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호][인터뷰] 꽃대, 수원 동지

뉴스레터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가워요. ^^;;  먼저 동지가 다니시는 ‘꽃대’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부탁 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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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    공식 명칭은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학교’이구요.(학교가 충북 청원군 ‘현도’면에 위치) 사회복지 특성화 대학을 표방하면서 세워졌어요. 전교생은 한 학년에 120여명 정도 규모구요. 사회복지학부와 간호학과로 이루어져있어요.

뉴스레터   그럼 본격적으로 인터뷰에 들어가서, ‘활동’혹은 ‘운동’에는 어떻게 관심을 가지게 되셨는지, 그리고, ‘전국학생행진(건)’(이하, 행진)과는 어떻게 처음 인연을 맺게 되셨어요?

 수원    원래 가끔 큰 한-미 FTA반대집회와 같은 큰 집회를 가끔 다니거나 선배들로부터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듣긴 했었는데요. 본격적인 계기는 올해 420 장애차별철폐의 날에 참여하면서 부터에요. 그날 비가 정말 억수같이 내렸는데요. 평소 같으면 20분정도면 되는 거리였던 것 같은데 3시간을 넘게 걸리면서 온몸으로 부딪혀가며 행진을 하는데, 그 때는 전 그저 뒤쪽에서 바라만 보고 있었거든요. 갑자기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나도 가만히 있으면 안되겠구나’, ‘함께 싸워야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평소에 ‘여성주의’에 대해 관심이 많았는데, 그 날 ‘전학투위 여성행동위’ 깃발을 보고 너무 반가웠어요. ‘여성’이라는 글자만 보고 바로 달려가서 연락처를 받았고, 그걸 인연으로 해서 ‘행진’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어요. ^^

뉴스레터   감동적인데요.^^  방중에는 여러 행사를 통해 자주 뵐 수 있었던 것 같은데요. 요즘에는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수원    이번 학기가 4학년 2학기에요.(04학번) 이런 저런 고민을 하다가 결국 휴학을 했는데요. 휴학을 한 가장 큰 이유는 학내의 운동, 그리고 나아가 지역의 운동을 좀 더 잘해보자는 취지였어요. 나 역시 선배의 영향으로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지만 결과적으로 선배로부터 영향을 받은 선배도, 그리고 그 선배로부터 영향을 받은 나도 졸업하면 끝인 시기였거든요. 나의 선배가 그러 했듯이, 결국 이 산골 학교는 그렇게 또 평화롭게만 흘러갈 것만 같았어요.

물론, 사회복지사 시험이 작년에 굉장히 어려웠기 때문에 이번에 쉬울 수도 있고, 노인장기요양보험, 건강가정기본법, 등등의 법들이 내년부터 시행하는 시점이라 취업하기도 어렵지 않다는 교수의 말과 4년을 함께 해온 동기들, 함께 졸업하고 싶다는 동기들의 만류를 뿌리치는 과정이 힘들었지만, 사실은 운동을 시작하고 나의 삶의 방향에 많은 영향을 끼쳤기 때문에 이렇게 사회로 나가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고 있던 시점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고민했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휴학을 하고 맨 먼저 내가 한번 바꿔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학내에서 해마다 반짝 하는 함우리(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라는 장애인 이동권 캠페인이였요. 우리끼리 짠 사업계획서에 장애인관련 단체나 교수들은 와서 좀 보고 가라는 식의 그야말로 반짝하는 일회성 행사였어요. 그래서 충북장애인철폐연대에 찾아가 이러한 상황에 대해 여쭙고 나의 생각에 대해 말씀을 드렸는데,(학내의 사업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고 당사자 스스로 만드는 사업을 시행해보자는 제안 이었는데...) 이에 충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 측에서는 우리가 그 행사에 참여할 명목도 없고, 그것을 방해할 명목도 없다 그리고 자기들 끼리 만들어 놓은 사업에 초대한답시고 구경하라는 식의 참여를 원하는 복지에 대해 할 말이 없다는 대답을 듣고는 조금 실망했었는데요. 마침 충북차별철폐연대 활동가분께서 장애인 관련단체 다른 활동가분을 소개해 주셔서 그분과 운동에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렇게 인연이 되어 ‘다사리’ 장애인 야학에서 활동보조를 시작했고, 야학 선생님으로 오시던 청주교육대학교 학생분들과 친분을 맺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여성주의에 관련하여 어떻게 여성주의를 펼쳐 내어야 하는가 고민하던 차에 마침 학교에 성폭력 강의를 해주시러 충북여성민우회에서 오셔서 강의를 듣고 질의응답을 나누며 여성주의적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이것을 기회로 명함을 받고 여성주의에 대하여 고민을 나누고 학내의 여성주의를 어떻게 펼쳐야하는가, 그리고 지역사회에 여성주의를 어떻게 펼쳐야 하는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여성민우회쪽에서는 마침 지역사회 내, 대학 내 여성주의에 관해 고민을 하고 있던 터라 흔쾌히 연대를 결의해 주셨고, 일단은 이번 학기에는 시간이 좀 지나 다음 학기부터 함께 사업을 기획해 보기로 했어요. 또, 비정규악법 폐기 서명을 받으려고 계획했었는데, 서명운동 이전에 비정규직 문제전반과 관련한 강연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민주노총지역본부에 강연을 요청 드렸는데, 종강을 2주 앞두고 연락을 주셔서 이것도 일단은 다음학기로 미뤄진 상태에요.

그러던 와중에 충북인연맺기 운동본부에서 함께 일해보지 않겠냐고 제의를 해주셨는데, 너무 혼란스러웠어요. 도대체 운동이란게 무엇인지, 어떠한 실천이 대중의 언어로된 실천인지, 이러한 실천이 운동의 실천이 맞기나 한 것인지 무작정 12월 초까지 프로그램을 짜오라는 말에 기겁을 하고 말았죠.(내 임의로 내가 하고 싶은 프로그램을 짜서 사람을 거기에 끼워 맞추는 사업을 너무나 싫어하기 때문에...) 또, ‘복지’의 한계를 느껴 봉사활동을 그만했는데... 다시 ‘복지’활동으로 돌아온 것 같아 답답한 느낌도 들고... 그러나 우연히도 내가 운동을 시작하기 전 3년 동안이나 봉사했던 지역이었고 공부방에 온 아이들도 나와 함께 활동을 했던 아이들이기도 해서... 오랜만에 만난 아이들이 참 반가웠고 자주 와서 아이들 공부하는 것 좀 봐달라고 부탁하시는 선생님 때문에 자주 시간이 날 때마다 오기는 했지만 오면서도 내가 왜 여기에 와 있는가? 복잡한 심정 이었어요. 학교에서 활동하고 소통함을 그만둘 수 없었기에 그것을 핑계로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만 등대공부방에 왔었고, 화요일 목요일은 학교 내 특강과 동아리,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며 수많은 고민과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하여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하는 시간을 보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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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최근에는 학교와 카페에 인권운동모임을 제안하는 포스터를 게시하였는데, 5명의 후배들이 함께하겠다고 연락을 주었어요. ^^;; 현재로선 기대반 걱정반이에요. 방학이 되면 모두들 집으로 가는 것도 걱정이고... 당장 세미나 커리큘럼도 그렇고, 무엇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하지만 평소에 친한 후배들도(친해서 오히려 활동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못하기도 했던) 함께하겠다고 하고 해서 고맙기도 하고...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뉴스레터   이야기만 들어도 정말 바쁘게 사셨을 것 같네요. 인터뷰 준비를 잘하지 못해서 걱정했었는데, 말씀을 정말 잘하시네요. 이것저것 질문을 드릴 필요가 없겠는데요. ^^ 그럼 올 한해 활동을 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으시다면? 또, 가장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수원    음... 아무래도 힘든 점은 혼자 활동을 한다는 점인데... 서울에 자주 오는 게 금전적 부담이 있기도 하고, 이제는 내가 있는 지역에서 뭔가를 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여름에 홈에버 상암점에 갔을 때인데요. 그 날 경찰들이 물대포를 쐈어요. 여러 동지들한테 쌓여 있을때는 많이 맞지는 않았는데, 어디서 앉으라고 했나봐요. 근데 저는 그걸 못 듣고 계속 서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 저한테 물대포가 집중되서 앞도 잘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넘어졌는데, 다행히 동지들 때문에 크게 다치지 않았어요. 그리고 나서 그 다음날 하루 종일 회의가 있었는데, 너무 피곤해서 정신을 못 차리다가 밤이 돼서 강남 킴스클럽 2차 점거에 들어간다는 이야기를 우연히 들었는데, 그 이야기를 들으니깐 피곤함을 모른 채 투쟁의지가 불타오르더라구요. 그런데, 일단 함께 가겠다고 했는데... 아는 사람들이 없어서 걱정이 많이 됐었는데... 마침 서울대 행진 동지들이 오시더라구요. 너무 반가웠죠.^^ 결국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혼자 있는 것 같아도, 항상 동지들과 함께하고 있다는 것. 동지들의 소중함이라고나 할까?      

뉴스레터   와...(감동)   이번에는 ‘행진’에 대해 쓴소리(?) 혹은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

 수원    투쟁 언어들이 어렵다는 점이에요. 그리고 그것과 더불어 대중속으로, 민중속으로 이런 이야기들을 정말 많이 하는데, 과연 그러한 실천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 반문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차원에서 각 학교를 뛰어넘는 지역차원의 운동이 중요하다는 생각도 들구요.

뉴스레터   네. 아직은 행진이 부족한 점도 많고, 밝혀나가야 할 것들도 많으니 동지처럼 평소에 갖고 있는 생각들을 자주 이야기해 주시면 차차 발전해갈 수 있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여러 동지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한마디만 해주세요.

 수원    (...) 쑥스럽네요. ^^

뉴스레터   1월에 있는 전국 대학생대회와 행진 총회에도 오실 거죠?  

 수원    네... 당연히 가야죠. 우리 그때까지 열심히 살아요.

Posted by 행진

2007/12/18 22:46 2007/12/18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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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 보육노조와의 간담회

전국보육노동조합 교육선전국장 김지희
전국학생행진(건) 회원 JS


현 정부는 출산의 위기를 극복하겠답시고 몇몇 가지 정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보육을 사회적으로 책임지겠다면 제시된 보육정책들이 또 다시 보육시설 내의 여성노동자들의 착취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지는 것은 정말 슬픈 아이러니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당당히 맞서 싸우는 여성들이 있기에, 우리는 다시금 용기를 얻는다. 8월 10일 오후 2시, 학생행진에서는 보육노조에서 일하시는 분을 찾아뵙고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인터뷰 내용을 요약해서 싣는다.

행진    안녕하세요? 저희는 전국학생행진(건)입니다. 간단한 소개 부탁드릴게요.

보육노조    저는 전국보육노동조합에서 교육선전국장을 맡고 있는 김지희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저희 노조는 2005년 1월에 출범했습니다. 아직 얼마 오래되지 않았지요. 보육을 담당하는 어린이집에서 일하는 모든 분들(교사, 청소부 등 시설관리노동자 등)이 들어올 수 있는 노조입니다. 현재 어린이집에는 생후 4개월부터 초등학생 방과 후까지, 굉장히 넓은 연령대의 아이들이 있습니다. 근무시간이 오전부터 오후까지 형식적으로 정해져있다고는 하지만, 사실 근무형태는 매우 다양합니다. 덕분에 근무시간 같은 경우도 대단히 탄력적이에요. 아이를 토요일에 맡겨 월요일에 찾아가는 사람들도 있구요, 그러면서 어린이집이 '24시간제'로 운영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이 경우 야간교사를 따로 둡니다. 이 야간교사들은 저녁 7,8시부터 그 다음 날 아침 7,8시까지 밤새 12시간 노동을 하게 되지요. 임금의 경우 최근 어떤 통계를 보니 월 100만원이 조금 넘는다고 나왔는데,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100만원이 안 되는 것 같아요. 전형적인 ‘저임금 장시간 노동’이지요. 그리고 거의 99%가 여성이지요. 여성가족부에서 조사한 남녀 비율 통계를 보니 아예 ‘100% 여성’이라고 나와있더군요.^^ 전형적인 여성 중소영세사업장이에요.

행진    24시간 노동이라… 참 충격적이군요. 이 외에도 교사들에게 주어진 ‘실제’ 점심시간은 11.1분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도 접했습니다. 아이를 돌보는 업무의 특수성이 반영된 것이겠죠. 노동시간과 非노동시간의 구분이 모호한 돌봄 노동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성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는 인식 때문에 가치평가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구요.

보육노조    그렇죠. 특히 요즘 많이 생기고 있는 간병이라든가, 보육이라든가 이런 업무들은 사회의 약자들이 주로 담당해온 일이에요. 그리고 집안에서 가사노동을 하는 여성이 바로 그 약자였구요. 요즘은 간병과 보육을 나름대로 ‘사회화’한다고 하면서, 직업군이 창출되어 왔죠. 특히 IMF 전후해서 맞벌이부부가 이전보다 많이 생겨나면서 보육산업이 일반화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보육산업이 생기고, 그리하여 보육이라는 것이 ‘노동’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노동에 대한 가치평가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요. 간병과 보육 같은 것에 대해서는 “맨날 여자들이 하던거”라고 다들 ‘저평가’하는거죠. 그런데 현실적으로 봤을 때,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돌보는 일’을 한다는 것은, 경제적으로만 따져봤을 때는 ‘가시적인 수익’이 창출되지 않는다고 여겨지거든요. 그리고 아이를 한 명 돌보는데, 여성가족부의 ‘보육비용 연구자료’에 따르면 만 1세 아동의 경우 최소 70만원 이상이 든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아이들한테 받을 수 있는 돈은 민간시설에서는 법적으로 최대 35만원밖에 안 되지요. 사실 부모들한테 그 이상을 내라고 하는 것이 굉장히 부당한 것이 아니겠어요? 그러면 그 나머지라도 나라에서 책임을 저야 하는 것이지요. 그 책임을 지지 않으면 보육이 말 그대로 ‘버려진’ 사회이고… 그런 입장에서 보면 한국은 보육이 한창 필요할 때에, 정부가 그저 시설 자체만 많이 늘려야겠다는 생각에 이를 정부 책임하에 두지 않고 민간에 모든 것을 맡겨버린 셈입니다. 지금 95% 이상이 ‘민간’ 어린이집입니다. 민간이 운영해서는 안 되는 부분을 민간에게 운영하게 함으로써, 보육공공성 자체도 엄청나게 침해되고 노동자들의 상황도 아주 열악해진 것 같아요.

행진    노동자들의 대부분이 비정규직이라고 봐도 틀린 말이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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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노조    어린이집을 보면, 국공립 어린이집이 4.8%고 나머지가 완전 민간입니다. 그리고 그 4.8%의 국공립이라는 것도 사실은 정부의 직영이 아니라 ‘민간위탁’입니다. 예컨대 건물만 정부 소유이고 그 실제 운영은 민간에서 위탁받아서 하는 식이죠. 절대다수가 민간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그 운영실태를 보면… ‘근로계약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게요. 노조가 생긴 2005년 1월 전후로 사업장에서 근로계약서 작성 붐이 일어났어요. 즉 그 전에는 근로계약서조차 없었던거죠. 그리고 그나마 괜찮은 어린이집, 예컨대 국공립 어린이집들부터 근로계약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노동조건이 비교적 괜찮다는 곳에서 쓴 근로계약서를 봐도, ‘1년짜리 단기 계약직’에 그쳤습니다. 즉 근로계약서를 써봤자 비정규직이니, 상황이 얼마나 열악한지 알겠지요? 사실 대부분의 민간 어린이집은 아직도 근로계약서 자체가 없어요. 원장이 “내일 나가”라고 명령하면 그냥 나가는 거죠. 이야기하다보니 한 가지 웃지못할 사례가 떠오르네요. 어떤 원장이 하루는 우리한테 전화를 한 다음 “1년짜리 근로계약서가 절실하게 필요한 것 같다.”라고 말하는 거에요. 그러면 우리는 “달랑 1년 쓰고 버릴려고 하나요?”라고 반문했죠. 그런데 그 원장의 답이 가관이었죠. 교사들이 너무 힘들어하면서 1년을 못 버티고 나간다, 그래서 적어도 1년 이상 일을 할 수 있는 강제장치가 필요하다, 이렇게 말하는거에요. 완전히 우리 의도와는 거꾸로 이야기하는거죠. 이만큼 노동상황이 많이 열악해요. 설움도 많구요. 다들 “내가 지금 당장 짤려도 나 대신 내일 누군가가 들어오겠지.”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 안정적인 직장이라고 생각을 못하는거죠. 현장의 관리자에게 잘 보이지 않으면 나갈 수밖에 없는 구조이고. 매우 불안정한 사업장입니다.

행진    보육노조의 요구안 가운데, ‘평가인증제’에 대한 보다 자세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보육노조    일단 ‘평가’라는 말 속에는 맥락이 좀 있는 것 같아요. 요새 워낙 저출산 고령화가 문제라고 많이 왈가왈부 하면서, 심지어 여성가족부도 ‘공공성’이라는 말을 쓰고 있습니다. 정부 부처 중에 ‘공공성’을 쓰는 데는 거의 유일무이하죠. 그리고 그 공공성을 지킨다면서 ‘평가’라는 기제를 도입하겠다고 여성가족부는 말합니다. 하지만 그 ‘평가’라는게 우리가 생각하는 긍정적인 방향과 다른 것 같아요. 현재 존재하는 시설들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하고, 그 평가에 따라 그 시설의 환경을 업그레이드를 충실히 하고, 또 민간 시설들의 보육여건이 낙후하면 그것을 국공립으로 전환해서 정부 책임 아래 두고, 이런 식이 아니라… 제대로 된 지원은 하지 않은 채 내부에서 경쟁만 부추기는 식입니다. 현재 평가과정을 받는 것이 ‘필수’는 아니라고 하는데, 원아모집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평가인증마크’가 필요하기 때문에 사실상 半강제적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평가를 수행한 후, ‘평가미달’인 것은 보육시장에서 ‘날려버리겠다’, 이런 의도를 깔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많은 아이들이 각각의 시설에 다니고 있고 그 시설이 없어지면 갈 곳이 사실상 없지요. 그런데 정부는 각각의 시설을 정상화하려고 하기는커녕 날려버릴 생각만 하고 있는 것입니다.

행진    그 평가의 항목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나요?

보육노조    인천 같은 곳을 보면, 인천시가 ‘처우개선비’라는 수당과 관련시키면서 그 평가에 대해 굉장히 준비를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아요. 평가를 위해 한 1년 정도 기획회의를 먼저 한다고 하네요. 외관이나 이런 것들도 다 뜯어고쳐야 하고, 청소도 해야 하고, 또 보육과정에서 교사와 아이들의 상호작용 같은 것도 중요하게 다뤄진다고 합니다. 감독관이 파견되서 이를 살펴본다고 하더군요. 이러한 평가 그 자체를 나쁘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으니, 보육노조 안에서도 많은 이견과 토론이 있었습니다. 현재 노조 내에서 어느 정도 합의가 이루어진 부분은, 평가항목들 자체가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지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평가라는 것이 실제 필요한 지원은 하지 않은 채 경쟁만 부추기는 등 허구적인 면이 많다는 점입니다. 그러면서 노동자들만 죽어나는 거구요. 현장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들을 말씀드릴게요. 인천의 사례들을 보면, 평가인증을 준비하는 기간에도 아이들은 당연히 시설에 오지 않겠어요? 그러니 일단 아이들 보육은 하던데로 한 다음, 아이들을 보내고 나서 평가 관련된 서류준비에 모든 사람들이 동원되는거죠. 준비해야할 서류가 대단히 많다고 하더군요. 또 외관도 좀 보기좋게 고치고 청소도 해야 한다고 하면서 주말에 많은 선생님들이 동원되고 있다고 합니다. “주중에는 보육노동을 하고, 주말에는 건설노동을 한다”라고 다들 그래요. 이러니 아이들 보육에 집중을 잘 할 수 있을리 만무하지요.

행진    이번 <새로마지 플랜>을 봐도 평가인증제에 대한 언급이 있는데, 어떤 변화가 생기는 건가요?

보육노조    작년부터는 시범으로 했고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시행한다고 하는데, <새로마지 플랜>에서 ‘평가인증제’ 관련하여 뭔가 새로운 내용은 없는 것 같아요. 보육노동자 입장에서 봤을 때 이번 <플랜>에서 걸리는 부분은 두 가지입니다. 바로 ‘기본보조금 도입’과 ‘보육비 상향선 다원화’이지요. 이 두 가지가 제일 많이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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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보조금’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면, 아까 아이 한 명 키우는데 적어도 70만원이 든다고 이야기했지요? 그리고 학부모가 35만원만 낸다고 했지요. 그러면 70만원에서 35만원을 뺀 나머지 35만원치가 문제인데, 이 나머지 35만원 부분을 정부에서 대갰다, 이렇게 말하는게 바로 기본보조금이에요. 아이들 머릿수 당 일정액을 정부가 가정에게 지원하겠다는 거지요. 즉, 부모가 내는 돈은 이전에 비했을 때 결코 줄지 않는다는 거에요. 물론 그 동안 그 나머지 35만원분이 제대로 시설에 지원이 되지 않으면서 많은 문제가 생겼죠. 아이들 급간식비를 무리하게 깎고, 또 사람들 인건비를 깎고… 그래서 고질적인 열악함을 벗어나지 못했는데, 이번에 정부에서 선심쓰듯이 말하면서 그 나머지를 (물론 얼마까지 지원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주겠다는 거에요. 사실 아이들 머리수 당 액수를 정해서 학부모들한테 주는 방식은 여러모로 비합리적인 점이 많아요. 만약 한 보육반에 8명이 원래 들어가야 하는데 아이가 다 차지 않아 5명반 들어간다면 3명 분의 지원액의 나오지 않겠죠. 이렇게 기본보조금 지원 수준은 유동적이지만, 반면에 인건비는 고정적입니다. 아이가 5명이든 아님 8명이든 반드시 교사는 1명 이상 필요하거든요. 기본 보조금을 가지고는 임금을 비롯한 각종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이는 이미 일본에서도 증명된 것이에요. “학부모들이 원하는 건 아동수당이 아니라 제대로 된 보육시스템이다. 보육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져야 여성들의 정상적인 노동이 가능하다." 일본에서는 이런 주장이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아무튼 (시설에 대한 직접 지원 대신) 아동수당이니, 보조금이니 하면서 각 가정에게 직접 돈을 지원하는 방식은, 보육의 공공성보다는 대다수 선거권자인 부모들에게 잘 보이려는 현 노무현 정권의 선택입니다. 어쨌든 기본보조금으로 시설을 정상화하고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개선한다는 것은 저희가 볼 때는 말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보육료 상한선’ 관련해서는, 2004년 말부터 이미 이야기가 되어온 것이에요. 앞에서 말했듯이, 보육료가 원래 상한선이 있거든요. 그 이상은 보육료를 받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건 보육공공성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구요. 만약 상한선이 없다면 어디 고급시설은 100만원 이상 받고, 반면 다른 낙후한 곳은 적게 받는 대신 보육환경이 대단히 열악하고, 말그대로 부익부빈익빈이겠지요. 그런데 여성가족부에서 상한선을 없애고 자율화하겠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기본보조금을 받는 곳, 안 받는 곳 이렇게 나눈 다음, 보조금 받지 않아도 된다는 곳에서는 이전보다 상한선을 더 높여서 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게끔 한다고 합니다. 결국 상한선을 다양하게 한다는 거고, 이것은 상한선을 없앤다는 말에 다름아니에요.

행진    <플랜>을 보니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에 대한 언급도 있던데, 실현가능성은 어떻게 보시나요?

보육노조    사실 여성가족부는 항상 의지가 없었죠. 이전에도 현재의 4.8% 수준에서 10%까지 높인다고 했는데, 물론 이 자체도 터무니없이 적긴 하지만 예산의 문제로 인해 이마저도 실행되지 않았죠. <플랜> 보면 국공립 확충에 대한 계획이 있긴 있어요. 그런데 몇 %나 될지 모르죠. 참고로 저희는 국공립시설이 적어도 50% 이상은 되어야 공공성이라는 것을 말할 자격이 있다, 이렇게 주장해왔습니다. 그런데 그 %는 차치하고, 과연 이름만 국공립인 것 외에 얼마나 공공적으로 운영이 될지 믿음이 안 가네요. 예컨대 정부 계획을 보면 국공립 시설을 확충하는 것과 더불어, 교사들에 대한 임금지원 비율을 조정하겠다고 합니다. 현재 어린 아이(영아)를 보는 교사들에게는 임금의 80%, 그리고 큰 아이를 보는 교사들에게는 30%를 지원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는 이전의 90% / 50%에서 그 비율이 준 거에요. 그리고 여성가족부 계획에 따르면 2008년에는 모두 0%입니다. 임금 지원이 하나도 없는 것이 과연 어떻게 국공립 시설이 될지 모르겠네요. 인건비가 운영부분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사실상 ‘민간’인거죠. 상식적으로, 정부 직영이 아닌 것을 가지고 국공립이라 말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또 다시 민간시설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네요. 자기 이윤을 챙기려고 불법비리를 저지르고, 교사들을 부당해고 하는 등 민간/민간위탁 시설장들의 횡포와 부정으로 애꿎은 아이들고 부모, 보육노동자들이 모두 피해자가 되고 있습니다.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직영’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까지는 그럴 의지가 없는 것 같습니다.

행진    <새로마지 플랜>에 대한 간략한 총평 부탁드릴게요.

보육노조    제 개인의 생각을 이야기하자면, ‘저출산 고령화 위기 담론’이라고 상징적으로 이야기하면서 정부가 손쉽게 내세우는 것이 바로 보육과 노인 요양 보험, 이 두 가지입니다. 보육과 노인 요양 모두 민간화되어있는 상황에서 기본보조금 같은 것 주겠다, 이렇게 나오고 있는데, 사실 현실성이 전혀 없는 것이죠. 이도 이렇거니와, 저는 기본적으로 보육 문제를 들고 나오면서 ‘저출산 문제’를 건드린다는 것이 제대로 되었든 되지 않았든 그 영향이 실제로 대단히 미미하고 현실성도 없다고 봐요. 그저 ‘보육’이라는 것이 가장 손 쉽고 가장 외곽에서 건드리기 쉬운 아이템이니까 뭔가를 하는 것처럼 시혜적으로 보여줄 뿐이죠. 저출산 위기라고 말하지만 사실 이는 기본적으로 여성의 문제로 봐야 합니다. 따라서 출산율이 낮을 것을 가지고 사회의 위기를 운운하기 전에, 여성이 자유롭게 자신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조건을 전반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지요. 여성의 문제이기 때문에 여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 사회구조를 여성주의적으로 바꾸고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정부가 하고 있는 ‘보육’이나 ‘노인요양’같은 것은 어떻게 되었든 그 영향력이 미미할 뿐입니다.

결국 <새로마지 플랜>에 나오는 각종 경제적 지원이라는 것들은 정부의 무기력한 쇼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것이 여성의 삶을 더욱 더 악화시키는 어떤 새로운 괴물이라고 보기는 좀 그런 것이, 이것이 아니라도 이미 여성들의 삶은 구조적으로 악화될 때로 악화되었죠. 또 사회구조를 바꾸지는 않은 채 계속 이런 식으로 하다가는, 결국 출산과 보육에 대한 여성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이데올로기’가 강화될 따름입니다. 결과적으로 여성의 일만 더 늘어날 뿐입니다.

행진    ‘가사노동의 사회화’에 대한 보다 발본적인 고민이 필요한데, 저희도 그렇고 다들 어디서부터 출발할지가 막막한 것 같습니다. 일단은 보육노동자들의 투쟁에 열심히 연대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겠어요.^^ 아까 99%, 그리고 정부 통계로는 100%가 여성이라고 나왔다는데, 여성에 대한 제약이 많은 사회구조 속에서, 노동조합을 만들고 투쟁을 조직하는 것 또한 어려움에 종종 부딪힐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보육노조    아무래도 여성이 중심에 설 수 있는 조직, 조직화, 투쟁방향 이런 것에 대한 고민이 많아요. 아직 조합에 가입이 안 된 사람들을 만나고 이 사람들을 조직화를 하는데 어려움이 있는데, 사실 모든 중세 영세 사업장이 같은 경향을 보이는 것 같아요. 예컨대 5인 미만 사업장과 같은 영세 사업장이 많은데, 이 경우 시설장과 교사들, 노동자들 간의 관계가 문제가 되죠. 이중적인 면모를 보이는 것 같은데, 때로는 ‘공동체’성을 강조하면서 관계를 끈적끈적하게 만들어요. 예컨대 “내 딸 같은 애들” 운운하기도 하고. 또 때로는 “니가 이 월급을 받지 않으면 여기가 망한다.”라고 호소하거나, “너 아니어도 여기 들어올 사람 있다. 니가 이런 식으로 나가면 다른 어린이집에 들어가기도 쉬울 줄 아느냐” 식으로 협박도 종종 하지요. 이는 다른 중소 영세 사업장과 양상이 비슷한 것 같아요.

투쟁문화 관련해서는, 아무래도 다수 여성을 포함해서 이런 것들을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이면 익숙하지 않을 수 있죠. 팔뚝질하는 거나, 집회 나가는 거나, 전경과 대치를 하는 거나… 물론 이는 시간이 지나면 적응이 가능하긴 해요. 하지만 이 차원을 넘어서, 문화제라든지, 아니면 가두투쟁이라든지 모든 것에 있어서 여성들이 좀 더 주체적으로 나설 수 있는 투쟁방식에 대해서는 또 많은 고민이 드네요.

그리고 노동조합 운영 역시도 바뀌어야 할 부분이 크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이 부분이 앞의 것들보다 더욱 더 적응하기 힘들 것일 수도 있죠. 안에서 성폭력 문제가 생겼을 때 노조가 처리하는 방식들도 변화할 필요가 있고. 이런 부분이 좀 걸리죠. 노조가 운영되는 것을 보면 지침을 중심으로 해서, 위원장의 지시 아래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방식이 많잖아요? 그런데 여성의 입장에서 볼 때 이런 방식이 좀 동화되기 힘든 부분도 있죠. 여성들은 남자들이 한 10분 이야기할 것을 2,3시간 동안 이야기하는 경우도 많고… 우리는 생긴지 얼마 안 된 노조인데, 일단 각 지역에서나 전체 노동조합에서나 좀 어떤 문제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를 하고, 각 단위의 입장을 모으는데 시간을 많이 할애하려고 노력해온 편이에요. 그런데 이런 면이 기존의 노조 스피드와는 맞지 않게 보일 수도 있는거고…

행진    말씀 잘 들었습니다.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 시간이 부족하네요.^^ 행진 차원에서도 고민과 실천을 가져가고 싶은데요, 앞으로의 투쟁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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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노조    일단 올해는 여성가족부가 주무부처이기 때문에 여성가족부를 대상으로 투쟁을 계속하기로 노조 내에서 합의가 되었습니다. 일단 8월 25일까지 조합원들이 주축이 되서 1인 시위를 해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중간에 수요일마다 ‘온라인집회’를 해오고 있구요. 그리고 8월 26일에 전국 집중 집회가 있어요. 행진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연대 투쟁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9월부터는 서울, 인천, 부산 등 각 지역별로 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투쟁을 벌일 예정입니다. 이렇게 투쟁의 경험을 쌓아나가고 정부를 압박하는 것과 동시에, 내년에는 좀 다른 단위들, 예컨대 사회복지노조나 자활노조 등과 연합을 해서 공통의 투쟁을 만들어가면 어떨까, 이런 계획도 있어요.

행진    지금 많은 학생들이 선봉대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후에 꼭 많은 학생들과 함께 하고 싶네요. 긴 인터뷰 감사합니다.

Posted by 행진

2006/08/14 06:49 2006/08/14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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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 행진 회원 릴레이 인터뷰

'첫 번째' 인터뷰라는 의미를 살리기 위해, 행진 1호 회원이신 경인교대 신문사의 '지기자' 동지를 만났습니다. 인터뷰에 흥쾌히 응해주신 지기자 동지께 모두들 박수~! 짝, 짝, 짝~^^ 앞으로도 멋진 활동 기대하겠습니다.

전국학생행진(건)(이하 '행진') : 인터뷰로 이렇게 만나뵙게되서 너무 반가워요! 우선 행진의 1호 회원이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어떻게 가입하시게 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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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석연(이하 '지기자') : 평소에 취재를 다니면서 여러 투쟁의 현장에서 반신자유주의 투쟁을 하시는 동지들에게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또한 행진에서 얘기하는 신자유주의 반대, 여성주의, 교육에 대한 문제의식 등에도 평소 많은 동의를 했었구요. 그래서 가입하게 된 것 같아요^^

행진 : 신문사에서 기자로 활동하시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시는 건가요? 하고 계시는 활동에 대한 자랑도 부탁드려요.

지기자 : 일단 신문사에서 취재를 통해서 기사를 작성하지요. 다루는 기사의 분야들은 다양한데요, 대학의 소식들을 학우들에게 전달하고 교육권에 대해서도 얘기합니다. 또한 행진에서 얘기하는 사회의 문제점들에 대해서 학내에서 어떻게 얘기할 수 있을까도 고민하지요. 학내 선전전과 강연회도 주최하구요.

음...자랑이라...^^; 활동하는 과정에서 여러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것 같아서 좋아요. 취재가서 같이 분노와 감동을 느끼고 때로는 어떤 것에 공감하기도 하구요. 그런 것들이 진짜 좋은 것 같아요.

행진 : 그렇게 자랑하시는 것을 들으니 샘나는데요^^;; 앞으로 언론운동(혹은 언론이)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행진에서는 어떠한 방식으로 그러한 활동에 연대할 수 있을지도 묻고 싶은데요.

지기자 : 언론 운동 보다는 대학 언론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어요. 학생 운동의 위기라는 말이 오래되었듯이 대학 언론 운동 역시 위기를 겪고 있어요. 과거에 대학 언론이 존재했던 상황과 다른 상황에 처해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특히 학우들이 학내 언론에 대해서 많이 외면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점들은 극복해 나가야 하겠죠.

그래도 상황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과거에는 대학 언론이 기성 언론에 대해 반정립했던 측면이 있어요. 그러나 요즘에는 기성의 언론이라고 해도 인터넷 매체를 보면 진보 언론이 많은 것 같아요. 그 속에서 대학 언론 운동의 활로를 모색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우선 보다 구체적인 기사들로 학우들에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행진과의 연대라... 언론 운동이 하나의 부문 운동이긴 하지만 다루는 대상이 여러 범위에 걸쳐 있는 만큼 서로 많은 얘기들을 나눌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함께 열심히 하자구요^^

행진 : 지금까지 언론 혹은 언론운동에 대해서 많은 얘기를 나눠봤던 것 같습니다. 약간 인터뷰가 무거웠던 감도 있는 것 같네요^^; 그럼 화제를 좀 바꾸어서 요근래 감명깊게 봤던 책이나 영화 소개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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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기자 : 요근래 권혁범씨의 「여성주의 남자를 살리다」라는 책을 봤어요. 권혁범씨가 쓴 칼럼들을 모아놓은 책인데, 우선 읽기가 쉬워요^^ 그리고 평소에 생각했던 거랑 공감되는 것도 많고 결혼·연애에 대해서도 여성주의적 관점으로 이야기하고 있죠. 군대 문화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구요.

재미있게 본 부분중에 주례사에 대한 부분이 기억에 남네요. 글 쓰신 분이 교수니까 제자들에게 주례요청이 많이 들어오거든요. 그럼 그 분은 틀에 박힌 주례가 아닌 이런 주례를 하신데요. 결혼식 때 보면 신랑은 혼자 들어오고 신부는 아버지 손을 잡고 들어오잖아요, 그러면 둘 다 혼자 들어오던지 둘 다 부모님 손을 잡고 오던지 하라고 하신데요. 주례 내용은 가사나 자녀양육을 분담하고, 모든 성차별에 반대하고, 소수자에 대해 배려하고, 사랑이 식었을 때는 폭력으로 해결하지 말고 재산·자녀양육권을 잘 분배해서 잘 헤어지라는 거래요. 괜찮지 않아요?^^

행진 : 재밌으면서도 좋은 책일 것 같네요. 꼭 봐야겠어요. 이제 인터뷰가 얼마 안 남았는데요, 행진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겠어요?

지기자 : 저도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행진 활동을 하는 친구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열심히 하는 것 같아서 늘 힘을 받게 된답니다. 행진에서 얘기하는 신자유주의 반대 투쟁도 물론 열심히 해야 하지만, 서로 연대와 관계맺음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행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행진 : 끝으로 행진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 한 마디, 부탁드려요.

지기자 : 벌써 끝인가요?^^; 제가 인터뷰 질문을 할 때 인터뷰 하시는 분에게 편안하게 하시라고 얘기했는데, 정작 제가 인터뷰를 해보니 그리 편안하지만은 않네요. 하하~~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지치지 말고 늘 힘차게 투쟁하셨으면 합니다. 동지들, 투쟁이에요!!^^

Posted by 행진

2006/06/28 06:28 2006/06/28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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