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는 무엇입니까?
‘차악’이 아닌‘대안’이 필요한 때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전 국민적인 추모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재임 시절 내내 논란이 되었던 그의 말과 행동들이 이제는 ‘그리움’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모두 다 노무현 때문이다.”라는 말은 “모두 이명박 탓이다.”라는 말로 바뀌고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과 이명박 정권에 대한 분노 사이에서 우리는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일까요? 추모의 열기가 사라지고 난 자리에는 또 다시 허망함만 남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
‘무능력하다’고 평가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차악’으로서 국민들은 ‘실용주의 경제대통령’ 이명박 정권을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추모하는 가운데,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실망감을 발견하고 있는 당신을 봅니다.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자유, 평등, 민주주의, 서민경제를 이야기하지만 그들 중 누구도 우리 삶과 미래를 ‘책임’지지는 못했다는 사실이 당신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가고 있지는 않은지요? 직장 동료들 간의 눈치경쟁이 심해지고, 물가는 오르는데 임금은 낮아지고, 언제 어떻게 해고될지 몰라 불안해하는 것이 지금 우리들의 모습이지만 우리를 ‘대변’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예나 지금이나 ‘고통을 분담하자’는 것뿐입니다. 점점 더 팍팍해지는 세상, 나와 상관없이 돌아가는 것만 같은 이 세상에서 우리 손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없을까요?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실망과 좌절이 또 다시 ‘차악’이 누구인가를 찾는 것이 되어서는 반복되는 악순환을 끊어낼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직접 대안이 됩시다.
<구조조정 · 해고반대! MB악법저지!>
로 더 많은 민주주의를 요구합시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경제위기라고 하지만 소수의 재벌들과 투기꾼들에게는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고 있습니다. 건당 수수료 30원을 올려달라는 노동자들의 요구가 ‘부담스럽다’는 대한통운은 문자로 78명을 해고했고 박종태라는 ‘특별하지 않은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했습니다. 부실기업 쌍용자동차는 부실운영의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돌리며 2600명에 달하는 사람들을 해고하겠다고 윽박지르고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죽은 바로 그 날, 회사의 협박으로 인해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쌍용자동차의 한 노동자가 뇌졸중으로 쓰러졌고, 결국 26일 오전에 숨을 거두었습니다. 전직 대통령의 죽음이라는 사상초유의 사태로도 가릴 수 없는 수많은 죽음들이 우리 주변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죽음을 확산하면서 저항할 권리마저 빼앗을 MB악법이 국회통과를 앞두고 있습니다.
87년 6월을 수놓은 노동자-민중의 투쟁은 생존권과 민주주의를 외치는 가장 위력적인 투쟁이었습니다. 민주주의는 틀에 가두어지지 않는 것, 누구에게 대신 맡길 수도 없는 것입니다. 더 많은 권리를 다수의 민중들이 쟁취해온 역사, 그 자체가 살아 숨쉬는 민주주의입니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의 요구는 무엇이 되어야 합니까? 민주주의의 전제 중에서도 기본 전제인 생존권이 파괴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명확하게 요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열심히 일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더 이상 빼앗기지 않는 것, ‘민주공화국’이라 자처하는 국가가 정말로 노동자-민중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 이것이 오늘 우리가 외쳐야할 진짜 민주주의입니다!
Posted by 행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