동지들이 함께 하고 있는 걸 보라고, 너도 더 많은 사람과 함께 할 수 있게 노력해 나가라고 말했던 같은 캠 선배의 말이 자주 생각나는 요즘입니다. 점점 사람들이 떠나고 약해지고 있는 기층단위들을 다시 세우려고 매일 바쁘게 살아가는 삶에서 크게 보람을 느끼고 있기도 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역시 걱정보다도 토끼 같은 새내기들을 만날(♡), 그리고 이제 정말로 선배가 될 기대와 설렘이 훨씬 큰 것 같습니다:) 함께 하는 모든 동지들과 함께, 힘차게 달려가는 2010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09년에 처음 새내기를 만나면서, 제일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페미니즘이었습니다. 새내기들 3명이 모두 재수생 남자아이들이었고, 덕분에 동아리 구성원들은 전체적으로 비상이 걸렸었습니다. 지금 와서 돌아보면, 그 당시 페미니즘을 09학번들에게 어떻게든 '각인'시키려는 노력은 너무 강압적으로 진행되었고, 덕분에 새내기들은 페미니즘에 대한 필요성은 알겠어도 페미니즘을 삶으로서 접하기보다는 너무 어렵고 까다로운 것으로 기억하게 된 듯합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이번 페민스쿨은 '미리 접했더라면...'하고 생각할 만큼, 잘 짜여져 있었습니다. 09년도에 저의 페미니즘은 <'사적인 페미니즘'='일상' Vs. '공적인 페미니즘'='연대와 학습'>라는 부당한 대립각 속에서 많은 질곡을 겪곤 했습니다. 이번 페민스쿨은 그 대립각을 적절히 깨는 내용으로 이루어져있었습니다.

  그 동안 페미니즘과 관련된 기획이 '세미나'나 '회의'에서 그치고, 일상에서의 '이야기'로 보충되어왔던 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페민스쿨은 일상의 것을 어떻게 공론화하여 개인에 대한 지탄이 아닌 전체 공동체가 같이 사고해야 할 고민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다양한 방법에 대하여 적절한 예시를 보여주었습니다. 가족과 노동의 경우, 어렵다고 판단되어질 수도 있겠지만, '변혁의 무기로서의 페미니즘'으로 여타 페미니즘의 의제들을 포괄하며 활동에 대한 의욕이 있는 새내기들에게는 다른 부분보다 더 쉽게 페미니즘을 접하게 되는 출발점이 됩니다. 특히 제가 만난 남자 새내기들의 경우 페미니즘에 대한 인식을 가족과 노동을 통해 확장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연애' 와 관련된 부분은 특히 신선하게 다가왔는데, 현재의 공동체가 암묵적으로 규정하는 공동체 내 연애에 대한 '금지'나 '두려움'이 아니라, 어떻게 포괄적인 페미니즘적 인식 속에서 어떻게 대안적인 연애를 만들어가는 공동체가 될 지에 대한 기획들을 제안하는 글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페민스쿨은 다양한 기획과 논의를 제안함으로써 새내기를 페미니즘으로 만나는 것이 어렵고 까다로운 일이 아니라 즐겁고 기대되는 일로 만들어주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좀 더 활기차게 페미니즘을 활동 속에 녹여내서, 내년에 페미니즘을 즐겁게 사고하는 새로운 새내기들과 함께 페민스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10 대학생 대회의 대중운동 실력 기르기 마당은 세 가지가 있었습니다. 새내기를 맞이하는 방법, 페민스쿨, 그리고 문화제 기획이 바로 그것들입니다. 캠에서 문화제의 기억이 많지가 않았고, 그것을 기획하는 것에는 어떤 과정들이 필요하며, 어떤 아이디어들을 펼칠 수 있을지 궁금해서 문화제 마당에 갔었습니다. 새내기 마당이나 페민스쿨에 비해서 사람은 적었지만, 소수 정예로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마음으로 발제를 듣고, 모여서 나름의 기획 회의들도 했었답니다.
  왜 문화운동만이 아니고, 문화와 예술이 같이 들어가 있는 문화예술운동인지에 대한 내용부터 문화제 기획의 실제와 예시가 결합된 것을 보면서, 어떤 생각으로 계획을 내야 하는지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서로가 겪었던 문화제의 기억들을 공유도 해보고, 좋았던 기억들뿐만 아니라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것도 이야기해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마지막에는 실제로 문화제 마당에 있는 우리가 기획해보는 기회도 만들었었는데, 20~30분에 모든 계획을 다 하려고 하니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고, 무엇부터 해야 할지 머리가 하얗게 되기도 했었습니다. 3.8 문화제, 해오름제, OO인의 밤 등등 여러 문화제 소스들이 있었고, 그 중에서 하나씩 택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서로 모여서 기획 의도, 목적, 마스터플랜, 심지어는 문화제 외의 사업들(문화제의 기억들을 모을 수 있는 것)도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번 마당을 겪으면서 배우고 생각했던 것은 문화제 기획은 거창하지 않고, 기본적인 부분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진행하는 사업들을 하는데 앞서 가장 먼저 하는 목적을 세우는 것, 의도는 무엇인지 고민하는 부분에서부터 출발한다는 겁니다. 문화제 기획을 통해서 문화예술운동이란 무엇이며, 문화제를 통해서 많은 건강한 기억들을 남기는 데에 자신감이 붙은 것 같아서, 대학생 대회 시작할 때 많은 무기들을 만들어 가자는 이야기 중 어느 정도는 달성했다고 봅니다. 모두 그 날 배우고 느꼈던 것으로 대중운동의 바다에 뛰어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행진

2010/02/16 19:32 2010/02/16 19:32

Trackback URL : 이 글에는 트랙백을 보낼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