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31 지방선거에서의 결과는 노무현 정권에 대한 대중적인 불신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 최근 중앙일보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노무현 정권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로 ‘긍정적인 평가’가 21%, ‘부정적인 평가’가 75%인 것으로 드러나 노무현 정권의 통치력이 바닥을 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편 같은 여론조사의 항목 중 정당 선호도 조사에서 ‘지지정당이 없다’는 사람이 37%에 달하고 있는데, 이는 지배계급이 미국 중심의 금융세계화로의 편입을 통해 민중들에게 빈곤과 불안정노동, 전쟁위기를 강요함으로써 자신들의 위기를 지연시키고 있는 지금의 현실에서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차지한 한나라당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정치의 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오로지 이미지와 색깔론, 원한의 정치에 의존하면서 ‘정치의 위기’를 심화시킬 뿐인 지배계급의 위기관리 전략은 일관된 신자유주의 정책에 지나지 않았으며, 사회 각 영역에서 끊이지 않는 민중들의 저항을 가져 왔다. 평택 대추리의 강제 철거와 한미 FTA에 맞선 싸움들... 하중근 열사와 현대 자동차 남문수 조합원의 죽음, 전력 산업 공공성 파괴에 맞선 발전노조 동지들의 저항이 바로 그것이다.
오점 투성이인 신자유주의 지배계급이 이미 민중들에게 어떠한 전망과 대안을 제시할 수 없는 이러한 상황에서 그들에게 남아있는 것은 오로지 ‘파산선고’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미 'OUT'인 것이다. 남한사회 신자유주의 재편의 가장 큰 당사자로서 노무현 정권에게 책임을 물음으로써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의 물결을 바꾸어 내고, 지배계급을 심판하자. 이 글은 노무현 정권이 왜 ‘3OUT’으로 민중들에 의해 역사의 무대에서 끌어내려져야 하는지를 밝히기 위해 쓰여졌다.
1 OUT!
: 평택 전쟁기지 건설은 한미간의 가장 효율적인 군사적 태세를 갖추기 위한 것으로, 상시적인 전쟁위기를 가져온다.
2006년 현재 전 세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재배치’는 바로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를 보호하고 관리하기 위한 장치로서의 군사세계화 의도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신속하고 기동성 있는 군대로 재편함으로써 9.11 테러 이후 미국이 천명하고 있는 군사정책인 ‘선제공격’과 ‘예방공격’을 좀 더 잘 수행할 수 있는 체제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 추진되고 있는 평택으로의 주한미군 재배치는 이러한 변화의 출발점이며, 따라서 동북아에서의 전쟁 위협을 증가시키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전략에 노무현 정권은 수십 년 간 평택에 살던 마을 사람들과 그/녀들의 저항에 연대하는 수많은 민중들을 용역깡패와 경찰, 군대까지 동원하여 폭력적으로 진압하면서 편승하고 있다.
지난 1월에 합의한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은 노무현 정권 하에서 한미동맹의 질적인 변화를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의 진정한 쟁점은 친미 對 자주가 아니라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합의와 한미 FTA 추진을 통한 한미동맹이 변화이다.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을 근거로 분쟁지역에 얼마든지 개입할 수 있고, 또한 강화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국 정부에 군사상 긴밀한 협력을 요구할 수 있는 미국의 입장에서 진정 바라는 것은 주한미군이 동북아 지역 안정과 반테러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미 군사지휘체계를 분리하는 것이다. 전시작전통제권의 문제는 이러한 맥락에서 봐야 할 것이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가 한미 양국의 가장 효율적인 군사적 태세를 갖추기 위한 것일 뿐이라는 사실은 2006년 하반기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을 실행할 평택 지역을 확보하기 위해 폭력적으로 철거 작업에 돌입할 노무현 정권의 태도에서 극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정부는 용산과 의정부 북부에 있는 미군들을 평택으로 재배치하는 작업을 2008년 말까지 완료하기 위해 평택 팽성읍 대추리와 도두리에 있는 빈집들을 철거하고, 10월에는 마을의 모든 건물을 철거할 예정이다. 끝까지 마을에 남아 저항할 것을 결의하고 있는 주민들과 지킴이들을 내쫓아가면서까지 노무현 정권이 이러한 일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은 단지 ‘미국의 강요와 협박’ 때문이라기보다는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에 대한 한국정부의 적극적인 동의’에 의한 것이다. 미국의 금융세계화 전략에 적극적으로 편입함으로써 미국과의 이해관계를 긴밀히 유지할 필요가 있는 한국정부는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과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계기로 한반도 내외에서 발생하는 금융세계화 체계에 있어서의 모든 위협에 대한 책임을 미국과 분담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몇몇 가진 자의 이익만을 위한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가 얼마나 피비린내 나는 것인가를 우리는 이라크 전쟁과 김선일 씨의 죽음을 통해 이미 확인하였다. 미국과 남한 정부가 금융세계화 속에서 더욱 긴밀한 이해관계를 추구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평택 전쟁기지 건설은 동북아 전체를 전쟁의 악순환에 빠지게 할 뿐이다. 대다수 민중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전쟁기지 건설의 책임자, 노무현의 신자유주의 정권은 이미 전범이며 자격이 없는 것이다.
2 OUT!
: 초민족적 금융자본의 이익을 위한 한미FTA는 민중생존권을 끊임없이 박탈한다.
김영삼 정권이 우루과이라운드와 OECD 가입으로 금융세계화 편입의 초석을 닦고, 외환위기 이후 김대중 정권이 IMF 구제금융협약으로 남한사회의 신자유주의 재편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면, 노무현 정권은 현재 장기불황의 국면에서 금융-군사세계화로의 적극적인 편입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의 동아시아 금융-군사세계화 전략과 맞물려 진행되고 있는 한미 FTA와 전략적 유연성-주한미군 재배치는 노무현 정권에 있어서 사활적인 과제인 것이다.
한미 FTA 협상 일정상 반환점에 해당하는 3차 협상이 9월6일부터 9일까지 4일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다. 3차 협상부터는 지난 2차 협상 때 교환한 서비스·투자 분야 유보안과 이번 관세양허안을 가지고 한미 양국이 서로 요구, 조율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노무현 정권이 추진하는 한미 FTA가 초민족적 금융자본의 수탈을 보장하고, 증가하는 자금의 순환을 통해 이득을 취함으로써 초민족적 금융자본의 지배질서를 강화하고 경제적 불안정과 민중들에 대한 착취를 강화하는 금융세계화로의 편입전략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지난 2004년 농림부가 발표한 ‘농촌-농업 종합대책’은 한마디로 재벌과 초민족 자본에 의한 농업구조조정 계획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주요내용은 농업과 축산업의 규모화, 생산·출하·가공·포장·유통·마케팅의 산업화, 신품종 육성과 재배기술 개발, 농촌의 휴양지화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는 결국 농업개방을 통한 농촌의 공동화-휴양지화와 농민의 도시 빈민화를 유도하는 한편, 농업을 규모화-특성화하고 생산에서 마케팅까지의 영역을 초민족 금융자본들에게 열어주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의약품 등에 대한 지적재산권 보호에 관해서도 노무현 정권은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를 통해 지식기반 경제 활성화 도모 및 지적재산권 관련 국내 제도의 선진화’라는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 2차 협상 이후 막후협상 등의 의혹이 제기된 ‘약가 적정화 방안’ 중 ‘포지티브 시스템으로의 전환’(보험적용 의약품 선정에 있어서 가격 대비 효능을 평가하여 선별하는 방식)은 향후 ‘혁신적 신약의 범위 확대, 신약의 특허 보호권 강화, 특허와 시판 허가 연계, 보험 등재와 가격결정에 대한 이의 제기’ 등 초민족적 제약자본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조치들로 보완될 전망이다.
또한 노무현 정권은 미국과의 FTA 체결을 기회로 삼아 교육·보건의료와 같은 공공서비스 분야와 전기·가스·수도의 개방을 통해 대외신임도를 제고하고 산업 전 영역에 걸친 금융자본의 투자유치와 구조조정의 효과들을 노리고 있다.
미국과 1994년에 FTA를 체결한 이후 삶의 질이 나락에 빠진 멕시코의 사례를 굳이 생각하지 않더라도, 노무현 정권이 추진하는 한미 FTA가 정리해고와 구조조정, 빈곤과 실업을 가져오고 민중들의 억압할 수 없는 최소한의 권리조차 착취할 뿐이라는 사실은 명약관화하다. 게다가 대부분의 다국적기업들은 비정규직 저임금 노동자로서 여성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여성들은 저임금과 초과노동, 장시간 노동에 더욱 노출될 것이며, 신자유주의와 가부장제의 결합 속에서 더욱 많은 차별과 폭력, 그리고 부담이 여성에게 전가될 것이다.
3 OUT!
: 노무현 정권의 금융세계화 편입/발전 전략은 불안정노동과 빈곤을 양산하면서 민중의 희생을 강요한다.
하중근 열사의 죽음과 포항 건설노조, 발전노조에 대한 지배계급의 살인적인 탄압은 구조적 무능력 속에서 유일한 발전 전망이 금융세계화로의 편입밖에 존재하지 않는 지배계급의 폭력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계속되는 불안정노동과 빈곤에 저항하는 민중들은 지배계급에게 있어서는 공권력을 동원하여 마구 억누르고 다스려야 할 무언가에 불과한 것이다.
금융세계화로의 편입을 완성하려는 노무현 정권의 전략은 각 산업, 기업에 대한 초민족적 금융자본의 지배력을 강화함으로써 상시적인 구조조정과 일상적인 실업에 의한 노동권 파괴를 가져올 것이다. 1996년 10월 김영삼 정권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하자마자 연말 날치기 통과시킨 정리해고제와 근로자파견제로 인해 현재까지 수많은 비정규직과 불안정 노동을 양산해온 역사는 한미 FTA 체결과 비정규직 보호법안, 노사관계 로드맵 입법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는 2006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또다시 반복될 기로에 놓여있다.
한편 노사정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노사관계법제도선진화방안’은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한 산업의 전 영역에서 노조의 노동권 행사를 원천 차단함으로써 금융세계화 편입을 위한 노동시장의 글로벌스탠다드를 추구하고 있다. 이번 ‘선진화방안’에서는 공익사업장 대체근로와 관련하여 ‘파견을 통한 대체투입’은 현행대로 금지하되 신규채용, 하도급 등을 통한 대체투입은 전면 허용함으로써 공공부문에서의 파업 자체를 무력화시키려 하고 있다. 필수공익사업장 및 직권중재제도 폐지와 관련해서는 현행법 상 존재하는 필수 공익사업장과 직권중재를 폐지하되, 공익사업장의 범위를 국민연금을 비롯한 4대 보험 등으로 확대하고, 직권중재 폐지의 보완책으로서 파업 시 최소업무 유지 의무를 통해 최소업무 수행자는 파업참여시 긴급복귀명령에 따르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선진화 방안’ 내용 중에는 노조 자치활동의 대표성, 절차 등에 대해 법적인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들이 포함되어 있다.
노무현 정권의 금융세계화 편입전략에 있어 또 하나의 사활적인 문제는 출산율 1.08명이라는 OECD 국가들 중 최저수준의 노동력 공급능력이다. 현재 강조되고 있는 저출산의 위기는 여성에게 재생산의 책임을 전가하는 것을 통해 또 하나의 굴레를 씌우고 있으며, 정권이 저출산 고령화 대책으로 제시하는 새로마지 플랜은 그러한 경향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신자유주의가 추가적인 재생산 노동 부담과 부족한 가계수입을 보충하기 위한 저임금-불안정노동 직종에서의 출혈판매를 여성에게 강요하고 있으며, 이는 가족의 해체와 출산율 저하 등과 같은 ‘재생산의 위기’로 다시 나타나는 상황에서 신자유주의 사회재편의 당사자인 노무현 정권이 정상가족이데올로기를 유포하고 출산에 대한 의무를 강화하는 새로마지 플랜을 제시하는 것은 진정 어불성설이다. 이러한 지배계급의 ‘남성의 얼굴을 한 신자유주의’는 여성에게 가장 무자비하고 무차별적인 공격을 가하고 있으며, 빈곤과 불안정 노동에 시달리는 여성들에게 또 하나의 가혹한 짐을 더하고 있다.
Change! No무현, OUT!
노무현 정권을 역사의 그라운드에서 퇴장시키자!
농민과 노동자를 살해한 살인정권, 민중의 삶을 파탄으로 몰아넣는 신자유주의 정권에 대한 분노는 노무현 정권 퇴진으로 모아져야 한다. 사면초가, 민중의 삶을 책임질 능력도 의지도 없는 무능력한 노무현 정권의 상황이다. 노무현 정권 퇴진의 기치는 단순히 민중이 정권을 심판하고 끌어내리는 것을 넘어서서, 금융세계화로의 유일한 발전 전망을 통해 폭력적으로 민중의 삶을 담보로 하여 희생을 강요하면서 연명하고 있는 지배계급의 구조적인 무능력을 폭로하고, 민중들의 자기통치 역량을 실현하고 강화하는 것이다. 노무현 정권 퇴진이라는 기치를 신자유주의에 맞선 민중의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급진적인 언어로서 만들어가면서, 신자유주의를 역사의 그라운드에서 퇴장시키자!Posted by 행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