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을 싣고 달리는

공포의 한미 FTA를 멈춰라!



지난 5월 27일 건국대 동아리연합회와 보건의료학생모임 매듭이 함께한 월례포럼
<한미FTA 10년 Who?>의 메인 발제문입니다.




건국대 동아리연합회장 류규현



 2008년 4월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 방문 과정에서 뼈가 붙은 쇠고기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미국산 쇠고기를 모든 부위 모든 연령으로까지 수입을 확대한다는 요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을 체결하였다. 이는 세계적으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과 광우병 논란에 휩싸여 있는 상황에서 체결된 협상이라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이례적인 결과였다.


 이에 수많은 사람들이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팔아치웠다’고 외치며 길거리로 쏟아져 나와 촛불을 들기 시작하였다. 이에 정부는 이들을 ‘반미세력, 불순한 세력들’따위로 치부하며 문제의 본질을 ‘광우병 괴담’에 의한 것으로 축소하고 정책 선전 강화와 언론을 통제하는 등 심히 우려스러운 조치들을 취하였다.


 허나 사태가 점점 더 확산되는 기미를 보이자 지난 5월 22일 이명박 대통령은 직접 나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였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이날 내놓은 담화문의 3분의2 가량은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 및 조속한 국회 비준을 호소하는 내용이었다.


- 한미 FTA와 미국산 쇠고기


 한미FTA의 4대 선결조건 중의 하나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라는 사실은 재작년 9월 작성된 <제5차 대외경제위원회 안건 자료>, 지난해 2월 작성된 <미국 의회조사국 보고서>등을 통해 확인되었다. 또한 지난해 전 8월 4일에도 색스비 챔블리 공화당 의원(상원 농업위원회 위원장)과 톰 하킨 의원(상원 농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등 미국 상원의원 31명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즉각 재개하지 않을 경우 한미FTA자체가 무산될 수 있음을 경고하는 서한을 보냈다. 타이슨 푸드, 카길 등 공장식 축산업을 통해 막대한 이윤을 남기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의 직간접적인 로비를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미 상원의원 32명은 지난 5월 24일에도 '뼈 없는 쇠고기뿐 아니라 뼈 있는 쇠고기와 내장 부위까지 수입하지 않으면 한미FTA의 의회 통과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서한을 이태식 주미 한국대사에게 보낸 전력이 있다.


- 미국 정부의 쇠고기 시장 개방 압박


 참여정부에서 이명박 정부로 권력이 교체되던 지난 1~2월 미국이 ‘FTA 비준을 받으려면 쇠고기 시장을 전면 개방하라’고 압력을 가한 사실 또한 속속 확인되고 있다.


 지난 1월 초 농림부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30개월 미만 뼈 없는 미국산 쇠고기부터 단계적으로 수입하겠다’고 업무보고를 할 무렵 미 축산협회는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는 것에 모든 회원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미국 행정부와 의회를 강하게 압박했다. 이에 대한 첫 반응은 미 행정부에서 나왔다.


 지난 1월19일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미 상공회의소 연설에서 “한국의 동지들이 쇠고기 시장을 완전 개방하기 위해 우리와 협력을 하고 있으며, 쇠고기 문제만 해결되면 한·미 FTA는 미 의회에서 비준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한·미 FTA와 쇠고기 협상이 연계돼 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 이후 미 의회의 목소리는 더욱 강경해졌다. 지난 1월25일 미국의 막스 보커스 상원 재무위원장은 슈워브 대표에게 “한국의 비과학적인 쇠고기 수입 규제가 철폐되지 않으면 한·미 FTA는 진전을 보지 못할 것”이라며 ‘일괄 타결’을 협상원칙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미 축산협회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지난 1월30일 “단순한 쇠고기 시장개방은 의미가 없고, 연령과 부위와 상관없이 모든 쇠고기 제품에 대한 완전개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 축산협회의 강경한 목소리는 에드 셰이퍼 미 농무장관이 지난 2월8일 축산협회 대표자대회에서 “이명박 당선인이 쇠고기 시장 완전 개방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연설한 이후 눈에 띄게 잦아들었다.


 특히 지난 4월18일 한·미 쇠고기협상 타결로 미국산 쇠고기가 사실상 연령·부위에 제한을 두지 않고 한국으로 수출될 수 있는 길이 열리자 미 축산협회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한·미 FTA가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비준될 수 있도록 의회 지도자들에게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의 한미FTA 추진, 그리고 쇠고기 수입 협상


 한편, 한국 정부가 인수위 시절에서부터 한미FTA 조속한 체결을 위해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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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쇠고기 수입 협상 물밑 작업을 해왔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에드 셰이퍼 미국 농무부 장관이 지난 2월초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 한국의 쇠고기 시장 완전 개방을 확신했다는 사실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때부터 한·미 양국에 쇠고기 시장 개방에 대한 ‘핫 라인’이 가동됐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지난 2월25일 이 대통령의 취임식에 앤디 그로세타 미국 축산육우협회장이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함께 공식사절로 참석한 뒤 한·미 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된 것도 마찬가지다. 한·미 양국의 지배 세력 간에 이미 지난 2월초부터 한·미 정상회담에 맞춰 쇠고기 협상을 타결 짓기로 하는 ‘각본’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미 축산협회는 지난 1월10일까지만 해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를 구입하지 않는 것에 대해 쇠고기 생산업자들은 매우 화가 나 있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미 축산협회는 “2008년 쇠고기 수출액이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시장에 대한 접근 제한이 이 같은 성과를 반감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1월25일 맥스 보커스 미 상원 재무위원장은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축산협회의 불만을 전달하며 “한국이 쇠고기 시장을 완전 개방하지 않으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한 발도 진전되지 못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이 와중에 조지 부시 대통령은 지난 1월28일 과거 중국을 비롯해 농산물 수출 시장을 여는 데 상당한 성과를 올린 노스다코타 주지사 출신의 에드 셰이퍼를 농무부 장관으로 발탁했다. 셰이퍼 장관은 지난 2월8일 미 축산협회 연례전국대표자회의에 참석해 이명박 대통령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거론하며 “한국의 쇠고기 시장 개방을 낙관한다”는 연설을 했다.

 셰이퍼 장관의 연설에 따르면 그가 한국의 쇠고기 시장 개방을 낙관한 근거는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한·미 간에 쇠고기 협상 문제에 대한 ‘물밑 대화’가 진행되고 있고 △대통령직 인수위 관계자에게서 고무적인 발언을 들었으며 △당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쇠고기 시장 개방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기 전 누가 셰이퍼 장관에게 이 같은 확신을 심어줬던 것일까?  농림수산식품부 고위관계자는 “당시 농림부는 참여정부에서 진행된 한·미 쇠고기 협상 진행 상황에 대해 인수위에 보고했고, 인수위에서 추가적인 지시나 협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수위에서 개별적으로 미국 측과 접촉했는지는 모르지만 정부 차원에서 미국과 협의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당시 ‘물밑 대화’가 이뤄졌다면 미국 정부와 인수위 간의 채널이 가동됐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 들어 추진 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 과정을 간단히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



위와 같이 쇠고기 시장 개방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은 인수위 시절부터 정부와 미국사이에 모종의 ‘각본’이 있었다는 추론을 가능케 한다.



- 미국산 쇠고기는 왜 위험한가


 미국산 쇠고기는 이미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광우병 위험으로부터 결코 안전하지 않다. 그 이유는 첫째, 우리의 수입조건인 30개월 미만의 소에서도 여러 차례 광우병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미 양국 정부는 국제수역사무국(OIE)의 기준을 근거로 30개월 미만의 소는 광우병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의 경우 30개월 미만의 소에서 최소한 19건의 광우병 사례가 확인되었으며, 일본에서도 30월령 미만에서 2건의 광우병 사례가 발생했다. 또한 유럽연합에서는 표본 추출 프로그램에 의하여 생후 30개월 미만의 소에서 20건 이상의 광우병 양성을 확인하였다.


 둘째, 살코기에도 광우병 원인물질이 들어 있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가 올해 초 국제수역사무국에 보낸 공식문서는 "광우병 감염 소의 근육을 접종한 10마리의 쥐 중 1마리에서 광우병 병원체의 축적이 확인되었기 때문에 살코기도 결코 안전하지 않다."고 밝혔다. 프리온 연구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프루시너 박사도 살쾨를 통해 프리온이 전파될 수 있으며 저농도의 프리온이 상당량 축적됨으로써 광우병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쥐 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또한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스크립스연구소(The Scripps Research Institute in La Jolla)도 최근 『사이언스』에 "최근 쥐 실험을 통해서 프리온이 원인이 되는 새로운 유형의 심장병을 규명했으며 프리온은 혈액순환을 통해서 심장 감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셋째, 미국의 광우병 검사체계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은 2003년에 도축한 3549만5천 두의 소들 중에서 겨우 0.6퍼센트인 2만543두만 광우병 검사를 실시했으며 2005년 이후에는 전체 도축소의 1퍼센트 정도를 검사하고 있다. 게다가 이러한 부실한 광우병 검사 계획마저도 2007년 8월말부터는 10분의 1로 축소하여 0.1퍼센트만 검사해 오고 있다. 그러나 미 농무부의 이러한 광우병 검사 축소방침은 미국에서조차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소비자연맹(Consumer Union)의 대변인 마이클 핸슨 박사는 "유럽에서는 겉으로 보기에는 건강하게 보이는 동물이 도살장을 통해 식육으로 들어가기 전에 검사를 통해서 광우병 양성으로 밝혀진 적도 있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유럽에서는 광우병 검사를 철저하게 실시하고 있다."면서 미국 정부는 오히려 현재보다도 광우병 검사를 확대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덧붙여 얼마전에는 광우병 감염 우려가 무척이나 높은 다우너 소를 강제로 일으켜서 도축하는 동영상까지 공개된 실정이다. 그만큼 미국의 광우병 검사체계는 허술하다.

 넷째, 미국의 사료정책은 필연적으로 광우병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추동물에게만 동물성 사료를 금지하는 미국의 현행 사료정책은 1988~1990년 영국에서 실시했으나 무려 2만7천 마리의 광우병 소가 발생하여 실패한 정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아직까지 돼지와 닭, 칠면조, 오리, 개 등의 동물에게 반추동물 유래의 동물성 사료를 투여하는 잘못된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송아지에게 소의 피로 만든 영양제를 먹이고 있다. 2004년 7월, 미국 식약청(FDA)은 소뿐만 아니라 돼지나 가금류에도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을 전면 금지하는 새로운 동물성 사료정책을 입법 예고했다. 그러나 공장식 축산으로 막대한 이윤을 남기는 대규모 축산기업의 반발로 이 입법 조치는 시행되지 못하였다.


 이처럼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된다면 광우병 재앙은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국민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여 엄격한 과학적․기술적 검토를 거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경정하였다.”며 “한미FTA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거짓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결국 국민들은 광우병과 인간광우병에 관한 진실을 하나둘 스스로 찾아내는 수밖에 없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왜?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는 몇 가지 의문이 생긴다. 왜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그토록 위험한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 하려 하는 것일까? 어째서 정부는 지난 주장을 뒤엎고 갑작스럽게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주장하는 것일까? 정부와 지배 세력들은 어찌하여 항쟁에 직면하는 상황까지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여기서 한 가지 추측을 해 볼 수 있다. 한미 FTA는 이 땅 지배세력에게 있어 일종의 ‘목숨을 건 도약’이 아닌가 하고. 저들에게 있어 한미 FTA는 자신들의 지지기반이 흔들리더라도 반드시 추진해야 하는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그렇기에 저들은 이 땅 민중들의 생명보다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그리고 그들에게 더 큰 부를 가져다 줄 한미FTA를 위해 민중들의 생존권을 팔아 치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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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어떻게 싸워 나가야 할 것인가.


이제 우리는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이는 이 순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막아 낸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미국산 쇠고기를 막아낸다 하여도 우리는 앞으로 제2, 제3의 광우병 쇠고기에 직면할 것이다. 이는 먹거리 일수도 있고 체계, 체제, 질서 등 일수도 있다.


 우리는 이러한 것들을 양산해내는 현재 시스템, 즉, 초국적 자본이 식량을 지배하고 우리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이 현실, 즉 신자유주의적 농업체계의 문제라는 것을 정확히 직시해야 한다. 또한 민중의 생명을 담보로 이윤의 극대화를 위해 복무하고 있는 현 체제의 문제점(신자유주의의 세계화)을 정확히 파악하고 분석해야 한다. 그러한 고민속에 신자유주의의 진실을 대중들에게 폭로하고 이 땅 민중들과 함께 협력해 싸워 나가야 한다.


Posted by 행진

2008/05/31 18:52 2008/05/31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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