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첫 뉴스레터를

이명박 대통령님께 드립니다.



올해로 대한민국 건국 60주년을 맞이합니다. 우리는 잃었던 땅을 되찾아 나라를 세웠고, 그 나라를 지키려고 목숨을 걸었습니다. 모두가 하나같이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리하여 세계 역사상 최단 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과업을 동시에 이루어 내었습니다. 오로지 우리의 의지와 우리의 힘으로 일구었습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었습니다.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베푸는 나라로 올라섰습니다. 이제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이명박 대통령 취임사 中 -


오늘, 당신의 취임사 연설문을 읽다가 바로 저 문단에서 손이 멈췄습니다. “모두가 하나같이 열심히 살았습니다.”,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베푸는 나라로 올라섰습니다.” 몇 번이고 이 두 문장을 반복해서 읽었습니다. 그리고 몇 명의 얼굴들이 머릿속을 지나쳐 갔습니다. 생각을 다잡고 떨리는 숨을 내쉬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누구나 하나같이 열심히 살진 않았습니다.”


그렇습니다. 당신이 그렇게 자랑스럽다고 말한 이 나라의 서민들은 참으로 우직하게도, 열심히 살았습니다. 70년대에 가발을 만들던 여성 노동자들이 뿌연 먼지가 가득한 공장에서 하루 12시간, 13시간을 묵묵히 일했습니다. 프레스기 앞에서 기계처럼 철근을 찍어대던 노동자들은 그 프레스기에 손가락이 잘려나가도 잘려나간 살점을 바라보면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요즘은 대형 화물 운송 노동자들이 하루 7-8잔의 커피를 들이부어 잠을 쫓아가며 고속도로를 달립니다. 얼마 전 해고된 이랜드 여성 노동자들은 하루 종일 서 있어서 다리가 퉁퉁 붓고 하지정맥류가 생겨도 병원 한 번 제대로 못가고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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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진

2008/02/26 22:50 2008/02/26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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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욘용 2008/03/02 09:51 # M/D Reply Permalink

    그러게, 취임사 쓰면서 멈칫하진 않았나봐요 ㅋ

  2. ^^;; 2008/04/01 18:56 # M/D Reply Permalink

    당연 지가 안썼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