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호][인터뷰] 꽃대, 수원 동지

뉴스레터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가워요. ^^;;  먼저 동지가 다니시는 ‘꽃대’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부탁 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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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    공식 명칭은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학교’이구요.(학교가 충북 청원군 ‘현도’면에 위치) 사회복지 특성화 대학을 표방하면서 세워졌어요. 전교생은 한 학년에 120여명 정도 규모구요. 사회복지학부와 간호학과로 이루어져있어요.

뉴스레터   그럼 본격적으로 인터뷰에 들어가서, ‘활동’혹은 ‘운동’에는 어떻게 관심을 가지게 되셨는지, 그리고, ‘전국학생행진(건)’(이하, 행진)과는 어떻게 처음 인연을 맺게 되셨어요?

 수원    원래 가끔 큰 한-미 FTA반대집회와 같은 큰 집회를 가끔 다니거나 선배들로부터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듣긴 했었는데요. 본격적인 계기는 올해 420 장애차별철폐의 날에 참여하면서 부터에요. 그날 비가 정말 억수같이 내렸는데요. 평소 같으면 20분정도면 되는 거리였던 것 같은데 3시간을 넘게 걸리면서 온몸으로 부딪혀가며 행진을 하는데, 그 때는 전 그저 뒤쪽에서 바라만 보고 있었거든요. 갑자기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나도 가만히 있으면 안되겠구나’, ‘함께 싸워야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평소에 ‘여성주의’에 대해 관심이 많았는데, 그 날 ‘전학투위 여성행동위’ 깃발을 보고 너무 반가웠어요. ‘여성’이라는 글자만 보고 바로 달려가서 연락처를 받았고, 그걸 인연으로 해서 ‘행진’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어요. ^^

뉴스레터   감동적인데요.^^  방중에는 여러 행사를 통해 자주 뵐 수 있었던 것 같은데요. 요즘에는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수원    이번 학기가 4학년 2학기에요.(04학번) 이런 저런 고민을 하다가 결국 휴학을 했는데요. 휴학을 한 가장 큰 이유는 학내의 운동, 그리고 나아가 지역의 운동을 좀 더 잘해보자는 취지였어요. 나 역시 선배의 영향으로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지만 결과적으로 선배로부터 영향을 받은 선배도, 그리고 그 선배로부터 영향을 받은 나도 졸업하면 끝인 시기였거든요. 나의 선배가 그러 했듯이, 결국 이 산골 학교는 그렇게 또 평화롭게만 흘러갈 것만 같았어요.

물론, 사회복지사 시험이 작년에 굉장히 어려웠기 때문에 이번에 쉬울 수도 있고, 노인장기요양보험, 건강가정기본법, 등등의 법들이 내년부터 시행하는 시점이라 취업하기도 어렵지 않다는 교수의 말과 4년을 함께 해온 동기들, 함께 졸업하고 싶다는 동기들의 만류를 뿌리치는 과정이 힘들었지만, 사실은 운동을 시작하고 나의 삶의 방향에 많은 영향을 끼쳤기 때문에 이렇게 사회로 나가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고 있던 시점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고민했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휴학을 하고 맨 먼저 내가 한번 바꿔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학내에서 해마다 반짝 하는 함우리(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라는 장애인 이동권 캠페인이였요. 우리끼리 짠 사업계획서에 장애인관련 단체나 교수들은 와서 좀 보고 가라는 식의 그야말로 반짝하는 일회성 행사였어요. 그래서 충북장애인철폐연대에 찾아가 이러한 상황에 대해 여쭙고 나의 생각에 대해 말씀을 드렸는데,(학내의 사업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고 당사자 스스로 만드는 사업을 시행해보자는 제안 이었는데...) 이에 충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 측에서는 우리가 그 행사에 참여할 명목도 없고, 그것을 방해할 명목도 없다 그리고 자기들 끼리 만들어 놓은 사업에 초대한답시고 구경하라는 식의 참여를 원하는 복지에 대해 할 말이 없다는 대답을 듣고는 조금 실망했었는데요. 마침 충북차별철폐연대 활동가분께서 장애인 관련단체 다른 활동가분을 소개해 주셔서 그분과 운동에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렇게 인연이 되어 ‘다사리’ 장애인 야학에서 활동보조를 시작했고, 야학 선생님으로 오시던 청주교육대학교 학생분들과 친분을 맺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여성주의에 관련하여 어떻게 여성주의를 펼쳐 내어야 하는가 고민하던 차에 마침 학교에 성폭력 강의를 해주시러 충북여성민우회에서 오셔서 강의를 듣고 질의응답을 나누며 여성주의적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이것을 기회로 명함을 받고 여성주의에 대하여 고민을 나누고 학내의 여성주의를 어떻게 펼쳐야하는가, 그리고 지역사회에 여성주의를 어떻게 펼쳐야 하는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여성민우회쪽에서는 마침 지역사회 내, 대학 내 여성주의에 관해 고민을 하고 있던 터라 흔쾌히 연대를 결의해 주셨고, 일단은 이번 학기에는 시간이 좀 지나 다음 학기부터 함께 사업을 기획해 보기로 했어요. 또, 비정규악법 폐기 서명을 받으려고 계획했었는데, 서명운동 이전에 비정규직 문제전반과 관련한 강연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민주노총지역본부에 강연을 요청 드렸는데, 종강을 2주 앞두고 연락을 주셔서 이것도 일단은 다음학기로 미뤄진 상태에요.

그러던 와중에 충북인연맺기 운동본부에서 함께 일해보지 않겠냐고 제의를 해주셨는데, 너무 혼란스러웠어요. 도대체 운동이란게 무엇인지, 어떠한 실천이 대중의 언어로된 실천인지, 이러한 실천이 운동의 실천이 맞기나 한 것인지 무작정 12월 초까지 프로그램을 짜오라는 말에 기겁을 하고 말았죠.(내 임의로 내가 하고 싶은 프로그램을 짜서 사람을 거기에 끼워 맞추는 사업을 너무나 싫어하기 때문에...) 또, ‘복지’의 한계를 느껴 봉사활동을 그만했는데... 다시 ‘복지’활동으로 돌아온 것 같아 답답한 느낌도 들고... 그러나 우연히도 내가 운동을 시작하기 전 3년 동안이나 봉사했던 지역이었고 공부방에 온 아이들도 나와 함께 활동을 했던 아이들이기도 해서... 오랜만에 만난 아이들이 참 반가웠고 자주 와서 아이들 공부하는 것 좀 봐달라고 부탁하시는 선생님 때문에 자주 시간이 날 때마다 오기는 했지만 오면서도 내가 왜 여기에 와 있는가? 복잡한 심정 이었어요. 학교에서 활동하고 소통함을 그만둘 수 없었기에 그것을 핑계로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만 등대공부방에 왔었고, 화요일 목요일은 학교 내 특강과 동아리,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며 수많은 고민과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하여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하는 시간을 보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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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최근에는 학교와 카페에 인권운동모임을 제안하는 포스터를 게시하였는데, 5명의 후배들이 함께하겠다고 연락을 주었어요. ^^;; 현재로선 기대반 걱정반이에요. 방학이 되면 모두들 집으로 가는 것도 걱정이고... 당장 세미나 커리큘럼도 그렇고, 무엇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하지만 평소에 친한 후배들도(친해서 오히려 활동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못하기도 했던) 함께하겠다고 하고 해서 고맙기도 하고...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뉴스레터   이야기만 들어도 정말 바쁘게 사셨을 것 같네요. 인터뷰 준비를 잘하지 못해서 걱정했었는데, 말씀을 정말 잘하시네요. 이것저것 질문을 드릴 필요가 없겠는데요. ^^ 그럼 올 한해 활동을 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으시다면? 또, 가장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수원    음... 아무래도 힘든 점은 혼자 활동을 한다는 점인데... 서울에 자주 오는 게 금전적 부담이 있기도 하고, 이제는 내가 있는 지역에서 뭔가를 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여름에 홈에버 상암점에 갔을 때인데요. 그 날 경찰들이 물대포를 쐈어요. 여러 동지들한테 쌓여 있을때는 많이 맞지는 않았는데, 어디서 앉으라고 했나봐요. 근데 저는 그걸 못 듣고 계속 서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 저한테 물대포가 집중되서 앞도 잘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넘어졌는데, 다행히 동지들 때문에 크게 다치지 않았어요. 그리고 나서 그 다음날 하루 종일 회의가 있었는데, 너무 피곤해서 정신을 못 차리다가 밤이 돼서 강남 킴스클럽 2차 점거에 들어간다는 이야기를 우연히 들었는데, 그 이야기를 들으니깐 피곤함을 모른 채 투쟁의지가 불타오르더라구요. 그런데, 일단 함께 가겠다고 했는데... 아는 사람들이 없어서 걱정이 많이 됐었는데... 마침 서울대 행진 동지들이 오시더라구요. 너무 반가웠죠.^^ 결국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혼자 있는 것 같아도, 항상 동지들과 함께하고 있다는 것. 동지들의 소중함이라고나 할까?      

뉴스레터   와...(감동)   이번에는 ‘행진’에 대해 쓴소리(?) 혹은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

 수원    투쟁 언어들이 어렵다는 점이에요. 그리고 그것과 더불어 대중속으로, 민중속으로 이런 이야기들을 정말 많이 하는데, 과연 그러한 실천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 반문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차원에서 각 학교를 뛰어넘는 지역차원의 운동이 중요하다는 생각도 들구요.

뉴스레터   네. 아직은 행진이 부족한 점도 많고, 밝혀나가야 할 것들도 많으니 동지처럼 평소에 갖고 있는 생각들을 자주 이야기해 주시면 차차 발전해갈 수 있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여러 동지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한마디만 해주세요.

 수원    (...) 쑥스럽네요. ^^

뉴스레터   1월에 있는 전국 대학생대회와 행진 총회에도 오실 거죠?  

 수원    네... 당연히 가야죠. 우리 그때까지 열심히 살아요.

Posted by 행진

2007/12/18 22:46 2007/12/18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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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 행진 회원 릴레이 인터뷰

'첫 번째' 인터뷰라는 의미를 살리기 위해, 행진 1호 회원이신 경인교대 신문사의 '지기자' 동지를 만났습니다. 인터뷰에 흥쾌히 응해주신 지기자 동지께 모두들 박수~! 짝, 짝, 짝~^^ 앞으로도 멋진 활동 기대하겠습니다.

전국학생행진(건)(이하 '행진') : 인터뷰로 이렇게 만나뵙게되서 너무 반가워요! 우선 행진의 1호 회원이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어떻게 가입하시게 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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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석연(이하 '지기자') : 평소에 취재를 다니면서 여러 투쟁의 현장에서 반신자유주의 투쟁을 하시는 동지들에게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또한 행진에서 얘기하는 신자유주의 반대, 여성주의, 교육에 대한 문제의식 등에도 평소 많은 동의를 했었구요. 그래서 가입하게 된 것 같아요^^

행진 : 신문사에서 기자로 활동하시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시는 건가요? 하고 계시는 활동에 대한 자랑도 부탁드려요.

지기자 : 일단 신문사에서 취재를 통해서 기사를 작성하지요. 다루는 기사의 분야들은 다양한데요, 대학의 소식들을 학우들에게 전달하고 교육권에 대해서도 얘기합니다. 또한 행진에서 얘기하는 사회의 문제점들에 대해서 학내에서 어떻게 얘기할 수 있을까도 고민하지요. 학내 선전전과 강연회도 주최하구요.

음...자랑이라...^^; 활동하는 과정에서 여러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것 같아서 좋아요. 취재가서 같이 분노와 감동을 느끼고 때로는 어떤 것에 공감하기도 하구요. 그런 것들이 진짜 좋은 것 같아요.

행진 : 그렇게 자랑하시는 것을 들으니 샘나는데요^^;; 앞으로 언론운동(혹은 언론이)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행진에서는 어떠한 방식으로 그러한 활동에 연대할 수 있을지도 묻고 싶은데요.

지기자 : 언론 운동 보다는 대학 언론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어요. 학생 운동의 위기라는 말이 오래되었듯이 대학 언론 운동 역시 위기를 겪고 있어요. 과거에 대학 언론이 존재했던 상황과 다른 상황에 처해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특히 학우들이 학내 언론에 대해서 많이 외면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점들은 극복해 나가야 하겠죠.

그래도 상황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과거에는 대학 언론이 기성 언론에 대해 반정립했던 측면이 있어요. 그러나 요즘에는 기성의 언론이라고 해도 인터넷 매체를 보면 진보 언론이 많은 것 같아요. 그 속에서 대학 언론 운동의 활로를 모색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우선 보다 구체적인 기사들로 학우들에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행진과의 연대라... 언론 운동이 하나의 부문 운동이긴 하지만 다루는 대상이 여러 범위에 걸쳐 있는 만큼 서로 많은 얘기들을 나눌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함께 열심히 하자구요^^

행진 : 지금까지 언론 혹은 언론운동에 대해서 많은 얘기를 나눠봤던 것 같습니다. 약간 인터뷰가 무거웠던 감도 있는 것 같네요^^; 그럼 화제를 좀 바꾸어서 요근래 감명깊게 봤던 책이나 영화 소개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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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기자 : 요근래 권혁범씨의 「여성주의 남자를 살리다」라는 책을 봤어요. 권혁범씨가 쓴 칼럼들을 모아놓은 책인데, 우선 읽기가 쉬워요^^ 그리고 평소에 생각했던 거랑 공감되는 것도 많고 결혼·연애에 대해서도 여성주의적 관점으로 이야기하고 있죠. 군대 문화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구요.

재미있게 본 부분중에 주례사에 대한 부분이 기억에 남네요. 글 쓰신 분이 교수니까 제자들에게 주례요청이 많이 들어오거든요. 그럼 그 분은 틀에 박힌 주례가 아닌 이런 주례를 하신데요. 결혼식 때 보면 신랑은 혼자 들어오고 신부는 아버지 손을 잡고 들어오잖아요, 그러면 둘 다 혼자 들어오던지 둘 다 부모님 손을 잡고 오던지 하라고 하신데요. 주례 내용은 가사나 자녀양육을 분담하고, 모든 성차별에 반대하고, 소수자에 대해 배려하고, 사랑이 식었을 때는 폭력으로 해결하지 말고 재산·자녀양육권을 잘 분배해서 잘 헤어지라는 거래요. 괜찮지 않아요?^^

행진 : 재밌으면서도 좋은 책일 것 같네요. 꼭 봐야겠어요. 이제 인터뷰가 얼마 안 남았는데요, 행진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겠어요?

지기자 : 저도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행진 활동을 하는 친구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열심히 하는 것 같아서 늘 힘을 받게 된답니다. 행진에서 얘기하는 신자유주의 반대 투쟁도 물론 열심히 해야 하지만, 서로 연대와 관계맺음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행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행진 : 끝으로 행진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 한 마디, 부탁드려요.

지기자 : 벌써 끝인가요?^^; 제가 인터뷰 질문을 할 때 인터뷰 하시는 분에게 편안하게 하시라고 얘기했는데, 정작 제가 인터뷰를 해보니 그리 편안하지만은 않네요. 하하~~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지치지 말고 늘 힘차게 투쟁하셨으면 합니다. 동지들, 투쟁이에요!!^^

Posted by 행진

2006/06/28 06:28 2006/06/28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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