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특호_입장1] 이주-국제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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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노동자 ’
이주노동자가 등록, 미등록과 상관없이 사업장에서 차별과 언어적, 신체적 폭력에 노출
이주노동자 2008년 산업재해 사망자는 117명으로 2007년보다 34% 증가
같은 기간 한국노동자의 산업재해 사망은 4.7% 증가
E-6 예술흥행비자로 입국한 많은 여성들이 성희롱과 성폭행을 당함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일은 수치심을 참으며 업소에 남거나 도망을 쳐 ‘불법체류자’가 됨

이주노동자가 부당해고 같은 착취와 인권침해에 취약한 이유 :
고용허가제가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이동을 3회
구직기간을 2개월 이내로 제한

[국제 엠네스티] - 이주노동자 인권보고서



버려지는 일회용품, 그/녀들은 이주노동자

정부는 지난 10월 12일부터 ~ 12월까지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집중단속을 시작했다. 법무부와 노동부를 포함한 7~8개의 정부 부처가 합동단속에 함께 하고 있으며 이주노동조합에 대한 불법사찰 및 이주노조 활동가에 대한 표적단속을 시도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디어활동가이자 음악인인 네팔인 미누씨가 체포되어 23일 강제 추방당하였다. 그리고 일요일 단 하루 만에 경기도에서는 100여명에 달하는 미등록 노동자가 단속되었다. 마치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씨를 말리려는 듯 가택 무단침입, 옷을 벗긴 채, 아이가 있는 임산부들도 무자비하게 단속하는 불법적인 방법, 인간적으로 행해질 수 없는 방법은 기본이다. 또한 수도 없는 폭력으로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의 심리적 압박감은 자살기도를 할 만큼에 다다르고 있다. 심지어는 등록 노동자든 미등록 노동자든 상관없이 모든 이주노동자들을 타깃으로 단속을 일삼고 있다.
벌써 상반기에 2만 명에 달하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 단속되었고 전국적으로 경쟁을 하듯 할당량을 두어 단속을 감행하는 등 가게에서 사고픈 물건을 집어오듯이 이주노동자들을 단속하고 있는 것이다. 남한에서는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은 2008년 12월 말 현재 국내 취업 중인 이주노동자는 약 70만 명으로 국내 총 취업자의 3%, 국내 임금노동자의 4.4%를 차지하고 있다. 합법적 체류자격을 가진 이주노동자는 전체의 73.5%, 미등록 상태의 이주노동자는 전체 이주노동자의 26.5%이며 이주여성이 전체 외국인의 42.1%이고 이주노동자의 성별 현황은 남성이 67%, 여성이 33%이다.
기억을 떠올려보자면 몇 년 전만해도 이주노동자들은 내국인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존재였다. 그러다 어느 순간 외국인, 이주민들을 소재로 한 tv프로그램이 등장하고, 이주민들이 사회 속에서 그/녀들의 존재를 보이기 시작했다. 여성은 결혼이주여성으로, 남성들은 이주노동자로 대표되는 것 같다. 결혼 이주여성은 남아선호사상으로 정주 여성이 부족하고 혼인의 시기를 놓치거나 하지 못한 남한 남성들의 동반자가 되어 출산율을 높이는 존재, 남성 이주노동자들은 땀을 흘리며 정주노동자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그런데 왜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위기가 오니 이주노동자들을 축출하자고 이야기 했던 것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한국의 중소기업들은 정주노동자가 아닌 이주노동자들을 고용하는 것일까? 이는 정부의 고용허가제라는 정책으로 이주노동자를 도입하는 이유와 다르지 않다. 기본적으로는 정주노동자들이 3D업종에서 일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이주노동자를 고용함으로 내국의 구인난으로부터 비교적 3년이라는 안정적인 고용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주노동자를 고용함으로 인해 저임금을 주면서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 잔업 및 초과노동 등 사측의 명령에 고분고분 잘 따르는 유순한 노동력으로 비정규직이라는 굴레에도 다가가기 힘든 조건에 위치해있다는 것에 이주노동자들을 고용하는 이유가 있다.
이렇게 이주노동자들은 한국 사회에서 그 누구보다 먼저 경제위기 속에서 자신들의 일자리를 정주노동자에게 내어주는 희생양이 되고 가장 먼저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경제적으로 남한보다 못사는 나라에서 왔다는 이유로 차별과 착취, 편견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남아야 하는, 남한보다 못사는 고국(故國)을 숨 쉬게 하는 존재다.

내부 - 계획적인 ‘선 긋기’

정부는 이미 고용허가제라는 정책을 통해 이주노동자들의 사업장 이동과 구직기간을 제한하는 것에서부터 문제로 제기되었던 정책에 더해 올 초 작년 하반기 경제위기가 가시화, 장기화될 전망이 제기되자 경기침체로 인한 내국인 실업자 증가에 대한 대응 및 국내 취업 중인 이주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보호한다는 기조로 2009년 이주노동정책을 발표하였다. <내국인 인력대체 지원>, <건설산업 취업허가제 도입>, <신규 이주노동자 도입 중단 및 2009년 도입규모 축소>, <숙식비용 최저임금 산입>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들은 정작 실업과 일자리 양산에 대한 해결책 없이 정주노동자들이 꺼리는 직업을 굳이 이주노동자들을 축출해 내국 인력으로 채우려는 ‘눈 가리고 아웅’ 식의 구멍난 정책이 아닐 수 없다.
다문화사회, 이미 몇 년 후면 남한의 낮아진 출산율을 결혼여성이주민이 높여주고, 거기서 태어난 고국의 인력을 잘 키워낼 교육과 사회에 대비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 이외에 다문화사회에 포함시킬 다른 벽은 너무도 높다. 합법(결혼여성이민자, 외국인 투자자, 등록 이주노동자) vs 불법(혼인빙자 이주여성, 미등록 이주노동자, 불법체류자)라는 선을 긋고 합법과 불법이라는 모순적인 틀로 이주민들을 나누고 있기 때문이다. 이주민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합법이어야 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보자. 무엇이 그/녀들을 불법으로 만들까? 불법과 합법의 기준은 어디에 있을까? 사람이라는 존재가 불법이 될 수 있는 것일까? 불법사람은 사람의 존재를 부정하기 때문에 불법이 된다. 즉 이 사회가 등록 이주노동자는 합법, 미등록 이주노동자는 불법이라고 규정하기 때문에 합법과 불법사이에 선이 생기고 그 선을 뛰어넘기엔 너무도 높은 벽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집중단속이 강화되면서 정부는 이주노동자를 다르게 규정하고 갈등을 유발시키는 것을 넘어 더욱 높은 벽을 만들고 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타깃으로 삼아 단속을 정당화 하기위해서 외국인 범죄 전담반과 지문날인 부활을 통해 이주노동자들을 불법체류자, 범죄자, 테러집단으로 몰아간다. 이것은 정부가 내국인들에게 이주민에 대한 제노포비아를 부추기며 분열을 조장하는 것이며 다문화사회라는 얼굴에 침을 뱉고 있는 것과 다름 아니다.
 
외부 - 누구를 위한 세계화 인가?‘자본의 횡포’

 [인도]  ‘포스코’
 2005년 6월 22일 인도의 오릿사 주정부와 1200만 톤 규모의 제철소 건설에 합의하는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 제철소 건설부지 주민들이 강제이주에 저항. 2007년 4월, 9월, 11월에는 주정부와 주민들 간의 폭력사태가 계속 발생 - 지역으로 이어지는 진입로 다리의 주요 검문소를 지키고 있던 지역 주민들이 100명의 무장괴한에 의해 공격을 받았다. 무장괴한들은 사제폭탄을 시위텐트를 향해서 던지고 항의하는 주민들을 구타했으며, 대부분 여성으로 이뤄진 시위대를 성적으로 희롱했고 이 과정에서 약 50여명의 주민들이 부상당하고, 그 중 15명이 중상을 입었다.

 [콜롬비아] ‘현대’
 남미 콜롬비아에서는 농민, 활동가들이 정부군과 친정부적인 준군사조직에 의해 무자비하게 납치되고 살해되는 등 심각한 위협과 탄압에 노출되어 있다. 2007년 5월 18일 만쿠소는 공청회에서 전임 지도자인 카를로스 카스타뇨가 직접 현대의 콜롬비아 지사장인 카를로스 마토스를 만나 현대에게 헬리콥터 지원을 요청했고, 현대는 이를 거절하는 대신 연간 4대의 택시를 지원. 현대가 기증한 택시들은 ACVC와 같은 단체의 활동가들을 위협하고 살해하는 데 직접 동원되었다.

 [인도] ‘현대자동차’
 지난 7월 인도 현지법인 현대자동차 노조 간부 2인을 한국으로 초청했지만, 한국 정부가 '아국 기업체 내에서 불법활동을 한 혐의'와 '이들의 입국이 국익에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이유로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한국의 대기업 현대자동차 사측이 합법적인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핵심 간부들을 강제 전보, 해고, 정직 등의 징계 조치와 작업안전관리 상의 부실 및 그에 따른 산업재해, 사업장에 있던 힌두신상을 철거 등 종교적 권리 침해하고 노동자를 개로 묘사한 게시물을 만드는 인권침해를 저질렀다.

남한의 큰 기업들은 생산의 거점을 세계로 진출한 수많은 자본을 투자해 돈을 벌고 있다. 사회적 공헌을 많이 하는 기업 포스코(POSCO)는 인도 정부와 주민의 동의 없이 체결된 협약을 밀어 붙이며 평생을 터전으로 살던 지역에서 주민들을 몰아내고, 초국적기업인 현대가 콜롬비아의 정부에 제공한 택시는 사람을 죽이는 수단으로 쓰이고, 인도의 현대자동차는 노동자를 '자본의 개'로 명명하며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을 착취, 학살하고 있다. 큰 기업들의 진출만 봐도 지금 지구는 국제사회, 세계화 사회라 부를 수 있다. 특히 자본은 세계의 내부와 외부를 넘나들며 자유롭게 노동자들을 탄압, 착취하며 더 값싼 노동력을 얻기 위해 곳곳으로 이동하며 돈을 벌고 있다. 그러나 자본의 이동, 일자리의 양산을 따라서 이동하는 이주노동자들은 각 나라의 정부와 자본들이 이동을 제한하고 정책적으로 탄압을 일삼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현실이다.

편견과 차이 그리고 위기를 넘어

올 여름을 더욱 뜨겁게 달궜던 쌍용자동차 투쟁에서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비정규직노동자들의 목숨 건 투쟁에 함께 일했던 정규직노동자들이 구사대가 되어버린 참혹한 투쟁에서 정부와 자본은 끝끝내 노동자들을 분할하려 시도했고, 쌍용자동차를 필두로 대기업 노동자들을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분할하고 노동자들의 투쟁을 산산이 부숴버리려던 지배계급의 계략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정주노동자와 이주노동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정부의 기만적인 정책 속에서 현재 내국인들 사이에서 이주노동자 단속에 지지적인 분위가 형성되는 것에 동요되어서는 안 된다. 바로 정부와 자본이 원하는 것은 한국사회와 이주를 분할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주노동자들을 단속하고 축출하여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최저임금도 못 받는 이주노동자들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을 뿐만 아니라 전체 노동자의 일자리 질을 낮추는 것과 다름 아니다. 오히려 경제위기를 빌미로 노동의 질을 낮추고 노동자들을 분할하여 더욱 값싸고, 강도 높고 유연한 노동의 분위기를 조장하려 미등록이주노동자에 대한 단속과 추방을 강행하는 것이다. 이는 곧 자본이 만들어낸 위기를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 것과도 다르지 않다.
전 세계가 구조적으로 발전국가가 저발전국가의 자원과 인력을 갉아먹고 착취한다. 저발전 국가는 키워낸 자국의 인력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줄 수 없어 발전국가로 노동자들을 송출하고 가족의 생계와 자국의 경제를 책임지러 떠나온 이주노동자들은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멈추어 지지 않는 한 끊임없이 존재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본의 세계화가 한나라를 넘어 움직이고 노동자의 이동 역시 지금의 체제 안에서 구조적으로 나타나는 문제라는 것을 그리고 지금의 사회가 국제적인 것에서부터 지역적인 것까지 연결된 하나의 고리라는 것을 다시금 기억하자.

진정 지구가 세계화, 다문화 된 사회가 되고 있다고 한다면 평등한 자유, 노동자들의 이동도 자유로울 수 있어야 한다. 자본의 노예로 착취당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권리를 문화, 종교, 인종, 계급에 대한 차별과 착취를 뛰어넘자. 경제위기의 책임을 전가하는 정부와 자본에 대한 저항을 발붙이며 생활하는 학생사회에서부터 시작하자!

Posted by 행진

2009/11/24 16:14 2009/11/2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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