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간사] 


경제위기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요즘 경제뉴스를 보면서 가슴이 철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주식이 어느 정도로 떨어졌느니, 환율이 폭락했다느니, 어느 회사가 망했다느니, 실업자는 몇 명이라느니.. 여러분들은 이런 뉴스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셨나요? 그리고 경제위기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주식지수ㆍ환율지수ㆍ경제성장률ㆍ수출증가율 같은 수치들을 바라보면서, ‘경제 문제’는 일종의 숫자놀음처럼 생각될 때가 많습니다. 또한 거시적인 수치들을 변화시키는 문제는 ‘경제전문가’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저 수치가 올라가면 더욱 잘 살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수치가 떨어지면 경제적 낙오자가 되지 않기 위해 더욱 치열한 경쟁을 합니다. 하지만 추상적으로 보이는 경제문제 역시 사람들이 하는 일입니다. 수치로 나타나는 경제문제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사람들의 삶과 애환이 있으며, 때로는 실업과 자살 같이 개인의 삶을 파괴하는 일들도 나타납니다. 특히 2008년 가을부터 본격화되었던 미국발(發) 금융위기로 민중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은, 경제문제를 몇몇 경제전문가들만 담당하게 해선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개개인의 행위를 단순히 합해 놓은 것이 거시적인 경제문제는 아닙니다. 여기에는 노동자와 자본가의 관계,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관계, 여성과 남성의 관계, 금융자본과 실물자본의 관계, 국가 간 관계 등 수많은 관계들이 개입하고 있습니다. 이런 관계들은 경제적 현상의 본질을 구성하는 것이며, 현재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경제적 관계들을 바꾸는 실천을 벌여나가야 합니다. 이는 경제위기에 고통 받는 수많은 사람들의 집단적 행동을 통해서만 가능하고, 결코 개인의 ‘경쟁력’을 높이거나 경제가 풀릴 때까지 참는 것이 해결책이 되지 않습니다. 최소한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고용과 임금을 보장하라고 하는 것, 불안정한 금융자본의 이동을 통제하는 것, 경제위기의 고통을 전가하는 사회적 관계들을 바꾸어나가는 것. 경제위기 속에서 이러한 집단적 실천은 계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본 자료집은 이런 실천을 위해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들을 제시한 것입니다. 현재 경제위기가 어디에서 기인했으며 한국의 상황은 어떠한지를 알아보고, 현재의 위기에 대항하기 위해 핵심적으로 보아야 하는 지점들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함께 경제위기가 각 부문에 연결되는 지점들을 살펴볼 것입니다. 경제위기가 여성과 남성에게 다르게 전가되는 모습을 살펴보고, 우리가 다니고 있는 대학에서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지 알아볼 것입니다. 이 자료집이 ‘경제위기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를 찾는데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행진

2009/03/11 14:16 2009/03/1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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