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건리를 無Gun里(총이 없는 마을)로!


무건리를 無Gun里(총이 없는 마을)로!


 

평택, 그리고 무건리

지난 2006년 우리는 ‘여명의 황새울’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극단적인 국가의 폭력을 목격했었다. 동아시아 안보를 지킨다며 전쟁기지를 확장하려는 시도는, 대추리의 기억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다시 나타나고 있다. 2006년 국방부는 파주의 무건리와 오현리 일대에 703만평의 땅을 매수하겠다고 발표하고, 2009년까지 부지매입을 완료하겠다고 통보하였다. 이미 무건리와 오현리의 주민들은 1980년 파주에 350만평 규모의 무건리 훈련장이 설치되며, 그 곳에 살던 직천리 79세대 300여명, 무건리 150세대 550여명이 삶의 터전에서 쫓겨났다. 그 이후에는 주민들의 생활 공간에 포탄이 날아와 터지기도 하고, 훈련이 실시되는 기간에는 대규모 전차가 마을도로로 이동하기도 했다. 2002년 6월 13일에 발생한 故신효순, 심미선 장갑차 압사사건도 무건리 훈련장에서 훈련을 마치고 이동 중이던 미군 궤도차량에 의해 일어난 것이다. 2005년 2월 26일에는 훈련 중인 미군 아파치헬기 1대가 추락하는 사건이 나기도 했다.

  이런 사건들로 인해 주민들은 농지 훼손ㆍ농작물 파손ㆍ가축유산 등의 피해를 겪었지만, 국방부에서는 어떤 대책마련이나 보상도 없었다. 오히려 이들은 다시 한 번 강제로 쫓겨날 위험에 처해있다. 2007년에 들어 국방부는 되려 협의매수에 응하지 않은 주민들을 협박하기 위해 매수한 농지를 파괴하고 노골적으로 주민들의 영농을 방해하기도 하였고, 심지어 상수도까지 파괴하는 파렴치한 행위를 저질렀다. 국방부는 무건리와 오현리 일대의 토지에 대해 토지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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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를 강제적으로 진행하며, 그 부지에 포함된 주민들의 땅을 강제로 수용하기 위한 첫 번째 수순을 진행하였다. 9월 16일 경찰은 이러한 일방적인 감정평가에 항의하는 주민들 7명을 폭력적으로 연행하고, 파주경찰서 앞에 모여 연행자의 석방을 평화적으로 요구하던 주민과 사회단체 회원들 28명마저 불법 연행하였다. 그리고 18일에는 주민 3명과 김종일 무건리 공대위 집행위원장 등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하였다. 현재 주민들과 활동가들은 무건리에 대한 감정평가를 저지하는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의 대 동아시아 전략

 

현재 미국이 전쟁기지를 확장하려고 하는 것은, 세계 각지의 분쟁과 소요에 맞서 신속하게 군대 등을 투입한다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신속 기동군’을 통해 세계 각지에서 ‘윈-윈’전략을 취하겠다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경제 위기 속에서 미국의 헤게모니를 지키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것이 2008년 몰락한 것으로 증명되는 금융세계화를 마지막으로 부여잡으려는 발버둥에 다름 아니며, 달러자금을 환류하는 지역으로서 동아시아에 대한 통치성을 지키기 위함이다. 따라서 전쟁기지를 확장하며 미국의 헤게모니와 금융세계화를 지키려고 시도하는 것은, 장작을 지고 불섶에 들어가는 행위일 따름이다. 이런 의미에서 현재의 문제는 결코 해당 지역의 주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지배계급들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방식은 각종 경제조치를 명목으로 민중들을 수탈하는 것과 함께, 계속되는 전쟁의 위협과 공포를 통해 자신들의 패권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 세계적인 전쟁과 현재 우리가 겪는 폭력들은, 무건리 참극의 원인과 한 치도 다르지 않다. 안보와 경제성장이라는 명목으로 민중들의 지식과 사상의 자유를 침해하고, 첨단장비를 동원하며 폭력적으로 집회를 가로막는 것, 건설경기 부양이라는 명목으로 서울 한복판에 용역깡패를 투입하여 주민들이 사는 집을 철거하는 것.. 이 모든 것들은 대추리의 그리고 무건리의 다른 모습들이다.



동아시아에서의 불안정성 증폭

이러한 가운데 전쟁과 테러는 우리에게 일상적인 위협이 되어가고 있다. 특히 동아시아 지역은 미국의 헤게모니가 무너지는 가운데, 정치적-군사적 불안정성이 더욱 커질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예컨대, 동아시아에서의 수출달러를 환류시키는 방식으로 미국의 재정적 불안정성을 지탱해 왔던 지금까지의 방식이 금융위기의 본격화 속에서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이것이 미국에 선행하는 동아시아에서의 경제적 불안정성을 가져오지 않을지에 대한 고민이 진행되어야 한다. 특히, 동아시아 차원에서의 반전투쟁의 공동의 경험이 사실상 거의 미비하다는 차원에서 봤을 때, 한-미, 미-일 간의 경제적․군사적 동맹이 가져 올 파괴적 효과는 어떤 방식으로든 폭발할 가능성이 상존해 있다는 경각심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처럼 일상적인 전쟁의 위협은 생존 자체를 파괴하는 것으로, 전쟁의 이유로 드는 ‘경제성장ㆍ안보ㆍ국가경쟁’자체가 사라지는 상황이다. 게다가 이것은 전 세계 민중들에게 닥쳐온 위협이며, 무건리의 투쟁이 노동자-민중 모두의 문제인 이유는 여기에 있다. 특히, 남한과 일본이 공히 민중운동의 심대한 침체일로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상황을 인지하자. 그럴수록 이에 맞선 대안은 반전과 평화주의를 통해, 무건리 투쟁에 연대하고 신자유주의의 군사세계화에 맞서는 근본적이면서도 구체적인 전략을 ‘현실화’시키는 것이다. 특히 공동으로 전쟁의 참화에 휩싸일 수 있는 동아시아 지역 안에서, 반전-반핵을 매개로 평화를 지키는 투쟁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길만이 우리가 계속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길, 무건리를 진정으로 무기 없는 마을(無Gun里)로 만드는 길이다!!


 

Posted by 행진

2008/11/10 14:50 2008/11/1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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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무건리 군사훈련장 확장 계획
즉각 철회하라!



지난 9월 16일, 국방부와 군은 오현리 주민들의 동의도 없이 주민들의 재산에 대한 감정평가를 강제적으로 실시하였다. 이 감정평가는 무건리 사격 훈련장 확장 예정지에 대한 토지보상을 위한 것으로서, 그 부지에 포함된 주민들의 땅을 강제로 수용하기 위한 첫 번째 수순이다. 경찰은 이러한 일방적인 감정평가에 항의하는 주민들 7명을 폭력적으로 연행하고, 파주경찰서 앞에 모여 연행자의 석방을 평화적으로 요구하던 주민과 사회단체 회원들 28명마저 불법 연행하였다. 그리고 18일에는 주민 3명과 화물연대 조합원 1명, 김종일 무건리 공대위 집행위원장과 이재희 무건리 공대위 상황실장에 대해 구속영장까지 청구하였다.

주민들의 요구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훈련장 확장을 강행하는 모습이나 이에 대한 저항을 폭력으로 탄압하는 모습은 여러모로 평택의 대추리, 도두리의 그것과 닮아있다. 실제로 무건리 사격장은 평택 전쟁기지 확장 사업과 더불어 지난 1996년 확장 사업 계획이 발표되었고, 평택 대추리-도두리 주민들이 강제로 마을에서 이주당한 2007년 4월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어 왔다. 이는 평택 전쟁기지 건설이 그러했듯, 무건리 군사훈련장 확장 또한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기조 아래 동북아 군사 질서를 재편하려는 기획 선상에 놓여있음을 의미한다.

노무현 정권이 평택을 미군기지로 내놓으며 미국의 새로운 군사전략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하위 파트너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하였듯, 이명박 정권 또한 무건리 훈련장 확장을 통해 그 질서를 충실히 따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가 세계경제를 큰 혼돈에 빠뜨리고 있는 속에서도 금산분리 완화, 자본시장통합법 국회 처리를 강행하는 등, 신자유주의 금융-군사 세계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편입하려 하고 있다. 이는 풀섶을 지고 불 속으로 뛰어드는 격으로, 필연적으로 빈곤과 전쟁을 야기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민중의 생존과 평화에 직결되는 문제이다.

신자유주의 군사 세계화에 반대하며 동북아 민중의 평화를 요구했던, 평택 대추리의 뜨거운 함성과 처절했던 투쟁의 외침이 아직도 가시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명박 정권은 오현리 주민들이 요구하는 생존권과 평화의 권리가 확산되는 것을 폭력적인 탄압으로 가로막으려 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이러한 행보가 다시금 주민들과 전민중의 분노를 불러일으켜, 그 분노가 빈곤과 전쟁에 반대하는 들불로 번져나가게 될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이명박 정권은 동북아 민중의 생존과 평화의 권리를 무너뜨리는
무건리 군사훈련장 확장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
빈곤과 전쟁을 세계화하는 신자유주의 금융·군사세계화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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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진

2008/09/30 15:01 2008/09/3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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