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없는 수탈, 세계화된 착취!

초민족적 투기자본에 맞서는, 세계화된 연대가 진짜 대안이다!



1. G20 정상회담, 금융세계화를 위한 그들만의 잔치에 노동자들을 위한 자리는 없다.
 2010년 G20 정상회담이 남한에서 열린다. 이명박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실질적으로 국제질서를 이끌고 있는 G20의 주최국이 되었다며 자화자찬하기에 바쁘다. 우리의 경제회복능력이 우수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고, 세계무대에서 남한의 지위가 높아졌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하루살이로 내몰린 노동자들의 대안일 수 있을까.
 현재 세계의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단을 논의하기 위해 만들어진 협의기구라고해도, 누구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나 ‘금융화’의 방향을 바꾸고자 하는 의지를 G20에서 찾아보기는 어렵다. ‘금융규제’를 주된 논의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위기의 원인이었던 파생금융상품 시장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G20은 이번 위기에도 불구하고 신자유주의 모델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를 논의하고 있다.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이 현 세계경제에 최선이라는 이데올로기는 국경을 넘나드는 자본의 수탈을 정당화하였다. 그러나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 때문에 한국은 IMF사태를 맞이하였으며, 전 세계 노동자들의 임금은 삭감되었으며, 빈곤층은 늘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20 정상회의에서는 바로 이것이 위기 탈출의 해법이라고 이야기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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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의 무용성을 풍자하는 만평


2. 남한 곳곳을 들쑤시는 ‘먹튀 자본’들

 자유로운 자본의 이동을 숭배하는 자들에게 남한은 천국과도 같은 곳이다. 97년 IMF 이후 확대되어온 외국인 투자의 실체가 ‘먹고 튀는’ 것임은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엄청난 단기 시세차익과 기술유출을 얻고 철수한 론스타(외환은행, 극동건설), 칼라일(한미은행), 상하이차(쌍용자동차)가 대표적인 예다. 최근에도 인수합병 등을 통해 시세차익, 기술유출, 자본유출 등을 노리는 투기성 외국자본의 유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먹튀 자본’의 문제를 단순히 주식시장에서의 숫자놀음쯤으로 여겨서는 곤란하다. 이들은 단기간에 더 많은 이윤을 챙기기 위해 노조탄압과 상시적인 구조조정을 일삼는다. 노조무력화, 자본유출, 인위적 물량조절을 통한 흑자 정리해고 등 양상도 다양하다. 이는 개별 사업장을 넘어 전체 노동자에 대한 노동유연화를 가속화한다는 점에서 더욱 위험하다.

3. 외국인 투자기업 현장에서는 무슨 일이?
 세계자동차부품업체 8위인 프랑스 기업 포레시아의 한국공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정리해고가 단행되었다. 사측은 재로를 차곡차곡 쌓아두고는 경제위기를 핑계로 정리해고를 받아들일 것을 강요하는 계획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한 같은 사업장에 있는 한국노총 사업장인 '대기포레시아'에 물량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민주노총 산하 포레시아지회를 고립시키려 했다. 21명을 해고하고 나서는 인원이 모자라 연장근무 및 특근, 철야 근무가 이뤄졌다. 희망퇴직을 했던 조합원 일부는 다시 계약직으로 돌아와 일하고 있다. 노조탄압과 노동자 간의 분열을 통해 노동유연화를 추진한 것이다. 위니아 만도의 경우에는 2007년, 2008년 유동성 위기가 오자 사원아파트를 매각하고, 2009년 2월 601명 직원 중 생산직 220명 정리해고 계획을 노동부에 신고했다. 또한 유상감자(자본금 규모를 적절하게 줄임으로써 기업가치와 주식가격을 올리는 것, 매각이나 합병을 용이하게 하며 투기자본의 경우 투자금 회수를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다), 고율배당을 통한 자본유출 후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매각하고 구조조정을 추진하여 기업 가치를 높인 후 청산, 매각하는 전형적인 투기자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대표적인 외국인 투자 기업인 GM대우의 상황은 또 어떠한가. 무리한 금융투자를 일삼던 GM은 자동차 산업의 침체와 함께 휘청거렸고, GM대우의 미래 역시 불투명하게 만들었다. 그러던 중 지난 10월 14일, 프릿츠 헨더슨 신임 GM사장이 한국에 왔다. GM대우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과의 담판을 통해 1조원 이상의 자금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정작 라이센스 이전, 물량보장 등 GM대우의 장기적 생존 보장을 전제로 하고 있는 산업은행의 요구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엄청난 손실을 만들어 낸 것에 대한 책임을 지려는 모습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산업은행과 협상이 잘 이루어지지 않자 청와대로 달려가 ‘외교’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예상 못한 글로벌 금융위기로 달러가 급등해 손해를 본 것뿐인데 산은은 GM이 의도적으로 GM 대우에 손실을 끼친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는 얘기다. GM대우 고위 관계자는 “산은은 2대 주주인데도 정부를 등에 업고 필요 이상의 경영권 간섭을 해왔다”며 “자본주의의 가장 큰 룰인 대주주의 권한을 무시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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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초민족적 자본의 수탈에 맞서 노동자 민중의 연대 투쟁을 세계화하자!
 현재 남한에서는 약 17만명에 가까운 노동자가 초민족자본 소유의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기업을 필두로 전국 곳곳의 노동현장에서 노동자 민중에 대한 착취와 폭력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이것이 지배계급이 말하는 ‘글로벌 스탠다드’ 노동시장이다. 정부는 ‘세계 금융질서 주도국’이라는 환상에 젖어 더 많은 초민족적 자본의 투자를 유치하고, 부실기업에 대한 해외매각 등을 추진하는 것을 자기목표로 삼고 있다.

 노동자-민중의 대안은 다르다. 투기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은 결코 우리의 미래를 위한 것이 아니다. 틈만 나면 정리해고와 노조탄압을 일삼는 이들을 제어할 수 있는 힘은 오직 우리에게만 있다. 자본 유출입에 의존적이지 않을 수 있도록 노동조건에 관한 표준을 요구하자! 또한 먹튀 상하이차 지분소각, 정리해고 철회를 걸고 영웅적인 싸움을 벌인 쌍용차 노동자들의 끝나지 않은 싸움을 이어가면서, 해고와 불안정노동을 강요하는 투기자본에 맞선 노동자-민중의 연대를 세계화하자! 이것이 민중들이 열어가는 새로운 모습의 세계화일 것이다.

Posted by 행진

2009/11/09 15:34 2009/11/0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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