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는‘일회용품'이 아니다!
피부색과 국적을 넘는 연대로, 노동자 권리 쟁취하자!
○ 죽거나, 혹은 떠나거나
10월 12일부터 법무부를 비롯한 노동부, 경찰, 해경에 이르기까지 온갖 정부부처에서 ‘집중단속’이 시작됐다. 이에 더해 11월까지 예정되어있던 단속을 12월까지 연장하는 등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색출하기위한 온갖 위법을 저지르고 있다. 단속반은 공장, 기숙사, 집을 영장도 없이 쳐들어가 단속하고 길거리, 정류장, 시장, 식당 등에서도 검문을 하고 있다. 외국인 식당에 무단으로 침입하여 노무 상담을 하던 노동자를 단속하고, 심지어는 등록노동자까지 일단 단속하고 나서 풀어주는 식으로 모든 이주노동자에 대한 단속을 강행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단속현장을 탈출하던 노동자가 뼈를 부러지고, 부산에서 단속된 중국인 노동자가 단속차량에 있던 칼로 손목을 긋는 사건까지 있었다. 이주노동자들이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하고 심리적 위협과 부상, 심하게는 사망에 이르고 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그야말로 ‘인간사냥’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청와대는 검찰, 경찰, 법무부, 국가정보원 등 7∼8개 부처로 구성된 ‘외국인범죄 합동수사본부’를 설치했다. 정부는 외국인과 이주노동자에 대한 제노포비아를 유포하고 이주노동자들을 불법체류자, 범죄자, 테러집단으로 몰고 있다. 이주민들의 체류 인원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늘어난 외국인 범죄율을 부풀리면서 남한 사회의 불안을 의도적으로 이주민들에게 떠넘기면서 적대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 노동자는 하나!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주노동자를 해고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녀들을 해고한 자리에 정주노동자를 고용함으로써 노동자들 사이에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기 때문에, 이주노동자들은 쉽게 연대의 끈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자본가의 입장에서는 이주노동자든 정주노동자든, 자신들의 이윤을 위해 쓰고 버릴 수 있다는 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누군가를 해고한다고 해서 나의 일자리가 보장되는 것이 전혀 아님을 현장에서 느끼고 있듯이 말이다.
정주노동자와 이주노동자가 노동자로, 동지로 함께 단결하고 투쟁할 때, 이주노동자들은 복직을, 정주노동자들은 노동탄압과 저임금, 강도 높은 노동으로부터 벗어 날 수 있다.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은 이주노동자들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을 뿐만 아니라 전체 노동자의 일자리 질을 낮추는 것이다. 저들이 미등록이주노동자에 대한 단속과 추방을 강행하는 이유는 경제위기를 빌미로 노동의 질을 낮추고 노동자들을 분할하여 더욱 값싸고, 강도 높고 유연한 노동의 분위기를 조장하기 위함이다. 자본이 만들어낸 위기를 모든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이주노동자들을 합법노동자와 불법노동자로 나누듯 정주노동자들을 비정규직과 정규직으로 나누는 것, 노동자들을 분할하고 노동자들의 투쟁을 산산이 부숴버리는 것이 지배계급이 노리는 계략이다. 지금의 경제위기는 이주노동자를 쫓아낸다고 해서 극복될 것이 아니다. 이주노동자들이 남한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필요할 때만 가져다 쓰고 버릴 수 있는 ‘인간 일회용품’으로 여겨지는 현실에 대한 분명한 문제제기가 필요하다. 전 세계 노동자의 권리는 단일하다. 전 세계 노동자의 힘은 단결과 연대다. 문화, 종교, 인종, 계급에 대한 차별과 착취를 뛰어넘어, 자본의 노예로 착취당하고 있는 모든 노동자들의 권리를 쟁취하자! 경제위기의 책임을 전가하는 정부와 자본에 저항하여 ‘하나된 노동자’로 모두 함께 승리하자! 투쟁!
Posted by 행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