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건리를 無Gun里(총이 없는 마을)로!


무건리를 無Gun里(총이 없는 마을)로!


 

평택, 그리고 무건리

지난 2006년 우리는 ‘여명의 황새울’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극단적인 국가의 폭력을 목격했었다. 동아시아 안보를 지킨다며 전쟁기지를 확장하려는 시도는, 대추리의 기억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다시 나타나고 있다. 2006년 국방부는 파주의 무건리와 오현리 일대에 703만평의 땅을 매수하겠다고 발표하고, 2009년까지 부지매입을 완료하겠다고 통보하였다. 이미 무건리와 오현리의 주민들은 1980년 파주에 350만평 규모의 무건리 훈련장이 설치되며, 그 곳에 살던 직천리 79세대 300여명, 무건리 150세대 550여명이 삶의 터전에서 쫓겨났다. 그 이후에는 주민들의 생활 공간에 포탄이 날아와 터지기도 하고, 훈련이 실시되는 기간에는 대규모 전차가 마을도로로 이동하기도 했다. 2002년 6월 13일에 발생한 故신효순, 심미선 장갑차 압사사건도 무건리 훈련장에서 훈련을 마치고 이동 중이던 미군 궤도차량에 의해 일어난 것이다. 2005년 2월 26일에는 훈련 중인 미군 아파치헬기 1대가 추락하는 사건이 나기도 했다.

  이런 사건들로 인해 주민들은 농지 훼손ㆍ농작물 파손ㆍ가축유산 등의 피해를 겪었지만, 국방부에서는 어떤 대책마련이나 보상도 없었다. 오히려 이들은 다시 한 번 강제로 쫓겨날 위험에 처해있다. 2007년에 들어 국방부는 되려 협의매수에 응하지 않은 주민들을 협박하기 위해 매수한 농지를 파괴하고 노골적으로 주민들의 영농을 방해하기도 하였고, 심지어 상수도까지 파괴하는 파렴치한 행위를 저질렀다. 국방부는 무건리와 오현리 일대의 토지에 대해 토지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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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를 강제적으로 진행하며, 그 부지에 포함된 주민들의 땅을 강제로 수용하기 위한 첫 번째 수순을 진행하였다. 9월 16일 경찰은 이러한 일방적인 감정평가에 항의하는 주민들 7명을 폭력적으로 연행하고, 파주경찰서 앞에 모여 연행자의 석방을 평화적으로 요구하던 주민과 사회단체 회원들 28명마저 불법 연행하였다. 그리고 18일에는 주민 3명과 김종일 무건리 공대위 집행위원장 등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하였다. 현재 주민들과 활동가들은 무건리에 대한 감정평가를 저지하는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의 대 동아시아 전략

 

현재 미국이 전쟁기지를 확장하려고 하는 것은, 세계 각지의 분쟁과 소요에 맞서 신속하게 군대 등을 투입한다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신속 기동군’을 통해 세계 각지에서 ‘윈-윈’전략을 취하겠다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경제 위기 속에서 미국의 헤게모니를 지키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것이 2008년 몰락한 것으로 증명되는 금융세계화를 마지막으로 부여잡으려는 발버둥에 다름 아니며, 달러자금을 환류하는 지역으로서 동아시아에 대한 통치성을 지키기 위함이다. 따라서 전쟁기지를 확장하며 미국의 헤게모니와 금융세계화를 지키려고 시도하는 것은, 장작을 지고 불섶에 들어가는 행위일 따름이다. 이런 의미에서 현재의 문제는 결코 해당 지역의 주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지배계급들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방식은 각종 경제조치를 명목으로 민중들을 수탈하는 것과 함께, 계속되는 전쟁의 위협과 공포를 통해 자신들의 패권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 세계적인 전쟁과 현재 우리가 겪는 폭력들은, 무건리 참극의 원인과 한 치도 다르지 않다. 안보와 경제성장이라는 명목으로 민중들의 지식과 사상의 자유를 침해하고, 첨단장비를 동원하며 폭력적으로 집회를 가로막는 것, 건설경기 부양이라는 명목으로 서울 한복판에 용역깡패를 투입하여 주민들이 사는 집을 철거하는 것.. 이 모든 것들은 대추리의 그리고 무건리의 다른 모습들이다.



동아시아에서의 불안정성 증폭

이러한 가운데 전쟁과 테러는 우리에게 일상적인 위협이 되어가고 있다. 특히 동아시아 지역은 미국의 헤게모니가 무너지는 가운데, 정치적-군사적 불안정성이 더욱 커질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예컨대, 동아시아에서의 수출달러를 환류시키는 방식으로 미국의 재정적 불안정성을 지탱해 왔던 지금까지의 방식이 금융위기의 본격화 속에서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이것이 미국에 선행하는 동아시아에서의 경제적 불안정성을 가져오지 않을지에 대한 고민이 진행되어야 한다. 특히, 동아시아 차원에서의 반전투쟁의 공동의 경험이 사실상 거의 미비하다는 차원에서 봤을 때, 한-미, 미-일 간의 경제적․군사적 동맹이 가져 올 파괴적 효과는 어떤 방식으로든 폭발할 가능성이 상존해 있다는 경각심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처럼 일상적인 전쟁의 위협은 생존 자체를 파괴하는 것으로, 전쟁의 이유로 드는 ‘경제성장ㆍ안보ㆍ국가경쟁’자체가 사라지는 상황이다. 게다가 이것은 전 세계 민중들에게 닥쳐온 위협이며, 무건리의 투쟁이 노동자-민중 모두의 문제인 이유는 여기에 있다. 특히, 남한과 일본이 공히 민중운동의 심대한 침체일로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상황을 인지하자. 그럴수록 이에 맞선 대안은 반전과 평화주의를 통해, 무건리 투쟁에 연대하고 신자유주의의 군사세계화에 맞서는 근본적이면서도 구체적인 전략을 ‘현실화’시키는 것이다. 특히 공동으로 전쟁의 참화에 휩싸일 수 있는 동아시아 지역 안에서, 반전-반핵을 매개로 평화를 지키는 투쟁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길만이 우리가 계속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길, 무건리를 진정으로 무기 없는 마을(無Gun里)로 만드는 길이다!!


 

Posted by 행진

2008/11/10 14:50 2008/11/1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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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 결의안 통과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이 한 달이 되어가는 가운데 11일 유엔 안보리에서 ‘레바논 휴전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모두 유엔 결의안을 수용한다는 입장을 대외적으로 밝혔다. 그러나 결의문은 이스라엘군의 즉각 철수를 요구하지는 않았으며 이스라엘은 당분간 군사공격을 지속할 태세여서 실질적인 휴전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미국과 프랑스의 주도로 채택된 이번 결의안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양측에 적대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였지만 전반적으로 이스라엘에 유리하게 작성되어 여러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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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결의안은 1만5천명의 ‘평화유지군’을 파견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것은 "레바논 정부가 헤즈볼라를 해체하고, 레바논 남부를 통제하도록 돕는 다국적군을 지지한다."라는 이스라엘 외무장관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스라엘이 주장해오던 것이다. 이처럼 ‘평화유지군’이 난민지원 등의 활동을 벌인다고 하더라도 그 본질적 성격은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막는다기보다는 헤즈볼라의 해체를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결의안은 레바논 내의 모든 무장단체가 무장을 풀고 무기소지와 거래를 전면 중단시킬 것을 담고 있는데 이것은 바로 헤즈볼라를 일방적으로 무장해제시키려는 것으로 풀이한다. 무기소지를 금지하여 무력을 약화시키고 평화유지군을 이용하여 헤즈볼라를 몰아내겠다는 것이다. 이미 7월 하순 헤즈볼라의 정책중앙회의 위원인 알리 파이야드는 "헤즈볼라를 저지하려는 다국적군이라면 레바논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고 이스라엘을 방어해주는 수단이 될 것"이라면서 "그 같은 구상을 용납할 수 없다"며 다국적군의 파병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바 있다.

중동의 민심은 헤즈볼라에게


이와 같은 헤즈볼라 ‘축출’ 조치는 헤즈볼라를 지원하고 있는 이란과 시리아에 대한 압박의 성격을 가진다. 또한 중동 내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헤즈볼라 지지자들에 대한 위협의 의미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 현재 중동 내에서 헤즈볼라의 인기는 상당하다. "헤즈볼라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와 그를 추종하는 전사들은 이스라엘과 단순히 싸워 생존하는 것만으로도 아랍권에서 광범위한 신망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는 미국 일간지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의 보도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수니파 정권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헤즈볼라를 지지하는 시위가 연일 벌어지고 있고, 이집트에선 무슬림형제단을 중심으로 친미 정권인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을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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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스라엘 침략 전에도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점령에 맞서 승리를 얻어내면서 이 지역에서 반(反) 이스라엘의 선두주자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2000년 이스라엘을 레바논으로부터 몰아낸 이후에는 무장조직을 해체하려는 압력을 받았지만 이 같은 요구를 거부하고, 오히려 자신들의 무장조직은 단지 레바논만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중동지역 전체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군사작전으로 이 지역의 긴장이 높아지자 헤즈볼라가 팔레스타인의 편을 들고 나서며 이스라엘 군인을 납치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현재 헤즈볼라는 레바논 의회의 의석을 가지고 있는 엄연한 정당이며 의회 내에서 상당히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또 하마스와 마찬가지로 사회 복지와 의료에 중점을 두고 활동을 펼쳐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었다.

이러한 헤즈볼라의 지지 세력은 이번 전쟁을 거치면서 종교와 종파를 넘어서 레바논 전체로 광범위하게 뻗어나갔다. 7월 26일에 발표된 베이루트 조사정보센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레바논인들의 87%가 이스라엘에 대항하는 헤즈볼라의 투쟁을 지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것은 지난 2월에 있었던 조사보다 29%가 상승한 수치다.  지난 4주간 이스라엘의 무자비한 학살과 기간시설 파괴, 이를 관망하였던 세계사회의 모습은 중동지역에서 정의와 인정이 지배할 것이라는 희망을 앗아가고 민중들에게 절망을 가져다주었다. 그간 아랍의 모든 정부들은 이스라엘에 대한 아랍인들의 분노를 인정하면서도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은 미국이 이스라엘에 압력을 가하는 것이라고 민중들을 설득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대부분의 아랍 정부들을 이스라엘의 무력 앞에 무방비한 상태로 만들었으며, 지난 수십 년 간 이스라엘의 침략에 수많은 민중들이 희생당하는 등 실패였음이 명백히 드러났다. 이에 반해 강력한 저항노선을 천명한 헤즈볼라에 대한 지지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의 기반시설을 파괴하며 레바논 정부가 그 책임을 헤즈볼라에게 묻기를 유도하였지만 지난 달 29일 사니오라 총리는 시아파 헤즈볼라와의 연대를 밝혔을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의 레바논 점령지 반환을 요구하였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내부의 분열을 기대하였지만 너무나도 잔인한 그들의 방식은 오히려 헤즈볼라를 주축으로 하는 저항세력의 확대를 불러온 것이다.

'테러'를 양산하는 것은 누구인가


그렇다면 ‘세계의 화약고’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중동지역의 여러 분쟁들의 원인은 무엇인가. 그 발단은 2차대전 후 유태인들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성서의 2천 년 기록을 근거로 이 지역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면서 강대국들의 비호아래 이스라엘 국가를 건립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과 영국을 위시로 한 서방국가들로서는 전통적으로 서방의 기독교 국가들과 대립관계에 있었던 중동의 아랍 국가들을 제어하고, 석유에 대한 이권을 차지하는 데에 이스라엘이 존재하는 편이 유리하였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국가 수립으로 유태인들은 염원하던 ‘자신들의 국가’를 가지게 되었으나 이것은 한편으로는 2천년 넘게 이곳에서 살고 있던 수많은 팔레스타인인들이 또 다른 국제 난민으로 전락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시기 발생한 팔레스타인 난민은 3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고 이들 또한 조상 때부터 살던 땅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강렬한 열망을 갖게 되었다. 이로써 아랍 측과 이스라엘 측의 지루한 전쟁이 잉태되었으며, 이후 네 차례의 중동전쟁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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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분쟁은 민족, 종교, 영토, 경제적 이권 등 다양한 요인들이 맞물려 작용하고 있는데, 또한 여기에는 미국의 중동 전략이 커다란 몫을 차지한다. 미국은 중동 지역 내에서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계속적으로 지지하고, 친미·독재 정권을 지원한다. 대표적인 친미 정권인 이집트와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의 공통점은 부패한 독재 정권이 집권하고 있고 이들을 미국이 적극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중동지역 내에서의 자신의 패권유지를 위한 것이다. 이렇게 일방적으로 이스라엘을 비호하며 독재 정권을 지원하는 미국의 중동정책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배제와 차별, 아랍국가들을 공격하여 자신의 영토를 늘리는 정책은 여러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그것이 바로 미국과 이스라엘이 주장하는 ‘테러’이다.

이번 사태의 중심이 있었던 헤즈볼라 역시 이스라엘의 레바논 점령에 반대하는 농민운동으로 시작하였고, 9.11사태를 일으킨 것으로 알려진 ‘알카에다’역시 미국이 지원하는 독재 정권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생하였다. 이와 같은 사실들은 이른바 ‘테러’와 ‘무장조직’을 발생은 다름 아닌 미국과 이스라엘의 아랍인들에 대한 차별과 배제, 석유를 통한 이권을 얻기 위한 각종 정책들, 이스라엘의 핵개발은 눈감아주고 이란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세계 사회의 이중성, 그리고 그것들을 행하기 위한 각종 무력(군사적)조치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아랍 민중들을 핍박하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저항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우리가 그들을 죽이면 죽일수록 더 많은 헤즈볼라 병사가 생겨난다. 모두들 결과가 어쨌든 그들이 이겼다고 생각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진 전쟁을 하고 있다”는 한 이스라엘 병사의 말은 상징적이다.

이번 레바논 분쟁에서도 미국과 이스라엘은 찰떡궁합을 보여줬다. 이스라엘은 공격하고 미국은 이를 관망하도록 국제사회의 여론을 조작하고 무기를 공급하는 것이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러한 행보에는 공통의 정치적 의도가 숨어있다. 이스라엘이 인민저항위원회가 자국 병사를 생포한 책임이 하마스에 있다고 우기며 팔레스타인인들에게 공격을 퍼붓는 것은 지난 1월 아랍권에서 가장 민주적인 선거에 의해 선출된 하마스 정부를 붕괴시키기 위함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은 하마스 정부에게 패배한 부패한 정권을 지지하던 미국에게는 반가운 일이다. 또한 헤즈볼라가 병사를 납치하자 레바논에 폭격을 퍼붓고 있는 것은 헤즈볼라를 지원하고 있는 이란과 시리아를 압박하며, 레바논에 미국의 조종을 받는 정권을 세우길 원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스라엘의 이러한 만행은 중동지역에서 미국의 의도대로 따라주지 않는 세력을 붕괴시키려는 미국의 이해와도 함께한다. 미국은 작년 말부터 민주주의 증진법(ADVANCE Act)을 준비하며 세계45개 독재자들을 2025년까지 끌어내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것은 즉, 세계에서 미국의 말을 듣지 않는 정권을 끌어내리겠다는 것이고 중동지역에서는 헤즈볼라를 지원하고 있는 이란과 시리아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미국은 무력침공으로 이라크 정권을 교체하였고 대규모의 지상군을 주둔시키고 있다.

전쟁과 군사세계화를 중단하라!


한 달여간 벌어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으로 인한 레바논의 피해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천여 명이 넘는 민간인이 사망하였으며 그중 삼분의 일은 12세 이하 어린이다. 3천5백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하였고 레바논 인구 4분의 1에 달하는 91만 여명이 난민이 되었다. 그중 22만 여명은 국외로 탈출하였다. 주택 6천9백 채, 공장 160곳, 공항·항구·발전소등 29곳, 교량 145개, 도로 600km가 이스라엘의 미사일에 파괴되었다. 레바논 산업시설 95%의 가동이 중단되었고, 특히 생필품 공장까지 생산을 멈추면서 그 여파가 레바논 국민의 생활고로 확산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은 최악의 환경 재앙도 낳고 있는데 폭격으로 파괴된 레바논 발전소 저유고에서 흘러나온 석유가 지중해 안을 뒤덮으며 막대한 오염피해를 발생시키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금 당장 침략전쟁을 중단하고 레바논인들이 입은 엄청난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보상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점령지를 즉각 반환하고 자국 감옥에 가두고 있는 아랍인들을 석방하여야 한다. 그리고 차별과 억압이 아닌 이스라엘과 아랍국가들이 상호공존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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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더욱 본질적인 문제 해결방안은 바로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 퍼져나가고 있는 힘의 논리의 강화, 즉 군사세계화를 멈추는 것이다. 이라크 전쟁에서 보았듯이 미국은 각 지역의 분쟁에 개입하면서 무력을 행사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는 때로는 “악의 축과 테러세력, 대량살상무기와 같은 인류 공통의 적에 대한 정의로운 개입”이 되기도 하고, 신의 뜻에 근거하여 ‘자유’와 ‘민주주의’를 퍼뜨리는 “성전(聖戰)”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그러한 시도는 수많은 민중들을 끔찍한 죽음과 공포로 몰아넣었다. 또한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를 통해 초 민족 자본의 이해를 관철시키는 정책은 필연적으로 생겨나는 불만들을 관리하기 위한 가장 폭력적인 방식으로서 군사세계화를 동반한다. 미국은 이라크의 경제재건 과정에서 ‘신자유주의적 경제구조’를 건설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중동 지역 전체에서 미국의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에 동참하지 않는 국가들을 고립시키는 데 중동전략의 대부분을 배치하고 있다. 2006년 한국 사회의 큰 화두로 자리 잡고 있는 한-미 FTA와 평택전쟁기지 건설은 금융세계화와 군사세계화의 유기적 관계 하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민중들을 착취하고, 무력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정책이 불러오는 것은 폭력과 혼돈의 세계일 뿐이다.

진정한 평화와 자유를 민중들의 손으로 만들어 나가자!

Posted by 행진

2006/08/14 06:47 2006/08/14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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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경쟁의 시대가 도래했다 / 세계화의 전사가 되란다
살아남으려면 너희들 스스로 / 무장을 갖추라 한다
그 모든 전쟁에서 / 너희들이 만든 그 모든 전쟁에서
승전국의 병사들과 패전국의 병사들은
너희가 만든 그 더러운 싸움에서 무엇을 얻었나
죽어야만 얻을 수 있는 영예를 얻었고
다쳐야만 얻을 수 있는 명예도 얻었지
폐품이 될 때까지 일할 수 있는 그 고마운 자유도 얻었지
승전국의 병사들과 패전국의 병사들은
너희가 만든 그 더러운 싸움에서 무엇을 얻었나
- 노래, 「시대」의 가사 중.


“전쟁을 멈춰라!” 이것은 진보와 평화를 염원하는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이 외쳐왔던 말이다. 그리고 「반전평화」라는 것은 미국의 전세계적인 군사패권전략이 노골적으로 강요되고 있는 평택에서, 이라크에서, 더 나아가 우리가 몸담고 있는 현실의 모든 곳곳에서 싸워 얻어나가야 할 소중한 보편적 가치이다.

물론 전쟁은 인류 역사상, 조금 좁게 볼 때는 자본주의의 역사상 계속해서 발발해왔다. 그런 점에서 오늘날의 「반전평화」는 과거의 「반전평화」 운동과 비교해봤을 때 그 구체적인 내용 면에서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진정으로 평화를 쟁취하기 위해서, 「반전평화」 운동에 임하는 우리들은 이 구체적인 지점까지 파고들지 않으면 안 된다. 즉 현재의 전쟁을 일으키는 「구체적인 원인」은 무엇인지 주도면밀하게 분석하고, 그 원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정세적인 운동」을 벌여나가야 한다. 정세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과 이에 바탕을 둔 구체적인 실천이 빠진 「반전평화」 운동은 무기력함과 관성에 빠지기 쉽다.

이런 점에서, 90년대와 21세기 들어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수많은 전쟁 문제들 - 아프리카와 남미에서의 수많은 국내 분쟁들, 미국의 이라크 침공, 그리고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과 평택 문제 등 - 은 「신자유주의」 문제와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즉 현재의 「반전평화」 운동과 「反신자유주의」 운동은 다른 목표를 가진 별개의 운동이 아닌 것이다. 이 점에 대한 보다 명확한 이해를 위하여, 이 기획글를 쓰게 되었다.

(참고로 이 글에서 미처 다 설명하지 못했지만, 전국학생행진 집행부는 더 자세한 설명을 담은 몇몇 논문들 - 예컨대 「무장한 세계화」라는 표현을 만든 끌로드 세르파티 Claude Serfati 씨의 글이나 메리 칼도 Mary Kaldor 씨의 글을 요약번역한 텍스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파일로는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필요한 분이 있으시면 stu_link@hanmail.net으로 연락주세요.)

자본주의의 역사를 전반적으로 훑어봤을 때, 전쟁은 막대한 이윤을 남기는 동시에 체제의 위기를 극복하고 강대국들의 지배권을 굳건하게 하는 수단이었다. 특히 2차 세계대전 이후 소련과의 냉전 대결을 벌이면서, 미국은 자신의 정치적 지배력을 세계 자본주의 진영 곳곳에서 유지하기 위해, 온갖 테러와 전쟁을 서슴지 않았다. 예컨대 1965년 미국은 2만2천명의 병사를 투입해 도미니카 시민들의 민주화운동을 진압했다. 이 결과 도미니카의 수도 산토도밍고의 길거리에서는 3천 명의 사람들이 사살당했다. 또 10년에 걸친 베트남 침공에서 미국은 프랑스 식민지 시절부터 이어져 오던 부패한 (하지만 친미적인) 남베트남 정권을 수호하기 위해 베트남인 한 명당 0.25톤에 달하는 폭탄을 베트남 영토에 퍼부었고, 200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인도차이나에서 죽어갔다. “때로는 그 나라를 구하기 위해 그 나라를 파괴할 필요도 있다.” 이것이 바로 미국의 논리였다.

냉전 시기 동안 계속된 군비 경쟁의 결과, 소련은 결국 파산했다. 그리고 소비에트 진영의 많은 국가들은 일순간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다. 하지만 1991년 걸프전, 그리고 1992년 보스니아 내전 등을 보면서, 사람들은 “냉전이 끝나면 지구의 평화가 도래할 것이다.”라는 것이 잘못된 생각이자 순진한 환상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현재의 전쟁은 오히려 냉전 시절보다도 더 예측불가능하고, 신속하고, 더욱 잔인하게 벌어지고 있다.

70년대 미국 중심의 세계 자본주의가 걷잡을 수 없는 불황과 위기에 빠진 후, 이를 극복한답시고 지배세력들이 새롭게 내놓은 전략이 바로 「신자유주의」이다.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의 광풍 속에서 전 세계의 많은 이들이 극단적인 불평등과 빈곤에 시달려왔다. 「고용 없는 성장」과 「빈부의 양극화」라는 세계화의 덫에 걸린 수많은 사람들은 최소한의 삶의 희망을 잃어간 채 체제에 대한 증오를 키워간다. 그리고 저항한다. 이러한 저항은 전 세계 각지에서 정치질서들을 뒤흔들고,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토대인 에너지 네트워크(예컨대 석유)와 금융 네트워크, 사적 소유권들을 위협한다. 이제 신자유주의를 관철시키고자 하는 세력들에게 있어, 이러한 저항들을 어떻게든 진압하는 것이 가장 관건적인 문제가 된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시대에서, 미국과 동맹세력들(대표적인 것이 남한 노무현 정부)의 국익은 새롭게 정의되고 있다. 세계화는 미국 중심의 세계 자본주의를 유지하는 핵심 메커니즘이기 때문에, 이 세계화를 보호하는 것이 바로 국가 안보의 가장 큰 목적으로 자리잡게 된다. 세계 곳곳에 배치된 미국의 무장 군인들은 19세기의 식민화 시대 때 영국해군이 그러했듯, 중요한 시장들을 보호하고 미국의 헤게모니를 관철시키는 「세계경찰」의 역할을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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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탈냉전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각종 전쟁들의 의미이다. 미국, 미국의 하위파트너인 동맹세력들(일본 정부, 남한 정부 등), 그리고 금융세계화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거대 군수산업체들(록히드 마틴社, 보잉社 등)은 ‘공통의 이해’로 똘똘 뭉친 채, 「자유」와 「민주주의」, 그리고 「정의」를 위한 전쟁을 수행한다. 그것이 바로 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수많은 전쟁들의 작동 메커니즘이다. 이 점에서 남한의 평택과 이라크의 바그다드는 결코 다르지 않다.

“다른 나라의 시장 개방을 추구하기 위해 우리는 우리의 무기고에 있는
모든 수단을 사용할 준비를 해야 한다.
나는 임무를 완수하길 좋아한다. 나는 문제 해결사다.”
- 수전 슈워브 미국 무역대표부 신임대표,
조만간 있을 한국과의 FTA 협상을 앞두고 진행한 인터뷰 중.


노무현 정권은 영광스럽게도(?!)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에 부응하는 세계 최초의 미 동맹국이 되었다. 만약 미국과 노무현 정부의 계획대로 평택의 전쟁기지 건설이 완료된다면, 이제 몸집이 한결 가벼워진 주한미군은 한반도 붙박이군의 수준을 넘어 전 세계 분쟁지역에 민첩하게 투입될 수 있는 유동군으로 탈바꿈될 것이다. 평택과 오산은 각각 항구와 공군기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주한미군의 병력과 장비가 들락거리기 좋은 곳이 될 것이다.쉽게 말해 주한미군은 전 세계 아무데로나 파병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마치 이라크에 군대가 파견되었듯.

결국 평택에서의 싸움은 평택 주민들만의 싸움이 아니라, 남한 전체, 더 나아가 전 세계의 평화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다. 미국은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해서라면 ‘선제공격’까지 불사하겠다고 하지만, 그 민주주의와 자유의 본질은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의 확산’, 바로 이것이다.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재편을 통해 전 세계를 신자유주의 질서로 안정적으로 통합시키는 것, 현재 진행 중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초국적 금융자본이 더욱 활개를 치고 다닐 수 있도록 하는 것, 바로 이것인 것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저항하던 정권에 대해서 미국이 무력개입까지 불사한 경험은 셀 수 없이 많다. 개입 이후 미국은 해당 국가에서 민중들에게 자유와 민주주의가 확보되었다고 선언했지만, 그 결과는 IMF가 권고하는 구조조정 프로그램의 실행 후 파탄날대로 나버린 민중들의 삶이었을 뿐이다.

결국 FTA 반대 투쟁과, 평택 탈환 투쟁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금융세계화」와 「군사세계화」는 신자유주의를 이루는 동전의 양면이다. 우리는 민중들의 인간다운 삶을 지켜내고 평화를 쟁취하기 위해, 「반미-반전-반세계화」라는 거대한 싸움에 헌신적으로 임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운동 모습을 돌이켜봤을 때, 아쉬운 점이 많다. 반전평화라는 이름 아래 벌어졌던 많은 운동들은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흐름으로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부시나 노무현 등의 위정자들의 양심과 도덕에 기대는 청원하는 그런 소극적인 수준에 머무르거나, 또는 마이클 무어 씨의 「화씨 9.11」에서 드러나는 것과 같이 부시 개인에 대한 비판에 머무르기도 하였다. (물론 「화씨 9.11」은 비교적 괜찮은 영화이지만^^) 하지만 전쟁은 단순히 몇몇 정치가들의 도덕과 결단으로 좌우되는 그런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시스템, 영화제목으로 표현하자면 강고한 매트릭스(Matrix)의 문제인 것이다. 전쟁을 야기하는 주요 원인 - 신자유주의 - 에 대한 근본적인 비판과 반대 속에서, 우리의 반전평화 운동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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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보다 쉽게 읽힐 수 있는 책으로서, 『전쟁중독 - 미국이 군사주의를 차버리지 못하는 진정한 이유(조엘 안드레아스)』를 또한 소개한다. 이 책은 건국 시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침략과 살육으로 점철된 미국의 역사를 보여주고, 미국을 ‘전쟁중독’으로 몰아가는 소수들의 집요한 네트워크를 밝히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즈음에는 신자유주의 군사세계화 국면에서 일어나는 소위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내용도 담고 있다. 84쪽의 얇은 분량에 만화라는 친숙한 형식으로 만만치 않은 주제를 날카롭고도 평이하게 다루고 있다. 주위 사람들과 함께 읽어보시길~^^

(앞에서 말했듯이 전국학생행진 집행부가 현재 가지고 있는 몇몇 논문들 - 아쉽게도 시중에서는 아직 정식으로 번역되지 못하였다 - 이 필요한 분은 이메일을 통해 연락 바랍니다.)

Posted by 행진

2006/04/24 05:31 2006/04/24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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