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당선 2주년을 맞으며





  이명박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지 2년이 되었다.
  이명박은 취임한 이후 100일이 되지 않아 촛불정국이라는 거대한 반격을 맞았고, 그해 가을에는 미국발 경제-금융위기로 자신이 공약했던 경제성장에 대한 약속이 산산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게다가 2009년 1월 용산에서 철거민 다섯 분의 죽음은, 이명박 식의 몰아붙이기 국정 운영에 대한 분노를 자아냈다. 하지만 현재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이명박 정권의 지지율은 40~50%로 이전의 대통령들에 비해 높은 지지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에 소위 ‘친서민 행보’를 보이며 국정 운영에 쇄신을 꾀했고, 더블딥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경기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명박 정권에 맞서는 다양한 흐름들이 존재했지만 이를 모두 공권력으로 짓밟았고, 특히 2009년 여름에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투쟁을 살인적으로 진압했다. 이후 정권은 4대강 살리기 사업 등 자신이 추진했던 정책을 과감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한국 사회는 이대로 이명박 정권이 의도했던 바대로 신자유주의적 재편을 더욱 가속화할 것인가?
  한국 사회에 대해 행정부의 성격이 갖는 영향력은 엄청나다. 특히 강력한 경찰력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공권력을 행사하는 이명박 정권 아래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정권의 통치 역시 다양한 요인들; 경제적 조건, 이데올로기적 조건, 사회.문화적 조건, 국제 역학의 조건들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권의 의지 자체가 한국 사회의 성격을 규정짓지는 못하며, 일견 강고해 보이는 이명박 정권에 불안정한 요인들은 수 없이 많다.

  우선 경기침체의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잘 알다시피 이명박 정권이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경제성장 이데올로기’였고, 최근 국정 지지율이 오를 수 있었던 것 역시 각종 경제 지표가 회복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0년 달러의 경착륙 가능성이 존재하며 이로 인한 더블딥 현상이 나타날 수 있고, 경기 침체 시기에 비상적으로 썼던 조치들을 환류시키는 ‘출구전략’ 역시 논란의 대상이다. 대규모 금융위기에 따른 후유증들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이며, 경제위기의 가능성은 정권의 통치를 가능하게 했던 물질적 기반들을 갉아먹을 것이다. 현재 미국이 아프팍에서 겪고 있는 난항과 전쟁 동맹에 참여하는 한국의 포지션, 보스워즈의 북한 방문과 북한 무기 압류와 같은 사안들은 향후 국제 정세를 다른 국면으로 끌고 갈 가능성이 존재한다. 국제 관계 속에서 한국의 위치가 어떻게 설정되느냐에 따라, 한국의 경제․정치적 조건들이 달라질 수 있다.

  여러 가지 조건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민중들의 민심이반이다.
  몰아붙이기 국정 운영이 필연적으로 낳을 수밖에 없는 민중들의 반감, 노동 악법으로 인한 노동 조건의 후퇴, 교육.복지 예산의 삭감으로 인한 빈민들의 불만 등.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불만의 지점들이 언제, 어떤 계기를 통해서든 폭발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특히 경제위기라는 조건은 현 정권의 국정 운영 기조를 더욱 강화할 수밖에 없는데, 무리한 국정 운영이 어떤 지점에서 임계에 도달할지도 두고 보아야 할 일이다. 물론 민중들의 민심이반과 계급투쟁에서의 전화를 꾀하는 일이, 민중들의 불만이 2008년 촛불정세처럼 자연 발생적으로 터져 나오거나, 한나라당을 제외한 광범위한 세력들과의 공존을 통해서 달성될 수 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민중들의 불만을 모아낼 수 있는 민중운동의 역량 강화이며, 현 시기 계급투쟁에 있어서 핵심적인 쟁점이 되고 있는 노동 관련 악법들을 막아내기 위한, 노동운동의 대응이 시급하다고 보인다.

  당면한 문제에 대한 투쟁을 통해서만 전체 민중운동의 역량이 증진될 수 있다.
  전국학생행진 역시 노동자.사회 운동에 연대하며 정권의 강력한 규정력을 뒤집을 수 있는 투쟁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기만적인 ‘취업 후 상환제’나 대학의 기업화.상업화와 같이, 대학이라는 공간을 타고 들어오는 계급투쟁에 맞설 수 있는 학생사회를 만드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말 많고 탈 많았던 이명박 당선 2주년, 정권의 성격 및 그들이 처한 조건을 명확히 분석하고, 앞으로의 정세를 만들어 가기 위한 대응을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뉴스레터 33호에서는 다음과 같은 글들을 실었다. 우선 12월 18일 세계이주민의 날을 맞이하여 진정으로 이주자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방법들이 무엇인지 논의한다. 2010년 학생회 선거에서는 유난히 부정적인 모습이 많이 보도되었다. 이런 현실에서 주요한 쟁점은 무엇이고 학생사회의 정화능력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계획이 무엇인지 다루도록 하겠다. 위에서도 언급하였듯이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복수 노조 허용, 통합 공무원 노조 탄압 등 각종 노동 악법들이 쟁점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노동 악법을 막아내며 노동기본권을 쟁취하는 싸움의 의미를 되짚어보도록 하자. 마지막으로 뉴스레터 기획 [서평 아카이브 3]으로 존 벨라미 포스터의 <생태계의 파괴자 자본주의>에 대한 서평을 싣도록 하겠다.

Posted by 행진

2009/12/19 23:49 2009/12/19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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